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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두산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는 근래 보기 드문 선발 투수의 무실점 대결이었다. 롯데 송승준, 두산 니퍼트 두 투수는 12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지면서도 경기 후반까지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의 공은 힘이 있었고 제구도 훌륭했다. 시즌 후반기 타선이 부진한 양 팀은 상대 선발 투수들의 호투에 대체하지 못했다.

 

경기 막판까지 이어진 0 : 0의 경기는 9회 초 득점 기회에서 1점을 얻은 두산의 1 : 0 승리로 끝났다. 두산은 양 팀 통틀어 유일한 득점을 얻었고 불펜이 이를 지키면서 연승에 성공했다. 반면 롯데는 송승준이 8회까지 5피안타 무실점으로 두산 에이스 니퍼트와 대등한 마운드 대결을 했지만 타선의 지원이 없었고 1이닝에 불펜 투수 3명을 투입하는 충력전이 실패하면서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경기를 주도했다. 많은 비가 예보되었던 탓인지 양 팀 야수들은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두산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먼 거기를 이동한 상황이었고 최근 선수들의 타격감이 좋지 못했다. 롯데 역시 화요일 경기를 치르고 비로 인해 2일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즉, 두산은 피로감, 롯데는 경기 감각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여기가 습기 가득한 날씨는 투수들에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

 

양 팀 선발투수들은 준비가 잘 된 상태였고 이보다 더 잘 던질 수 없는 투구를 했다. 두 선수 모두 선두타자 승부에 성공하면서 상대의 작전이나 기동력 야구를 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 니퍼트는 낙차 큰 변화구로 송승준은 주 무기 포크볼이 잘 들어가면서 상대 타자들을 무력화시켰다. 니퍼트는 에이스다웠고 후반기 들어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고 있는 송승준은 그 상승세를 지속했다.

 

 

 

(송승준 빛 바랜 8이닝 무실점 호투)

 

 

 

무득점 경기였지만 공격에서 두산이 조금 더 활발한 모습이었다. 두산은 꾸준히 주자를 출루시키면서 득점을 노렸지만, 송승준은 침착하게 그 상황을 넘겼다. 롯데전에서 빛을 발했던 기동력 야구는 축축한 그라운드 탓인지 여의치 않았고 연속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두산으로서는 안타가 2사 이후 집중된 것이 득점을 더 힘들게 했다. 5회 초 2사 1, 2루 기회에서 김재호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에 걸린 장면이 아쉬웠다.

 

송승준은 5안타 볼넷 2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무실점 투구를 8회까지 이어갔다. 후반에 가면 갈수록 공의 위력이 더해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송승준의 호투에 롯데 타선은 화답하지 못했다. 니퍼트의 직구에 초점을 맞춘 롯데 타선은 그의 변화구가 속수무책이었다. 니퍼트는 중요한 순간 삼진을 잡아내며 롯데 타선의 흐름을 끊었다.

 

지난 주말 3연전부터 살아는 듯 보였던 롯데 타선은 우천 휴식을 거친 후 다시 페이스가 떨어져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너무 강한 투수를 만난 것은 불행이었다. 니퍼트는 7이닝을 던지면서 허용한 안타는 3안타에 그쳤고 삼진 8개를 잡아낼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롯데로서는 7회 말 홍성흔이 무사에 볼넷으로 출루한 이후 박종윤이 시도한 번트 후 슬래시가 병살타로 이어진 것이 너무 아쉬웠다.

 

선발 투수대결에서 승부를 내지 못한 양 팀은 불펜이 가동된 경기 후반에 가서야 변화를 맞이했다. 두산은 니퍼트 이후 8회 말 수비부터 불펜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홍상삼을 등판시켰다. 홍상삼은 이번 주 세 번째 등판이었지만 흔들림 없는 투구로 롯데 타선을 막았다. 이제 롯데의 불펜 차례, 롯데는 두산과의 이번 3연전에서 불펜의 우위를 확신하는 상황이었다. 두산은 홍상삼에 의존해야 하지만 롯데는 마무리 김사율로 가기 전까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았기 때문이다. 송승준의 8이닝 호투는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9회 초 수비에서 많은 불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롯데는 정대현, 최대성, 김성배를 한 이닝을 모두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지만, 실점을 막지 못했다. 롯데는 1명의 투수가 1명의 타자를 잡아내는 비효율적 야구를 하면서도 실점을 허용한 것이다. 롯데는 비축된 불펜 자원을 아낌없이 투입했지만 성급한 면이 있었다. 등판한 투수들의 컨디션도 좋지 못했다.

