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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롯데의 상승세가 지속 되는 목요일이었습니다. 롯데는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투타 조화 속에 한화에 5 : 2 승리를 거뒀습니다. 연승의 숫자를 7로 늘린 것은 물론이고 1위 자리를 더욱더 확고하게 하는 승리였습니다. 한화는 연패 스토퍼로 큰 역할을 했던 박찬호에 기대를 걸었지만, 타선의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리즈를 스윕당하고 말았습니다.

 

선발 투수로 나섰던 롯데의 사도스키, 한화의 박찬호 모두 강속구를 바탕으로 하는 투수가 아니었습니다. 구위보단 컷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삼는다는 공통점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변화구와 볼 배합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를 하는 것도 비슷했습니다. 두 투수 모두 호투의 관건은 안정된 제구력이 뒷받침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도스키와 박찬호는 경기 초반 공 끝의 움직임이 좋은 공을 던졌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구심의 다소 타이트한 볼 판정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연히 투구 수는 많아졌고 공격 시간 역시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양 팀은 흔들리는 상대 선발투수로 부터 경기 흐름을 좌우할 빅 이닝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는 경기 흐름을 다소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선취 득점에 성공한 팀은 롯데였습니다. 그 도화선은 볼넷이었습니다. 1사 후 김주찬의 2루타로 득점기회를 잡은 롯데는 강민호의 볼넷과 박종윤의 적시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얻은 것입니다. 박찬호로서는 강민호와 긴 승부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강민호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는 박종윤을 만난 건 불행이었습니다. 결국, 박종윤은 2사 1, 3루에서 박찬호의 높은 실투를 놓치지 않고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습니다. 경기의 주도권을 롯데가 잡는 듯 보였습니다. 

 

 

 

 

(쐐기 2점 홈런, 4번 타자의 몫을 다한 강민호)

 

 

 

이런 롯데의 기대는 사도스키의 불안한 투구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사도스키 역시 제구에 문제를 드러낸 것입니다. 수비의 아쉬운 플레이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회 초 한화는 4번 최진행의 2루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김주찬의 낙구 지점 판단이 잘 되었다면 잡을 수 있는 공이었습니다. 이어서 나온 김경언이 좌중간 안타를 치면서 한화의 기회는 무사 1, 3루로 더 좋아졌습니다.

 

여기서 또 한 번의 아쉬운 수비가 롯데에서 나왔습니다. 1사 1, 3루에서 고동진이 친 타구는 투수 정면을 향했습니다. 투수가 잡았다면 수비에 맡겨두었다면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될 수도 있었습니다. 마음이 급한 사도스키는 그 공을 놓쳤고 가까스로 타자 주자만 아웃 시킬 수 있었습니다. 한화에는 행운이 득점이었습니다. 

 

동점에 성공한 한화는 3회 초 이대수가 시즌 첫 홈런을 치면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2경기와 달리 경기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사도스키로서는 타격이 부진한 이대수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이렇게 초반 2실점 하긴 했지만, 사도스키는 이후 확 달라진 투수가 되었습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공의 제구나 위력이 살아났습니다. 초반에 많았던 투구 수도 잘 조절되었습니다.

 

2실점 이후 4회부터 7회까지 사도스키는 단 1안타만을 허용하면서 더는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제구가 안되면서 볼넷이 나오기도 했지만 병살타 유도로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한화는 리드를 확실하게 하는 추가점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변화가 심한 사도스키의 구질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그 기회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사도스키는 초반 위기를 넘기고 7이닝 5피안타 2실점의 최근 들어 가장 좋은 투구를 하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투구 수 112개를 기록하고도 떨어지지 않는 구위를 보이면서 이전보다 회복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사도스키에 맞선 박찬호 역시 1회 1실점 이후 실점을 하지 않았습니다. 꿈틀거리는 컷 페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 노련한 경기 운영에 롯데 타자들이 말려드는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투구 수가 박찬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박찬호는 상승세의 롯데 타선에 신중한 투구로 맞섰지만 투구 수가 늘어나는 것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중간 중간 맞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긴 했지만 80개 전후로 떨어지는 구위를 고려했어야 했습니다. 불펜이 약한 한화로서는 박찬호가 가능한 많은 이닝을 버텨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박찬호의 최선을 다한 투구는 분명 초반 한화의 리드에 힘이 되었지만, 팀 타선의 뒷받침이 이루어지 못하면서 부담을 가중시키고 말았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5회 초 박찬호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다시 제구가 뜻대로 되지않았습니다. 볼넷과 손아섭의 행운의 내야안타까지 더해지면서 실점 위기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롯데는 선취 타점의 주인공 박종윤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박찬호는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미 투구 수 100개를 넘긴 박찬호는 5이닝 3피안타 6사사구의 다소 아쉬운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불펜에 넘겨야 했습니다. 2실점으로 막은 결과는 괜찮았지만, 사사구 6개는 내용상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후 롯데는 다소 투구 수가 많았던 사도스키를 더 끌고 간 반면 한화는 송창식을 6회부터 투입하면서 실점을 막으려했습니다. 송창식은 다소 빠른 등판이었지만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팀의 리드를 지켜냈습니다. 마운드가 버텨주면서 한화도 승리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2 : 2에서 소강상태로 접어드는가 했던 팽팽한 승부는 7회 말 롯데 쪽으로 급속히 기울어졌습니다.

