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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프로야구는 삼성이 독주 채비를 갖춘 가운데 상위권 혼전이 다시 가열된 양상입니다. 삼성은 투타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을 뽐내며 2위권과의 승차를 크게 벌였습니다. 승률은 6할을 넘었고 이승엽의 통산 500호 홈런이라는 또 다른 경사도 있었습니다. 삼성으로서는 순풍에 돛을 단 상황입니다. 부상선수마저 없는 삼성이 여름 레이스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삼성의 질주와 동시에 조용하지만 큰 약진을 한 팀이 있습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이 그 팀입니다. 3위 롯데와 반게임 차 2위지만 지난주 두산의 경기력은 삼성 못지않았습니다. 두 차례 위닝 시리즈에 성공하면서 2위에 그 이름을 올렸습니다. 상대 팀 역시 올 시즌 천적팀이었던 LG와 전반기 2위팀 롯데였습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었습니다.

 

두산이 이 두 팀과의 대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두산 특유의 끈끈한 야구가 살아났고 공수의 짜임새도 좋아졌습니다. 한 때 성적이 부진할 때 색깔없는 야구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김진욱 감독의 야구가 어느 정도 정착한 느낌입니다.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공격력도 없고 기동력을 앞세운 발야구의 위력도 크게 반감되었지만, 승수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이 되면서 급격히 무너졌던 두산을 이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여전히 부상선수가 속출하고 주전급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반기 막판 두 차례 트레이드를 했지만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명성, 오재일은 현재 1군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두산은 백업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역할을 해주고 있고 신예 선수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습니다.

 

 

 

 

 

 

4번 김동주의 파워가 떨어지면서 위압감이 줄었고 부동의 1번 타자 이종욱이 타격 부진에 빠져있지만, 두산은 크게 영향받지 않았습니다. 주전 중 손시헌과 정수빈은 부상으로 최준석은 타격 부진으로 1군에 없지만, 김재호, 임재철, 윤석민 등이 이를 잘 메워주고 있습니다. 두산의 두터운 선수층은 위기의 순간, 더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산의 상승세를 이끄는 힘은 몰라보게 단단해진 선발 투수진에 힘에 있습니다. 두산의 선발진은 다양성과 힘을 골고루 갖춘 상황입니다. 전반기 붕괴 직전까지 같던 모습이 아닙니다. 에이스 니퍼는 지난해만 못하다는 평가지만 팀의 에이스로 확실한 투구를 해주고 있습니다. 기복이 있는 투구와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지만 이닝 소화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지난해보다 떨어지는 모습이라 하지만 이미 니퍼트는 9승을 거두고 있습니다. 3점대 방어율로 지난해보다 공의 구위는 다소 떨어졌지만, 뛰어난 운영능력으로 이를 메우고 있습니다. 팀의 에이스로 손색이 없는 성적입니다. 시즌 초반 원투펀치를 형성해야할 김선우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사 나홀도 역투를 거듭한 결과임을 고려하면 결코 떨어지는 성적이 아닙니다.

 

이런 니퍼트의 뒤를 받치는 선수들 역시 든든합니다. 팀의 2선발 역할을 하는 이용찬은 선발투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습니다. 7승 7패로 승패를 동시에 쌓았지만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면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풀 타임 첫 선발투수 뛰었던 지난해에 비해 이닝을 이끌어가는 능력이나 위기관리 능력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그가 기록한 7패 중 상당수는 불운이 깃든 것이었습니다.

 

