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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삼성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는 포스트 시즌을 보는 듯 한 접전이었습니다. 주중 3연전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안고 주말 3연전을 맞이한 양 팀은 승리가 꼭 필요했습니다. 두 팀 모두 동점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가 투입될 정도로 승리에 대한 의지도 강했습니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의지는 수 많은 잔루를 양산했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안개 속 승부가 이어졌습니다.

 

연장 12회까지 이어진 끝장 승부는 경기 후반 교체 투입된 손용석이 끝내기 안타를 쳐낸 롯데의 4 : 3 극적인 역전승이었습니다. 가용 불펜투수와 선수자원을 모두 투입한 접전의 승자는 롯데였습니다. 패했다면 연패가 이어지면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지칠 수 있는 경기였지만 롯데가 마지막에 웃으면서 무더위 속 접전의 피로감을 조금 덜 수 있었습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타격전이 전개될 분위기였습니다. 선발투수로 나선 롯데의 고원준, 삼성의 윤성환 모두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주중 시리즈에서 타선의 부진으로 고심했던 양 팀이었지만 금요일 경기에서는  초반 집중력을 발휘했고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같은 득점이었지만 경기는 삼성의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초반 실점이라는 결과는 같았지만, 그 내용에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롯데의 실점은 선발 고원준의 제구력 난조에 의한 것이었고 삼성의 실점은 홈런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윤성환이 실점 후 안정을 찾은 데 비해 고원준은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하고 말았습니다. 선발 투수 대결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입니다.

 

선취점은 삼성이 먼저 얻었습니다. 삼성은 좌타자를 1번부터 4번까지 집중 배치했고 발 빠른 테이블 세터진으로 고원준을 압박했습니다. 그 효과가 초반부터 나왔습니다. 1사 후 우동균의 내야안타로 시작된 기회는 이승엽의 안타, 최형우의 2루타, 박석민의 희생플라이로 이어지며 2점을 먼저 선취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전 선발 등판에서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던 고원준이었지만 삼성 타선에 고전했습니다.

 

 

 

(공수 활약, 승리의 숨은 주인공이었던 조성환)

 

 

 

선취 득점은 삼성 몫이었지만 롯데는 곧바로 반격에 성공했습니다. 최근 롯데의 4번 타자로 자리한 강민호의 홈런이 동점을 만든 것입니다. 1회 말 선두타자 김주찬의 안타로 기회를 잡은 롯데는 이어진 박준서, 손아섭 타석에서 범타가 나오면서 기회를 무산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4번 강민호는 달랐습니다.

 

강민호는 삼성 선발 윤성환과 끈질긴 승부를 펼쳤습니다. 유인구는 지켜보고 어려운 공은 파울을 치면서 긴 볼카운트 승부를 했습니다. 강민호가 기다린 공은 윤성환의 떨어지는 커브였습니다. 긴 기다림끝에 강민호는 윤성환의 커브를 걷어 올렸고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이 되었습니다. 2 : 2 동점, 자칫 경기 분위기가 초반부터 삼성으로 넘어갈 상황을 막은 값진 홈런이었습니다.

 

이렇게 타선의 지원이 있었지만, 고원준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습니다. 고원준은 2회 초 극심한 제구력 난조를 보이면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첫 타자 배영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고원준은 후속타자 조동찬 타석 때 공이 빠지면 조동찬의 얼굴을 맞히는 공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지나친 긴장으로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간 것이 문제였습니다. 조동찬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할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후 고원준은 더 흔들렸습니다. 정형식에도 몸 맞는 공을 내주면서 1사 만루로 위기는 더 커졌습니다. 그 상황에서 우동균의 희생플라이로 1실점 한 것은 행운에 가까웠습니다. 삼성으로서는 흔들리는 고원준을 무너뜨릴 수 있었지만, 더 이상의 집중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3회 초에도 삼성은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가 불발되면서 추가 득점을 얻지 못했습니다.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잡지 못한 것입니다. 

 

롯데는 불안한 선발 고원준을 마운드에서 일찍 내렸습니다. 진명호를 시작으로 이승호, 김성배, 이명우를 이어 던지게 하면서 실점을 막았습니다. 빠른 불펜 가동이었지만 롯데 불펜은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습니다. 초반 기회를 놓친 삼성 타선은 롯데 불펜에 고전했습니다. 두번 째 투수로 나선 진명호는 안정된 투구로 2.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마운드는 안정되었지만, 롯데는 삼성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2득점 이후 더는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윤성환은 강민호에 2점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된 투구를 했습니다. 위기에서도 침착했습니다. 한 점 차였지만 롯데는 그 한점을 얻지 못했습니다. 6회 말 만루 기회에서 박준서의 타구는 내야안타가 되는 듯했지만 아쉽게 아웃으로 처리되었습니다. 롯데는 리드를 당한 채 삼성의 불펜을 경기 후반 만나야 했습니다.

 

삼성은 투구 수에 여유가 있었던 윤성환을 조금 일찍 내리고 7회 말부터 불펜을 가동했습니다. 연패를 끊으려는 의지도 있었고 불펜에 대한 믿음도 있었기에 가능한 투수 운영이었습니다. 삼성은 가장 믿을만한 불펜 투수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롯데의 베테랑 테이블 세터진은 삼성의 구상을 단숨에 허물었습니다.

