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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가져다준 휴식은 단 하루였지만, 시리즈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밀리던 SK의 원기를 회복했고 타자들이 힘을 회복할 시간을 주었다. SK는 3차전에서 17안타로 삼성 마운드를 맹폭했다. 삼성은 경기 초반 5점차로 앞섰지만, SK의 불꽃 타선에 마운드가 무너졌고 결정적 실책이 연발되며 대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SK의 12 : 8 승리, SK는 반전의 2연패 후 1승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난전 양상이었다. 양 팀 선발투수들의 초반 상대 타선에 밀리는 투구를 하면서 매 이닝 여러 상황이 벌어졌다. 비 온 뒤 다소 쌀쌀해진 날씨, 뜻하지 않은 휴식 후 낮 경기라는 점은 투수들보다 타자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 삼성의 배영수, SK의 부시 두 선발 투수들은 초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하고 말았다.

 

선취점은 SK의 몫이었다. SK는 1회 말 정근우의 2루타와 최정의 2루타를 묶어 1 : 0 리드를 잡았다.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특히 한국시리즈 들어 부진했던 중심 타자 최정의 적시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선발 투수 부시가 스스로 무너지면서 SK는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1, 2회를 무난히 넘겼던 부시는 3회 초 선두타자 진갑용을 볼넷으로 내보낸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나온 조동찬의 보내기 번트 때 부시는 지나치게 서두르는 수비로 송구 실책을 범했고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부시가 배영섭을 몸맞는 공으로 내보내자 SK는 채병용을 조기투입하는 승부를 던지며 삼성 공격의 맥을 끊으려 했다. PO 5차전에서 롱 릴리프로 만점 활약을 했던 기억을 되살려 주기를 SK는 기대했다.

 

 

 

 

(SK의 희망을 되살린 김강민의 3점포)

 

 

 

하지만 채병용은 준비가 부족했던 탓인지 좋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 변화구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제구도 흔들렸다. 채병용은 정형식에 볼넷을 연속으로 내주며 안타 없이 1실점 했다. 삼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승엽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한 삼성은 최형우의 3점 홈런으로 6 : 1까지 점수 차를 벌였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2차전 1이닝 6득점의 집중력이 재현된 삼성이었다.

 

SK는 믿었던 불펜 카드 채병용이 허무하게 무너졌고 3회 초 수비에만 3명의 투수를 투입해야 했다. 채병용의 뒤를 이은 박정배가 삼성 공격을 막아내며 가까스로 추가 실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누가 봐도 경기 분위기를 삼성의 승리 쪽으로 기울은 상황이었다. 여기서 SK의 승리 의지는 타선의 폭발로 이어졌고 경기는 알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3회 말 SK는 1사 후 최정의 2루타, 박정권의 2루타, 김강민의 안타가 적절히 조화되면서 2점을 추격했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더 견디지 못하고 4회 말 수비에서 차우찬으로 교체되었다. SK 타선의 기세를 삼성 불펜을 상대로도 멈추지 않았다. 4회 말 무사에서 박진만은 차우찬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2점 차로 삼성을 압박했다. 1사 후 정근우의 안타와 도루는 삼성의 내야진을 흔들어 놓았다. 

 

삼성은 차우찬을 내리고 심창민을 급히 마운드에 올렸지만, 심창민은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심창민은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이호준과 유리한 볼 카운트를 선점하고도 폭투로 실점하고 말았다. 도루와 삼성 포수 진갑용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던 정근우는 안타 없이 홈을 밟았다. 삼성은 리드를 지켜냈지만, 6 : 5 리드는 불안했다.

 

삼성은 5회 초 2사 후 박한이의 몸맞는공과 조동찬의 2루타로 한 점을 추가하며 SK의 추격을 뿌리치는 듯 보였다. SK는 선발 요원인 송은범까지 투입하는 초강수로 추가 실점을 막았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의 불펜을 고려하면 삼성의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 안지만이 남아있었고 힘을 비축한 마무리 오승환을 8회부터 투입할 수도 있었다. 문제는 오승환까지 가는 과정이었다. 불붙은 SK 타선의 끈질긴 공격을 삼성 불펜이 제어하지 못하면서 삼성의 의도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6회 말 SK는 삼성의 주력 불펜, 권혁과 안지만을 상대로 6득점 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무사에 박진만의 2루타로 시작된 득점 기회는 임훈의 보내기 번트가 안타가 되면서 무사 1, 3루가 되었고 정근우의 1타점 적시타와 최정의 내야안타가 연속으로 나오면서 SK의 8 : 7 역전으로 이이 졌다. 이 과정에서 삼성의 내야진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김상수는 호수비 이후 송구 실책으로 1점을 헌납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SK 공격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김강민은 삼성의 필승 불펜 안지만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내면서 팽팽한 경기 흐름을 11 : 8 SK의 확실한 리드로 바꿔놓았다. SK로서는 경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오는 한 방이었고 시리즈 전체를 놓고 보아도 SK의 희망을 되살리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이후 SK는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징검다리를 확실하게 놓아준 송은범과 박희수의 무실점 투구로 삼성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으면서 승리를 굳혔다. 8회 말 이호준의 솔로 홈런은 3차전 승리를 확정 짓는 축포와 같았다. 삼성은 SK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9회 초 한 점을 추격했지만, 승패와 무관한 득점이었다.

 

SK는 홈에서 1승을 거두면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시리즈 흐름을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강력한 삼성 불펜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무엇보다 PO 5차전 승부 이후 피로감을 극복하지 못했던 타선이 완벽하게 살아났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초반 5점차의 리드를 당하고도 이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승부에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홀드왕의 위력 보여준 박희수)

 

 

반대로 삼성은 초반 기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주춤하고 말았다. 믿었던 마운드가 너무 쉽게 무너지면서 연승 분위기가 끊어진 것이 아쉬웠다. 삼성으로서는 비로 한 경기가 순연된 것이 나쁘게 작용했다. 특히 수비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초반 좋은 흐름을 스스로 놓친 경기였다. 최형우가 연속 경기 홈런으로 해결사 능력을 발휘했고 이승엽이 멀티 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는 것이 위안이었다.

 

하지만 4번 박석민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정근우가 맹활약하고 있는 SK에 비해 테이블 세터진의 역할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앞으로 경기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재미없는 한국시리즈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 SK 타선의 확실하게 살아나면서 남은 경기의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삼성은 4차전 선발로 나서는 탈보트가 정규시즌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SK의 선발 김광현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는 것도 삼성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탈보트는 경기 공백이 길었고 한국시리즈와 같은 긴장된 승부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 쫓기고 있는 팀 분위기도 그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탈보트가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투구를 할 수 있을지가 승부에 큰 관건이 될 수 있다. SK 역시 PO 5차전 부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김광현이 어떤 컨디션으로 마운드를 지켜줄지가 중요하다.

 

3차전에서 불펜 소모가 많았던 삼성과 SK였다. 어느 선발 투수들이 좋은 분위기에서 마운드를 더 지켜낼 수 있을지가 중용한 4차전이 되었다. 타선의 살아난 SK가 원정에서 당한 2연패를 2연승으로 되돌려 주면서 시리즈를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인지 삼성이 3차전 역전패의 후유증을 씻어내고 정규리그 1위 팀의 위력을 다시 보여줄지 4차전은 시리즈 최고의 접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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