 

9회 초 등판한 정대현이 1사 후 오재일에 안타를 허용한 것이 상황을 꼬이게 하였다. 이 타구는 우중간 깊숙한 곳에 떨어졌고 중견수 전준우는 타자 주자를 의식해 빠른 플레이를 하려했다. 하지만 전준우가 공을 더듬는 사이 오재일은 2루까지 갈 수 있었고 두산은 1사 2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정대현은 전 타석에서 안타 2개로 두산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는 오재일에 좀 더 신중한 투구를 할 필요가 있었지만 승부구가 높게 제구되면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 말았다.

 

여기서 롯데 벤치는 정대현을 내리고 최대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카드를 너무 쉽게 소모하는 다소 의외의 결정이었다. 정대현의 공이 좋지 못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었다. 실제 정대현의 공은 높게 제구됐고 볼 끝의 움직임도 이전 경기과 달랐다. 두산의 계속되는 좌타자를 고려한 결정이기도 했다. 두 좌완 불펜 이명우, 강영식의 최근 구위가 좋지 못하다는 것도 최대성이 등판하는 이유였다.

 

문제는 최대성의 공도 좋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최대성은 대타 최주환에 좌중간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여기서 두산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가 롯데는 도왔다. 대주자 허경민은 짧은 안타에 홈을 노렸지만 홈 송구는 이미 홈에 도달해 있었다. 이렇게 2아웃이 되면서 두산의 득점 기회는 무산되는 것처럼 보였다. 롯데는 최대성을 내리고 다시 김성배를 올리면서 실점을 막으려 했다.

 

김성배는 좌타자 오재원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고 하위 타선의 최주환과 승부를 걸었지만 최주한은 좌익 선상을 흐르는 2루타로 2루 주자를 홈을 불러들였다. 롯데의 불펜 총력적이 실패한 장면이었다. 불펜 투수들을 짧게 기용하면서 전력투구를 하게 하는 이른바 롯데의 양떼 야구가 승부처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송승준의 8이닝 무실점 투구 역시 빛이 발하는 순간이었다.

 

 

 

(무한 불펜투수 투입, 결과는 결승타점 허용)

 

 

 

소중한 1점을 9회 초 얻은 두산은 홍상삼, 프록터의 완벽한 마무리로 한 점을 지켰고 원정 3연전의 첫 경기를 잡아냈다. 두산은 롯데와의 승차를 없앴고 연승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롯데가 자랑하는 불펜을 무너뜨린 승리였기에 그 기쁨이 더했다. 넥센에서 이적 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오재일이 3안타로 팀 타선을 주도하면서 중심 타자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다는 것도 긍정적이었다. 신인 포수 최재훈은 선발 니퍼트와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무실점 투구를 이끌었고 결승타를 치면서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이 되었다.

 

반면 롯데는 믿었던 불펜이 무너졌고 타선의 침묵이 지속하면서 팀 완봉패를 피하지 못했다. 롯데는 힘을 비축한 불펜을 아낌없이 투입했지만 2일간의 휴식은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을 더 저하시켰다. 힘은 있었지만 제구가 정교하지 못했다. 필승 불펜을 모두 소모하고도 두산의 하위 타선에 실점을 허용한 것은 롯데에 큰 아쉬움이었다. 성급한 불펜 운영이 등판하는 투수들이 완전히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오르게 한 것도 원인이었다. 

 

롯데로서는 송승준의 제 페이스를 되찾고 2위 SK가 패하면서 승차를 유지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경기였다. 좀 더 효율적인 불펜 운영과 떨어진 경기 감각 회복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는 롯데다. 투수 3명을 투입하고도 1이닝을 막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이고 상대 투수의 공이 좋았지만 3안타 빈공을 선 보인 타선 역시 패배의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에이스 유먼을 내세워 전날 패배를 설욕하려 하고 두산은 대 롯데전 1점대 방어율로 강점이 있는 이용찬을 내세워 연승을 이어가려 할 것이다. 양 팀 모두 뚝 떨어진 타선의 득점력 회복이 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에이스 투수들의 선발 맞대결이 이어진다는 것은 양  팀 타선에 큰 부담이다. 토요일 경기 역시 얼마 주어지지 않는 득점 기회를 확실히 살리는 팀이 승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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