 

김주찬은 안지만을 상대로 안타 출루 이후 도루로 득점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후속 타자 조성환은 노림수가 통하면서 적시타를 좌익수 앞으로 날렸습니다. 홈 승부가 가능했지만, 김주찬의 빠른 발은 여유있는 득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윤성환의 승리와 어렵게 지켰던 삼성의 리드가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4번타자 강민호, 홈런으로 말하다.)

 

 

 

이후 경기 흐름은 롯데 쪽으로 크게 기울었습니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진 삼성은 경기 주도권을 롯데에 내주었습니다. 롯데는 8회와 9회 연속으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승리에 필요한 한 점을 얻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이명우, 마무리 김사율을 일찍 올리는 과감한 마운드 운영으로 실점을 막는 데 성공했지만 타선이 그에 답하지 못했습니다.

 

9회 말 만루 기회에서 득점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끝내기 승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승리가 꼭 필요했던 삼성은 9회 말 동점 상황에서 오승환을 올리는 강수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삼성 불펜을 한번 무너뜨린 롯데 타선은 오승환을 진땀 나게 했습니다. 조성환과 손아섭의 연속안타로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든 롯데는 오승환에게 또 다시 롯데전 악몽을 안겨주는 듯 보였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강민호를 범타 처리한 이후 박종윤을 고의 사구로 거르는 신중함을 보였습니다. 롯데는 천금의 기회가 하위 타선에 걸린 것이 불운이었습니다. 오승환은 의도대로 황성용, 황재균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오승환의 강력한 구위와 베테랑 포수 진갑용과의 멋진 호흡이 빛을 발한 것입니다.

 

연장전으로 들어간 경기는 양 팀이 잔루가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 투구도 팽팽한 균형을 깨지 못했습니다. 양팀은 마무리 투수를 아끼고 남아있는 불펜을 가동하며 맞섰습니다. 롯데는 최대성에게 남은 이닝을 맡겼고 삼성은 권오준, 정인욱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삼성보다는 롯데의 아쉬움이 더한 이닝이 이어졌습니다.

 

롯데는 10회 말 1사 2루, 11회 말 1사 1, 2루 득점 기회에서 후속타 불발로 경기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삼성 역시 11회 초 주자 두 명을 내보내고도 롯데 유격수 문규현의 호수비에 막히면서 득점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쌓여가는 잔루와 더불어 경기는 무승부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무더위에 지친 선수들을 고려하면 득점을 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롯데는 12회 말 마지막 기회를 살려내면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습니다. 12회 초 수비를 3자 범퇴로 막아낸 롯데는 12회 말 황재균의 2루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최소 무승부를 확정 지은 롯데는 부담이 없었습니다. 11회 말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삼성의 마지막 투수 정인욱은 긴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롯데는 문규현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끝내기 기회를 잡았습니다. 삼성은 내외야 할 것 없는 압박 수비로 실점을 막기위한 수비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승화가 삼진으로 물러 날때까지만 해도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는 분위기였습니다. 삼성은 2사 3루에서 김주찬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경기 첫 타석에 들어서는 손용석과의 승부를 택했습니다.

 

 

 

(이제 2군의 설움은 없다. 연장 승부를 끝낸 손용석)

 

 

 

롯데는 부상중에도 공수에서 맹활약한 조성환의 체력안배를 위해 이미 교체를 한 상황이었습니다. 베테랑 타자의 부재가 롯데의 발목을 잡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득점 기회에 강점이 있었던 손용석은 삼성이 방심하는 틈을 파고들었습니다. 카운트 잡기 위해 들어온 직구를 우익수 키 넘기는 안타로 연결한 것입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젊은 선수의 과감한 타격이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게 했습니다. 롯데는 연장승부의 승자가 되었고 삼성은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이렇게 길었던 승부는 롯데의 극적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초반 고원준의 난조로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던 롯데였지만 불펜진이 무실점 역투로 대응한 흐름을 만들어주었고 수비가 이를 뒷받침 하면서 끈기 있게 맞선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연장 3이닝을 책임진 최대성은 위기에서도 흔들리는 않는 무실점 투구를 하면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반면 삼성은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면서 4연패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두산전부터 이어진 타선의 부진현상은 어느 정도 극복되었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경기 초반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것이 결국 문제가 되었습니다. 연장 접전의 패배로 삼성은 체력적인 문제와 더불어 정신적으로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승패가 엇갈리긴 했지만 양 팀은 공격에서 수많은 잔루를 남기면서 상위권 팀다운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승리한 팀도 패배한 팀도 부실한 공격이 불만족스러운 경기였고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무한 소모전은 앞으로 일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격의 집중력을 높이고 연장이 피로감을 빨리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양 팀에 남겨진 셈입니다.

 

롯데는 토요일 경기에서 에이스 유먼을 내세워 위닝 시리즈를 확정 지으려 할 것입니다. 삼성은 롯데전에 강점이 있는 탈보트를 선발로 예고했습니다. 전날 연장 접전의 후유증을 고려하면 타격전보다는 투수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불펜의 소모가 극심한 상황에서 어느 팀의 선발투수가 오래 버텨줄지가 승패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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