또 재현된 롯데의 역전쇼, 마무리 부재 실감한 LG

롯데와 LG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는 또 한 번의 연장 접전이었습니다. 경기 초반 롯데의 우세, 중반 이후 LG의 반격과 역전, 롯데의 후반 반격은 어제와 비슷한 양상의 경기를 만들었습니다. 경기의 승자 역시 어제와 같이 롯데였습니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의 갑작스러운 부상 강판이라는 악재를 이겨내고 6 : 4로 승리하면서 2경기 연속 역전승을 완성했습니다. LG는 또다시 승리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습니다.

 

경기 초반 양 팀은 전날 연장 접전의 피로감 극복과 함께 전날 크게 소모된 불펜 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롯데보다는 마무리 봉중근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LG의 부담감이 더 컸습니다. 봉중근을 대신할 수 있는 유원상마저 3경기 연속 등판으로 등판이 힘든 상황에서 선발 투수 리즈의 긴 이닝 소화가 필요했습니다.

 

롯데 역시 과부하 현상을 보이는 불펜 투수들의 등판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최근 투구내용이 좋아지고 있는 이승호가 컨디션이 좋지 못하면서 등판하지 못하는 상황은 롯데에도 부담스러웠습니다. 롯데 역시 선발 투수 송승준의 투구내용이 중요했습니다. 이처럼 양 팀은 선발 투수의 비중이 큰 경기를 해야 했습니다.

 

초반 분위기는 롯데가 먼저 잡았습니다. 롯데는 1회 말 1사 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초반 고비를 넘겼습니다. 반면 LG는 선취점의 비중이 큰 경기에서 승기를 잡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LG로서는 그들에게 씌워진 병살타의 덫이 경기 초반을 힘들게 했습니다. 1회 말 1사 만루, 4회 말 무사 1루, 5회 말 무사 1루에서 나온 병살타는 공격 흐름을 끊고 말았습니다. 이 병살타 중 2번이 베테랑 큰 이병규에서 나왔다는 것이 더 아쉬웠습니다. LG는 이병규의 타순을 1번에서 5번으로 조정했지만, 그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부진 탈출 김주찬, 승리로 가는 2타점 결승타)

 

 

 

LG가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사이 롯데는 주어진 득점 기회를 살리면서 리드를 잡았습니다. 롯데는 LG 선발 리즈의 강속구에 초반 고전했습니다. 빠른 공을 노리는 타격을 했지만 리즈의 직구는 힘이 있었습니다. 몸쪽으로 파고드는 직구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쉽게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수를 쌓지 못했던 리즈는 더 집중력 있는 투구로 불운을 떨쳐내려는 듯 보였습니다. 

 

중반까지 고전이 예상되던 롯데의 공격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3회 초 롯데는 상대 실책으로 잡은 득점 기회에서 리즈의 제구력 난조에 편승, 선취점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리즈는 보다 더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것이 볼을 양산하게 하였고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아쉬움이 더해지면서 밀어내기 볼넷과 연결되고 말았습니다.

 

이어진 4회 초 공격에서도 롯데는 조성환의 안타와 희생번트 정훈의 안타가 이어지면서 추가득점에 성공했습니다. 그 득점이 하위타선에서 이루어진 것이었고 베테랑 조성환의 투지 넘치는 주루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팀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득점이었습니다. 계속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LG의 공격과 대비되면서 롯데는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선발 투수의 부상이 경기 흐름을 반전시켰습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노련한 투구로 무실점 투구를 하고 있었지만 경기 초반부터 투구 동작에서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보였습니다. 전력 투구 후 힘들어하는 동작이 자꾸만 나왔습니다. 송승준의 이상 징후는 6회 말 예기치 못한 결과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6회 말 LG는 1사 후 양영동의 볼넷으로 다시 한번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번번이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켰던 LG는 끈질긴 볼 카운트 승부를 하면서 송승준을 괴롭혔고 박용택의 안타와 정성훈의 볼넷으로 1사 만루로 득점 기회를 더 키웠습니다. 송승준은 이병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더는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리즈, 빛 바랜 혼신의 역투)

 

 

 