 

송창식에 밀리는 듯 보였던 롯데 타선은 선두 타자 전준우의 2루타로 공격의 실마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롯데는 잘 맞고 있는 김주찬에게 또 다시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고 1사 3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불펜의 여력이 있었던 롯데로서는 1점만 얻는다면 승리할 수 있는 계산이었습니다. 여기서 한화는 좌타자 손아섭을 대비한 투수 교체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투수교체는 결정적 패착이었습니다.

 

손아섭을 상대로 등판한 좌완 션헨은 나오자마자 손아섭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습니다. 다시 롯데의 3 : 2 리드, 그래도 1점 차는 극복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뒤이어 나온 강민호의 2점 홈런은 한화 선수들의 추격의지를 꺽는 한 방이었습니다. 손아섭과 마찬가지로 가운데 몰린 힘없는 직구가 문제였습니다. 1점도 실점하지 않으려는 한화의 불펜운영은 참담한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롯데는 7회 말 타선의 집중력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습니다. 한화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션헨에 기대를 걸었지만 구위나 제구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좌투수에도 강점이 있는 손아섭이었음을 고려하면 이후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던 안승민이니 송창식을 그대로 밀고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불펜운영이었습니다.

 

한화도 반전의 기회는 있었습니다. 8회 초 한화는 대타 이여상의 안타 출루와 롯데 불펜이 허용한 볼넷 2개를 묶어 만루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안타 하나면 다시 분위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타격감이 좋은 오선진의 타석이었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오선진은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가면서 끈질기게 승부처에서 강영식이 이어 투입된 롯데 불펜투수 김성배를 괴롭혔습니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공을 밀어친 오선진의 타구는 빗맞았지만 1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가 되는 듯 보였습니다. 5 : 2의 경기가 5 : 4 박빙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박종윤의 멋진 점프 캐치는 한화의 마지막 희망을 앗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박종윤의 수비력과 사전 위치 선정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호수비였습니다.

 

 

 

(박종윤, 계속되는 타점 행진 그리고 멋진 호수비)

 

 

 

이후 경기는 더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한화는 경기 후반까지 연패 탈출을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불펜의 힘과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타선의 허전함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김사율의 마무리 투구로 팀 7연승을 완성했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다소 위태위태한 투구를 했지만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하며 시즌 4승에 성공했습니다.

 

롯데는 연승을 이어간것 이상으로 사도스키가 앞으로 등판을 기대하게 하는 투구를 했다는 점이 긍정적이있습니다. 또한 홍성흔의 부상공백을 메운 강민호 지명타자, 용덕한 포수의 라인업도 성공적이었습니다. 강민호는 결정적인 2점 홈런으로 4번 타자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고 용덕한은 초반 불안하던 사도스키를 잘 리드해 주면서 수비적인 면에서 크게 기여했습니다.

 

롯데로서는 라인업 구성의 다양성 확보가 가능해진 것은 물론, 부상에서 문규현이 복귀하면서 라인업의 짜임새를 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정 선수가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이 상황에 맞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면서 이기는 야구가 완전히 정착되었다는 점도 앞으로 승수쌓기에 가속도를 더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한화는 박찬호가 분전했지만 그의 힘만으로 롯데와의 전력차를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선수들의 투지와 승리의지만으론 롯데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막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한화는 주중 3경기를 모두 내주고 상승세의 KIA를 주말 3연전에서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힘든 한 주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프로야구는 롯데, SK, 삼성이 순위 싸움에서 다소 앞서 가는 양상입니다. 4위 자리를 놓고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순위 구도가 재편되는 모습입니다. 주말 3연전의 결과에 따라 7중 1약의 구도가 3강 4중 1약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번 주말 3연전을 통해 그 구도가 확고해질 것인지 또 다시 혼전으로 접어들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말 예보된 장비비가 가지고올 변수와 더불어 프로야구 순위 싸움은 중요한 고비에 접어들었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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