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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가까스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롯데는 10월 2일 KIA전에서 KIA 선발투수 윤석민 공략에 성공하며 초반 대량득점에 성공했고 적절한 계투 작전으로 10 : 2로 승리했다. 롯데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를 당할 수 있는 상황까지 몰렸지만, 롯데전에 유난히 약한 윤석민이 트라우마에 가까운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4강에 턱걸이할 수 있었다.

 

경기 전 전망은 롯데에 어두웠다. 롯데의 내림세는 현재 진행형이었고 KIA의 상승세는 롯데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KIA는 서재응, 김진우의 연속 경기 완투승으로 롯데를 압박하는 중이었다. 롯데는 득점하는 법을 잃어버린 듯 타선 부진에 허덕이고 있었다. 최근 경기에서 1승을 거두지 힘들 정도로 팀 전체가 가라앉아 있었다.

 

야구팬들 사이에선 남은 경기에서 롯데가 전패하는 것이 KIA가 전승하기 보다 더 쉽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는 KIA의 기적 같은 4강 진출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현실이 된다면 롯데에 치욕적인 역사가 될 수 있었다. 이런 팀 분위기와 더불어 선발 투수 대결에서도 롯데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KIA 선발 윤석민은 팀의 에이스고 전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에 버금가는 완봉승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맞선 롯데는 고원준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시즌 성적에서 고원준은 윤석민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부진했다. 최근 구위가 살아났다고 하지만, 부담이 큰 경기에서 호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또한, 고원준은 선발 투수로서 하루를 덜 쉬고 당겨 등판하는 경기였다. 구위나 이닝 소화능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고원준이 3~4이닝 정도만 잘 막아주길 기대하는 선발 기용이었다. 

 

 

 

(3.1이닝 세이브로 통산 100세이브 기록한 정대현)

 

 

 

분리가 여건이었지만 롯데가 기대하는 것은 롯데와 KIA 사이에 존재하는 징크스였다. 야구팬들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윤석민의 계속되는 롯데전 부진과 지난 시즌 보여주었던 고원준의 KIA전 강세가 그것이었다. 윤석민은 지난해 대 활약에도 롯데전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이었다. 이는 올 시즌에도 여전했다. 고원준은 올 시즌 등판 기회가 적었지만, 지난 시즌 KIA에 천적과 같았다.

 

롯데는 이것이 재현되길 기대했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는 KIA가 주도했다. KIA 선발 윤석민은 강한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3회까지 윤석민은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내며 탈삼진 5개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투구였다. 팀의 상승세가 롯데전 징크스를 이겨내는 힘이 되는 듯 보였다. 전날 대 폭발했던 KIA타선은 그 분위기를 이어가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득점 기회에서 필요한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KIA는 2회 말 무사 2루, 3회 말 무사 1루의 기회가 있었지만, 후속타 불발로 초반 리드를 잡지 못했다. 롯데 선발 고원준은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로 침착하게 상황을 벗어났다. 고원준이 초반 무실점 투구를 한 것은 롯데에 큰 힘이 되었다. 선취점을 빼앗겼다면 이전 두 경기와 같이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롯데였다.

 

초반 고비를 넘긴 롯데는 한 타순이 돈 4회 초부터 타선이 살아났고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잘 던지던 윤석민은 4회 초 2사 후 조성환에 몸맞는공을 허용하면서 갑작스럽게 흔들였다. 과거 조성환, 홍성흔에 몸맞는 공을 던진 이후 롯데전 부진에 빠졌던 윤석민은 조성환을 상대로 몸쪽 승부를 했지만, 몸에 맞히면서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날카롭던 공이 무디어졌고 주 무기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갔다. 홍성흔과 강민호는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노려 연속 2루타를 쳐냈고 롯데는 길었던 무득점 행진을 끝내고 2 : 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5회 초 역시 윤석민은 몸 맞는 공 이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1사 후 김문호에 몸 맞는 공을 내준 윤석민은 문규현에 2루타, 박준서에 적시타를 허용했고 롯데는 5회 까지 4 : 0 의 넉넉한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최근 경기들어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롯데는 베테랑 조성환을 3번에 기용하고 손아섭을 1번에 기용했고 다시 부진에 빠진 전준우를 7번, 김문호를 부상 중인 김주찬을 대신에 좌익수 겸 8번 타자로 기용하는 타순에 변화를 주었다. 결과적인 타순의 변화를 성공적이었다. 롯데는 상.하위 타선의 고른 활약으로 윤석민을 상대로 4점을 득점했고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

 

초반 리드를 잡은 롯데는 과감한 불펜 기용으로 리드를 지켜냈다. 롯데는 5회 말 선발 고원준이 무사 1, 2루 위기에 빠지자 최대성을 긴급 투입하면서 무실점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당장 1승이 급한 롯데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결과도 좋았다. 5회 말 고비를 넘긴 롯데는 이어진 6회 초에서 김문호가 KIA의 바뀐 투수 홍성민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며 한 점을 더 추가했고 5 : 0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투타의 조화 속에 여유를 찾은 롯데는 한 박자 빠른 불펜 운영으로 승리를 굳혔다. 6회 말 최대성이 흔들리며 2실점 하자 롯데는 최강 불펜카드 정대현을 조기 투입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정대현은 6회 말 2사 만루와 7회 말 무사 1, 2루의 위기를 노련한 투구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정대현은 이후 9회 말 까지 투구를 이어가며 팀 승리를 지켰고 통산 100세이브와 함께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 짓는 투구를 했다.

 

정대현이 마운드를 확실하게 지키자 롯데 타선은 더 힘을 냈다. 7회 초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은 KIA의 한승혁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더 확실하게 해주었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고 롯데의 5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축하하는 축포와 같았다. 롯데는 8회 초에도 조성환의 2루타로 한 점을 더 보태면서 10 : 2로 점수 차를 더 벌렸다.

 

 

 

(만루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황재균)

 

 

KIA는 마지막 까지 추격의 의지를 보였지만 극복하기 힘든 점수차였다. 결국, 롯데는 정대현의 철벽 마무리와 모처럼 폭발력을 보이며 4회부터 8회까지 매 이닝 득점한 타선의 선전 속에 KIA와의 최종전을 승리했고 자력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패했다면 시즌 막판까지 힘겨운 승부를 했어야 하는 롯데였지만 고비를 넘기면서 준PO까지 다소간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반면 KIA는 마지막 희망을 되살려보려 했지만, 윤석민이 롯데전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고 불펜진의 힘 차이를 절감하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KIA는 시즌 막판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었지만, 너무 늦은 반전이었다. 롯데가 끝 모를 부진에 빠졌음에도 이미 크게 벌어진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격차가 너무 컸던것이 KIA로서는 큰 아쉬움이었다.

 

롯데는 힘겹게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하며 남은 SK전에 대한 부담을 덜었고 부상 선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타선이 살아났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아직 더 지켜봐야지만 모처럼 대량득점을 했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자신감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되었다. 손아섭 1번, 조성환 3번 기용도 성공적이었다. 롯데로서는 타선 부진 탈출의 해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긴 했지만, 롯데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 타선의 회복을 아직 장담할 수 없고 흔들리는 마운드의 재 정비가 급하다. 무엇보다 지는 경기를 더 많이 하면서 떨어진 자신감 회복도 필요하다. KIA전 대승은 분명 분위기 전환에 도움이 되겠지만 막강 선발진을 갖추고 롯데전에 강점이 있는 두산과의 준PO대결은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고도 웃을 수 없는 이유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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