전반기 마무리 단계에서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지만 우천으로 인한 경기 순연과 올스타전 휴식이 그의 힘을 다시 회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지난주 롯데전에서 이용찬은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완투에 가까운 투구로 롯데 타선을 1실점으로 완벽하게 묶었습니다. 변화구의 제구가 크게 좋아지면서 타자들과의 승부를 더 쉽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부상만 없다면 올 시즌 두자릿수 승수는 물론이고 포스트 시즌에서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시즌 중반 두산의 선발진에 새롭게 가세한 노경은은 만연 기대주의 한계를 넘어 팀의 주축 선발로 부족함이 없는 내용입니다. 뒤늦게 선발진에 합류했지만 벌써 6승을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순위 다툼의 주 대상인 롯데를 상대로 3경기 연속 짠물 투를 하면서 롯데 킬러로 새롭게 자리했습니다. 지난해까지 김선우가 했던 역할을 노경은이 대신한 것입니다. 이러한 노경은의 활약은 두산이 롯데전 초강세를 유지하는데 있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리그 후반기 순위싸움에 큰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노경은이 확실히 선발진에 가세하면서 두산의 선발진은 확실한 1, 2, 3 선발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펜투수로 가능성을 보였던 노경은은 선발로 전환하면서 오랜 기간 터지지 않았던 잠재력을 폭발시켰습니다. 투구폼의 변화를 자신의 것으로 완성시켰고 이를 통해 제구가 크게 좋아졌습니다. 이제 자신 있게 변화구로 승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기존의 빠른 공과 함께 타자들과의 승부에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노경은은 한결 여유 있는 투구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경은으로서는 올 시즌 자신의 존재감을 높일 기회를 잡았고 두산 역시 확실한 선발투수를 얻었고 또 다른 에이스 김선우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젊은 선수들의 분전과 더불어 김선우가 부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두산에는 호재입니다. 시즌 초반부터 제구에 난조를 보이면서 부진했던 김선우는 2군 강등의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하지만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김선우는 예전의 투구감각을 되찾았습니다. 크게 치솟았던 방어율도 많이 끌어내렸고 퀄리티 스타트의 수도 늘었습니다. 나오는 경기마다 난타를 당하던 모습이 사라진 것입니다.

 

후반기 김선우가 지난해 투구 모습을 되찾는다면 이보다 더한 전력의 플러스 요인은 없을 것입니다.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에 기량을 회복한 김선우까지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상대 팀에 답답함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풍부해진 5선발 자원도 두산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김승회는 묵직한 구질과 함께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경기운영 능력이 더해지면서 또 다른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풀타임 선발 첫해의 부담이 체력저하로 이어지긴 했지만 후반기 첫 선발 경기에서 김승회는 믿음직한 투구로 로테이션 잔류의 희망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언제든 실전 투입이 가능한 김상현과 신예 안규영, 부상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풍부한 경험이 있는 임태훈까지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을 채울 선수가 즐비합니다.

 

지난해까지 부실한 선발진으로 고심하던 두산으로서는 큰 변화를 맞이한 셈입니다. 시즌 초반부터 지속해온 선발진 강화책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불펜이 강했던 두산이었지만 젊고 유망한 선수들의 과감히 선발진에 합류시키면서 그 틀을 벗어나려 노력했습니다. 불펜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뚝심 있게 이를 밀어붙이면서 강한 선발진 구축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두산과 대결하는 팀들은 두산의 선발진 공략에 초점을 맞혀야 하는 상황입니다. 실제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두산의 선발투수 3명은 모두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했습니다. 타선의 득점지원이 아쉬웠지만, 이들 선발투수가 버텨 주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두산은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이끌어주면서 불펜진의 소모를 줄일 수 있었고 경기 후반 더 큰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팀 타선의 득점력은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두산이지만 투수력에서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 있습니다. 최근 두산의 승리 공식은 선발투수들의 긴 이닝 투구와 홍상삼, 프록터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진의 후반 투입입니다. 실제 두산은 지난 주말 경기에서 선발진을 최대한 오래 끌고 가려 노력했습니다. 그 내용 또한 나쁘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포스트 시즌의 단골손님이었지만 지난해 큰 좌절을 경험했던 두산입니다. 올 시즌 역시 그들에 대한 전망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두산은 순위 싸움에서 높은 자리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런 두산을 지탱하는 중요한 힘은 폭발적인 타선도 아니고 단단한 불펜진도 아닙니다. 리그 최고 수준으로 구축된 선발마운드입니다. 최근 호 성적이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두산으로서는 강해진 선발진과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불펜진, 즉 투수력을 앞세워 정규시즌 더 높은 순위를 노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그 결과가 좋았습니다. 이번 주 1위 삼성과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화로 이어지는 한 주 일정은 두산의 구상이 들어맞을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과연 선발투수들을 중심으로 한 두산의 마운드가 그 위력을 얼마나 지속시킬 수 있을지 그 결과는 두산의 올 시즌 운명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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