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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프로야구는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으로 가을 야구의 대진이 확정되었다. 시즌 초반부터 1강으로 지목되던 삼성은 무난히 1위를 확정했고 SK는 가을만 되면 강해지는 그들만의 저력을 발휘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두산은 다시 4강에 이름을 올리며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다. 롯데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으로 가을 야구 단골팀이 되었다.

 

상위권 순위가 확정된 프로야구는 이제 개인 기록에 더 큰 관심이 가는 상황이 되었다. 박찬호의 시즌 마지막 경기 등판, 류현진의 시즌 10승 도전 성공 여부 등 마지막까지 화젯거리가 풍부한 올 시즌이다. 이와 동시에 시즌 마감 후 곧바로 투표에 들어가는 프로야구 MVP 선정에도 관심이 간다. 포스트시즌이 모두 끝난 후 투표를 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은 시즌 성적만으로 1차 투표를 하는 변화가 있었다.

 

발표된 MVP, 신인왕 후보의 면면을 살펴보면 넥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신인왕의 경우 넥센 서건창의 수상이 유력하다. 여타 경쟁자들과 비교해 서건창의 성적과 팀 내 비중과 역할 등에서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무명의 시절을 이겨낸 남다른 성공스토리도 큰 플러스 요인이다. 넥센으로서는 팀 창단 이후 첫 신인왕 탄생이라는 경사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넥센은 박병호와 나이트, 두 MVP 후보를 올려놓았다. 한 팀에서 두 명의 후보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의 활약이 뛰어났다는 방증이고 넥센의 올 시즌 돌풍이 대단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현재까지 31홈런, 105타점으로 이 부분 1위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장타율 부분도 0.55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3관왕이 될 수 있다면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유망주에서 리그 최고의 4번타자로 박병호)

 

 

 

 

박병호는 지난 시즌 도중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화제의 중심에 있던 선수였다. LG 시절 가능성에 비해 더딘 성장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박병호는 넥센이 밑지는 트레이드라는 평가 속에 전격적으로 팀을 옮겼다. 힘은 있었지만 세기가 부족했던 박병호는 넥센에서 전폭적인 신뢰 속에 4번 타자로 중용되었고 숨겨진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거포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박병호는 올 시즌 역시 4번 타순에 자리를 잡았고 이택근, 강정호라는 우군의 지원 속에 큰 활약을 이어갔다. LPG 타선이라 일컬어 지는 넥센의 클린업은 상대 팀들에 공포의 대상이었고 넥센 돌풍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 클린업 중에 가장 빛난 선수는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홈런 선두를 유지하며 유격수 홈런왕이라는 신기원을 쓸 것으로 기대되었다.

 

박병호는 강정호가 주목받는 동안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맡은 바 역할을 해주었다. 그 꾸준함은 시즌 후반기 빛나기 시작했다. 강정호가 한 여름 들어 부진에 빠지고 이택근이 부상으로 들락날락 하는 와중에서 박병호는 4번 타자로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넥센은 점점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박병호는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팀의 계속된 부진과 김시진 감독의 퇴진이라는 악재에도 박병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즌 후반기 박병호는 30홈런과 100타점을 함께 넘어서며 거포로서 자신의 재능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내년 WBC 대표에도 거론된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불과 1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치고는 그 폭이 상당했다. 그의 약진이 빛난 것은 시즌 중반 이후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이겨낸 결과라는 점 때문이다. 박병호의 활약이 결코 올 시즌만의 반짝 활약이 아님을 스스로 보인 것이다. 

 

이런 박병호와 더불어 넥센의 에이스로 거듭난 나이트는 누구도 예상 못했던 반전을 보인 선수였다. 현재 나이트는 시즌 16승으로 장원삼과 공동 선두에 자리하고 있고 2.20의 방어율로 이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실상 시즌 등판을 마친 나이트와 달리 한 경기 더 등판이 가능한 장원삼과 서재응의 방어율 부분 선두 탈환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08.2이닝을 소화하고 남긴 기록이라는 점은 순도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타이틀 획득 여부를 떠나 MVP 후보로 손색이 없는 시즌이다.

 

지난 시즌 나이트는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7승 15패, 방어율 4.70을 기록했다. 재계약이 불투명했지만, 넥센은 그를 신뢰했고 나이트는 철저한 몸 관리와 시즌 준비로 확 달라지 모습을 보였다. 리그에 대한 적응력을 바탕으로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보였고 지난 시즌까지 이어지던 부상을 모두 털어내면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나이트는 벤 헤켄과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하며 넥센 마운드를 이끌었다.

 

이렇게 두 선수는 투타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MVP 투표가 같은 팀 선수 간 집안싸움이 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함께 후보에 오른 장원삼은 다승 단독 1위에 오르면 소속팀의 우승 프리미엄과 함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 팀 성적과 MVP 수상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승팀 삼성의 유일한 후보라는 점도 강점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리그에서 성공시대 연, 나이트)

 

 

 

시즌 후반기까지 4할 타율의 가능성을 보인 김태균 역시 복병이 될 수 있다. 물론 최하위로 쳐진 팀 성적과 타율과 출루율 선두를 유지한다 해도 중량감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4명의 후보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떨어짐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포스트 시즌 이후 결선투표를 한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의 에이스 장원삼이 인상적인 투구를 하고 넥센 선수가 표가 갈려 장원삼이 결선투표에 오른다면 뒤집기를 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넥센으로서는 올 시즌 좌절된 돌풍을 MVP와 신인왕 동시 수상으로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이를 통해 약체팀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팀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를 보유할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넥센은 주력 선수들의 잇따른 트레이드로 팀 간판 선수를 내세울 형편이 아니었다. 올 시즌 넥센은 한층 나아진 팀 성적을 바탕으로 전국구 팀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열었다.

 

MVP 수상 선수의 보유는 스타 마케팅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물론이고 팀 가치를 높일 수 있어 팀의 더 높은 도약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박병호와 나이트는 MVP에 가장 근접한 선수들임이 틀림없다. 하위권으로 쳐진 팀 성적이 아쉽지만, 이들의 성적을 폄하할 수 없다. 그만큼 두 선수의 올 시즌은 화려했다.

 

올 시즌 심해진 투고타저 현상에도 리드를 대표하는 슬러거로 거듭난 박병호가 될지 아니면 30대 후반의 노장 투수 나이트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MVP의 신화를 만들지 넥센으로서는 누구를 밀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아직 그 결과를 알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들의 수상 여부로 흥미진진해진 MVP 경쟁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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