롯데는 급하게 최대성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최대성은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기가 힘겨웠습니다. LG는 최동수의 2타점 적시타와 오지환의 2타점 2루타를 묶어 경기를 단숨에 4 : 2로 역전시켰습니다. 갑작스러운 투수 교체로 어수선해진 분위기에서 유지된 LG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롯데로서는 몸 상태가 좋지 못한 송승준의 부상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경기는 리즈의 역투 속에 LG가 승리를 다져가는 흐름이었습니다. 롯데는 필승 불펜 조를 어제에 이어 연투시키면서 실점을 막고 역전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리즈를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8회 초 투구수 100개를 넘긴 리즈를 상대로 만루 기회를 놓친 장면은 패배의 그림자를 더 짙게 했습니다. 리즈는 투구 수 119개, 8이닝 6피안타 2실점 호투로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LG는 경기 전 가지고 있었던 마무리 부재라는 불안 요소를 안고 있었습니다. 120개에 육박하는 공을 던진 리즈를 완투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1이닝 막아줄 투구가 필요했습니다. 봉중근, 유원상이 없는 불펜은 허전함이 많았습니다. LG의 우려는 9회 초 현실이 되었습니다. LG는 노장 류택현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첫 타자 승부에서부터 어긋나고 말았습니다.

 

9회 초 롯데는 선두 타자 정훈의 홈런으로 떨어졌던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LG는 전날 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했던 김선규를 급하게 마운드에 올렸지만, 마무리 투수의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1사 후 롯데는 김주찬과 손아섭이 연속 안타로 1사 1, 3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문제는 그 타석에 들어서야 할 4번 타자 강민호가 8회 초 기회에서 대주자로 교체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타석에 들어설 용덕한을 대신할 선수가 없는 상황, 롯데는 과감한 스퀴즈로 기어이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초구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었습니다. LG는 이에 대비하지 못했고 역투한 리즈의 승리 또한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LG로서는 전날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9회 말 롯데는 김성배, 강영식을 투입하면서 끝내기 패배 위기를 넘겼고 10회 초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LG는 2군에서 막 올라온 임찬규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임찬규 역시 긴장된 승부의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2사 2, 3루 기회에서 김주찬의 2타점 적시타로 또 다시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도 이를 이겨낸 김주찬의 높은 집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결국, 경기는 마무리 김사율이 10회 말 무실점 세이브와 함께 롯데의 2경기 연속 역전 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롯데는 선발투수의 부상과 대량 실점으로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렸지만, 경기 후반 타선이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주말 위닝 시리즈를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삼성과 함께 다른 중위권 그룹과의 격차를 벌리면서 순위 싸움에서 한 발 더 앞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9회 초 추격의 솔로 홈런, 승리의 숨은 주역 정훈)

 

 

 

롯데는 최근 부진했던 김주찬의 역전 2타점 결승 적시타와 멀티 히트로 타격에서 회복세를 보였고 9번 정훈이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깜짝 활약으로 타선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손아섭은 2안타로 변함없는 타격감을 과시했고 베테랑 조성환 역시 2안타 2득점으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롯데는 전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그 힘을 모아 또 한번의 역전승을 만들어 냈습니다.

 

반면 LG는 두 경기 연속 막판 역전패로 남은 6월이 더 험난하게 되었습니다. 마무리 봉중근이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유원상을 제외한 나머지 불펜진이 힘이 떨어짐을 확인하고 말았습니다. 당분간 경기 후반 지키는 야구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마다 저주와 같이 LG를 감싸던 DTD의 저주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치명적 연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LG는 일요일 경기에서 에이스 주키치에게 분위기 반전의 희망을 걸어야 할 처지입니다. 에이스를 내고도 연패를 당한다면 그 후유증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LG로서는 역전패의 기억을 지우고 선수들이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LG와 달리 롯데는 힘들 것으로 하였던 원정 6연전을 성공적으로 보내면서 다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경기는 연패 탈출을 위한 LG의 높은 집중력과 승리 의지와 승부에 대한 부담을 던 롯데의 편안함이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승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주키치와 이용훈이 선발 투구 대결 또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입니다. 선발 투수의 높이에서 앞서는 LG일지 분위기를 선점한 롯데일지 내일 경기도 승자 예측이 어려운 대결이 예상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