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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프로야구 준PO 대결은 롯데와 두산의 세 번째 준PO 만남으로 대진이 짜였다. 양 팀은 잠실 1차전으로 시작으로 PO 진출을 위한 대결을 펼친다. 2008년 이후 포스트 시즌 시리즈를 한 번도 이기도 못했던 롯데는 자신들에게 두 차례 쓰라린 패배를 안겼던 두산에 설욕을 노리고 있다. 두산은 지난 시즌 포스트 시즌 탈락의 기억을 지워내고 강팀의 면모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 

 

이런 양 팀은 포스트 시즌에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준PO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들이라는 점이다. 1992년 롯데 2001년 두산이 그 주인공이었다. 지금의 포스트시즌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대부분의 우승은 정규리그 1위 팀이었다. 충분한 휴식과 동시에 상대 팀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이점은 이미 경기를 치르고 힘을 소진한 상대가 넘기 힘든 이점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와 두산은 오래 전 기억이지만 기적과도 같은 우승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 첫 관문에서 만나게 되었다. 일단 많은 이들의 예상은 두산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시즌 막판 팀 분위기에서 롯데는 엄청난 내림세를 경험했다. 휴식 없이 곧바로 이어지는 시리즈임을 고려하면 팀 분위기를 정상궤도로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다소 미지수다.

 

반면 두산은 꾸준히 팀의 페이스를 유지했고 4강 진출확정을 롯데보다 일찍 하면서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도 두산은 롯데를 앞서고 있다. 두 차례 준PO 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기억도 두산에 큰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전은 정규시즌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롯데가 내림세의 정점을 찍은 상황이고 팀 타선이 점점 살아 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두산은 시즌 막판 부상선수 속출로 고심하고 있다. 부상선수가 복귀한 롯데에 비해 야수 부분에서 전력 누수가 크다. 풍부한 야수 자원으로 메울 수 있다고 하지만 경험이 많은 주전급 선수들의 부재는 아픈 부분이다.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하는 정대현)

 

 

 

롯데와 두산은 팀 타선보다 투수력에 기대를 더 걸고있다. 양 팀은 시즌 내내 타선의 부진으로 고전했다. 시즌 막판까지 타선의 폭발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롯데는 9월 심각한 부진을 겪는 과정에서 타선의 심각한 득점력 저하 현상을 경험했다. 현저하게 떨어진 득점력과 장타력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는 불펜의 과부하를 가져왔고 팀의 집단 슬럼프의 원인이었다.

 

롯데는 타순의 변화와 백업 선수들의 활용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손아섭만이 꾸준함을 유지했을 뿐 지난해 팀 타선을 이끌었던 주전 선수들의 기록은 그게 떨어졌다. 1번 전준우는 시즌 내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김주찬은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홍성흔은 4번 타자로서 파워면에서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강민호는 수비부담으로 시즌 막판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고 경기 중 입은 큰 부상으로 그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루수 자리를 잘 메워주던 박종윤 역시 큰 부상으로 시즌 막판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강한 의지로 돌아오긴 했지만, 부상의 잔상을 완전히 지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이외에도 황재균, 문규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베테랑 조성환 역시 부상으로 라인업을 자주 비우면서 상.하위 타선이 모두 강한 롯데 타선의 장점은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

 

두산 역시 이와 다르지 않았다. 팀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두목 곰 김동주는 후반기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두산은 젊은 윤석민 등으로 4번 타순을 메웠지만, 경험과 결정력에서 부족함이 많았다. 또다른 중심타자 최준석은 깊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홀로 고군분투하던 김현수도 후반기 힘겨운 기색이 역력했다. 중심 타선이 흔들린 두산의 타선은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팀의 리드오프 이종욱의 원인 모를 부진, 지난해 도루와 오재원은 부상은 기동력 야구를 약화시켰다. 시즌 막판 손시헌과 정수빈의 부상은 하위 타선의 약화와 동시에 롯데를 공략한 중요한 무기인 뛰는 야구를 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두산 역시 공격력에서 롯데보다 났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포스트 시즌 경험에서도 롯데보가 떨어지는 선수들의 다수 포함되었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이렇게 무뎌진 창으로 대결해야 하는 롯데와 두산이지만 강한 방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양 팀 마운드의 중심은 차이가 있다. 두산은 강력한 선발 마운드, 롯데는 불펜을 그 중심으로 하고 있다. 두산은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 김선우로 이어지는 4선발이 강력하다. 부상으로 엔트리를 걸렀던 김선우가 성공적으로 복귀하면서 포스트 시즌 4선발 체제가 가능해졌다.

 

 

 

(유먼, 부상의 그늘 벗어날까?)

