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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자신의 보직을 바꾼다는 것은 큰 모험입니다. 특히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투수로의 전환은 투구 수의 증가와 더불어 투구 패턴의 변화까지 가져와야 합니다. 오랜 기간 마무리 투수를 했다면 그 어려움은 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서 자리한 선수가 있습니다. 두산의 이용찬이 그렇습니다.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전격 전환했던 이용찬은 6승 10패, 방어율 4.19를 기록했습니다. 붙박이 선발투수로 부족한 성적이었습니다. 시즌 첫 풀 타임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을 돌았고 적응의 문제가 있었음을 고려하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성적이었습니다. 일단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모두 소화했고 다양한 구질 개발과 경기 운영 능력이 점점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이용찬은 팀의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제 당당한 팀의 원투 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9승 7패로 아직두 자리 승수를 채우지 못했지만 19경기 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13경기나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두산이 침체에 빠지면서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 승수 쌓기에 악영향을 주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시즌 6승에 그쳤던 이용찬으로서는 괄목할만한 기량 향상을 보여주었습니다. 후반기 들어 살아나고 있지만, 두산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인 김선우가 부진했던 시즌 초반 이용찬은 이닝이터로서 니퍼트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아주었습니다. 이제 이용찬을 빼고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두산은 니퍼트, 이용찬의 원투펀치에 부진에서 벗어난 김선우, 오랜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새롭게 태어난 노경은, 김승회 등으로 단단한 선발 투수진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후반기 두산 상승세의 원동력은 어느 팀 보다 강해진 선발 투수진의 힘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용찬이 있습니다.

 

이용찬은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체력저하로 부진했던 과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최근 5경기에서 이용찬은 7월 19일 경기에서 4.2이닝 5실점으로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짠물 투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7월 27일 롯데전 8.1이닝 1실점, 8월 2일 삼성전 6이닝 무실점, 8월 8일 한화전 7이닝 1실점까지 이용찬은 호투를 거듭했습니다.

 

전반기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이용찬은 후반기 승수 쌓기에 가속이 붙으면서 10승 고지에 바싹 다가섰습니다. 수준급 선발 투수의 기준은 10승을 선발 전환 두 시즌 만에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다승뿐만 아니라 이용찬은 방어율 부분에서도 2.50의 기록으로 상위권에 자리매김하여 있습니다. 두 외국인 투수 나이트와 유먼을 제외하면 국내 투수 중 최고 성적입니다.

 

상위 선수들과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기세가 유지된다면 방어율 타이틀을 노려볼만 합니다. 이 외에도 이용찬은 이닝 소화에서 118.2 이닝으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피홈런은 2개에 그칠 정도로 위력적이 구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때의 바람이라고 하기에 이용찬은 단단한 내구성과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완투 능력을 갖춘 에이스 투수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이용찬의 반전에는 새롭게 장착한 포크볼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용찬은 자신의 장점은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포크볼을 또 다른 주 무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구력이 동반된 포크볼의 비중을 높이면서 상승세에 가속이 붙었습니다. 큰 키에서 떨어지는 포크볼은 각도가 크고 예리합니다. 이용찬의 변화구로 슬라이더만 생각하던 타자들은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확실한 주무기가 생기면서 이용찬은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이는 계속된 호투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제 이용찬은 두산의 선발투수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 경기에서도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완투 능력을 갖춘 선발 투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에서 우완 완투형 선발투수로 거듭난 이용찬의 존재는 반가움 그 자체입니다.

 

리그를 대표하던 류현진, 김광현이 부상 등으로 전성기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윤석민 또한 주춤하는 상황에서 이용찬은 앞으로 있을 국가 대항전에서 활용 가능한 선발 자원으로 손색이 없는 모습입니다. 이는 앞으로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한 결정을 신의 한수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가 해를 거듭할수록 이닝이터 선발 투수를 키우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타자들의 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선발 투수들이 이런 타자들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한결같은 제구력과 체력, 경기 운영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충분한 경험은 이를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가지는 팀의 입장에서 젊은 선수에게 이런 기회를 주기 어렵습니다.

 

선발 투수로 성공시대를 써가는 이용찬의 존재는 그를 과감하게 선발로 전화시킨 구단의 결정과 변화를 잘 이겨낸 이용찬의 노력이 조화된 결과입니다. 더 긍정적인 것은 이용찬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큰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올 시즌 이용찬은 수준급 선발투수의 한계를 넘어 에이스 투수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10승의 고지를 넘어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주 이용찬은 화요일 경기에서 비의 심술로 아쉽게 승리 투수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습니다.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그것도 3 : 0으로 앞선 경기가 비로 순연된 것은 큰 아쉬움을 것입니다.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용찬은 또 다시 10승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비로 밀린 선발 로테이션이 변수지만 이용찬이 10승을 넘어선다면 상승세에 가속이 붙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용찬은 한때 개인적인 구설수로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아픔이 있습니다. 자칫 선수생활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이용찬이었습니다. 이용찬은 이런 위기를 실력으로 극복해내고 있습니다. 그 시련이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선발 투수로의 변신은 그의 야구 인생을 새롭게 하는데 있어 큰 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이제 이용찬은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올 시즌 이용찬이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어떻게 살려낼지 이는 두산의 가을을 좌우할 수 있는 변수이기도 하고 두산 팬들에게도 시즌 내내 관심이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용찬이 2012년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그 정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집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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