 

 

이는 선발 투수들이 충분한 휴식 후 등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올 시즌 두산의 장점이 강력한 선발진의 위력을 포스트시즌에서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이들 4선발은 롯데전에 강점이 있었다. 롯데는 두산의 선발진 공략의 해법을 찾지 못했다. 노경은은 롯데전 연승을 바탕으로 생애 첫 시즌 두 자리 승수를 이룰 수 있었다. 이들은 이닝 이터의 면모도 가지고 있다. 

 

이런 두산에 맞서는 롯데 선발진은 그 무게감이 떨어진다. 1선발 예상되는 송승준을 축으로 유먼, 사도스키, 고원준으로 이어질 선발진은 시즌 성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송승준이 시즌 막판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것이 긍정적이지만 두 외국인 투수의 컨디션이 미지수다. 유먼과 사도스키는 부상으로 시즌 막판 등판을 걸러야 했다. 힘은 비축했지만, 경기감각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유먼의 경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시즌 막판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었고 발목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다. 큰 불안 요인이다. 사도스키 역시 기복이 심한 투구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고원준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진 성적이 올 시즌 그의 위치를 말해준다. 송승준 다음으로 나올 선발투수들의 선전 여부가 중요한 롯데의 상황이다.

 

하지만 불펜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다르다. 두산은 질과 양에서 롯데데 크게 밀린다. 선발 투수 의존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두산은 홍상삼이라는 특급 셋업맨을 시즌 중 발굴했고 프록터의 든든한 마무리가 있지만, 이들을 뒷받침할 불펜 자원이 부족했다. 베테랑 정재훈은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고 임태훈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보탬이 되지 못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재우 역시 회복되지 못했다.

 

선발 요원이 김승회가 가세하는 것이 큰 힘이지만 홍상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어렵다. 마땅한 좌완 불펜이 없다는 것도 아쉬움이다. 이혜천, 김창훈이 있지만 원 포인트 투수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롯데에 위협적이 좌타자가 많지 않다는 것은 두산에 큰 위안이다. 두산은 사이드암 변진수, 경험 많은 김상현 등이 불펜에서 역할을 하길 기대할 것이다.

 

이런 두산에 비해 롯데는 풍부한 불펜을 자랑한다. 올 시즌 롯데를 이끈 힘을 불펜이었다.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갖추어 진 것도 큰 장점이다. 롯데 불펜의 중심은 정대현이다. 정대현은 부상 복귀 이후 완벽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지난해 위력을 되찾았다. 롯데는 정대현을 경기 중반 1차 승부처에 등판시키면서 큰 효과를 보았다. 경험이 풍부한 정대현은 포스트 시즌에서도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정대현을 축으로 강속구 투구 최대성, 사이드암 김성배가 우완 불펜진을 구축하고 강영식, 이명우, 이승호로 이어지는 좌완 불펜진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 두산의 좌타선을 막을 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진명호와 이정민이 롱릴리프 역할을 할 수 있다. 롯데는 엔트리에서 누구를 제외할지가 고민일 정도다.

 

문제는 롯데 불펜이 시즌 후반기 힘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마무리 김사율의 부진이 눈에 띈다. 김사율은 팀 역사상 가장 많은 정규리그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부상과 구위 저하로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롯데의 9월 부진의 시작은 김사율의 블론세이브에서 비롯되었다. 이후에도 김사율은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김사율의 부진과 함께 불펜의 축을 이룰 김성배와 최대성 등도 체력저하 현상을 보였다. 시즌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다는 것이 그 원인이었다. 시즌 막판 팀이 부진에 빠지면서 힘을 비축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두산 노경은, 롯데 킬러 명성 그대로?)

 

 

롯데는 마무리 김사율의 구위 회복이 절실하다. 그것이 어렵다면 정대현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대현은 시즌 막판 투구 수를 크게 늘리긴 했지만, 연투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마무리가 불안하다면 정대현의 활용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상황에 맞는 투수운영이 중요하다. 일명 양 떼 야구라고 일컬어 지는 롯데의 불펜 야구는 적재적소에 불펜투수들을 짧게 활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포스트시즌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벤치의 투수 운영능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롯데와 두산은 전력의 누수를 메우기도 전에 중요한 일전을 치러야 한다.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양 팀의 준PO 대결은 점수를 누가 더 내는 것보다 실점을 누가 덜 하느냐가 승부에 큰 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투수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어느 팀의 장점이 더 발휘될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가장 밑 단계에서 포스트 시즌을 시작한다. 분명 불리한 조건이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 승부를 결정짓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다. 양 팀 모두 준PO 팀의 또 다른 신화를 만들기 위해 상대를 넘어야 하고 상승세의 신바람을 타야 한다. 단기전 승부에서 전력이 떨어지는 팀은 무형의 플러스알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연 어느 팀이 상대를 누리고 첫 관문을 통화할 수 있을지 그리고 준PO 팀의 우승이라는 오래된 기억을 다시 살려낼 가능성을 찾을지 같은 듯 다른 두 팀의 대결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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