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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 선수생활의 갈림길에 선 선수가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포수 계보를 잇는 박경완이 그렇다. 현재 박경완은 선수생활 연장을 위해 배수의 진을 친 상황이다. 하지만 소속팀 SK에서 그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치열한 팀 내 경쟁을 뚫거나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필요하다. 박경완은 팀을 떠나는 것도 고려하고 있지만, SK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를 떠나보는 것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2010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만 해도 팀 중심에 있었던 박경완이었지만 불과 2년 사이 그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밖에 없는 박경완이다. 그 변화가 너무나도 급격히 일어났다. 계속되는 부상을 이겨내기에 그의 몸은 예전과 같지 않다. 포수로서의 기량은 인정받고 있지만, 타격과 주루에서 힘겨운 모습이다.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맞이한 박경완이다. 그럼에도 그는 마지막 기회를 잡고 싶어한다. 아직 선수생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경완은 1991년 쌍방울에 고졸 선수로 입단하면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1994년부터 팀의 주전으로 자리한 박경완은 강한 어깨를 지닌 수비형 포수였지만, 꾸준히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하면서 공격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박경완의 기량이 만개한 것은 1998년 현대로의 트레이드 이후였다. 당시 재정난에 시달리던 쌍방울은 재능있는 포수를 현금에 맞바꿔야 했다.

 

정신 팀을 떠난 아쉬움을 박경완은 성적으로 씻어냈다. 2000년 초까지 현대가 최강팀으로 군림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0년 시즌에는 포수로서 최초인 40개의 홈런으로 기록하며 시즌 MVP에 오르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이후 박경완은 국가대표의 중심 포수로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자리했다.

 

 

 

 

박경완은 2003년 SK로 팀을 옮기면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공격능력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했지만 여전한 편치력과 타점 능력을 보였다. 그를 더 빛나게 한 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능수능란한 투수 리드였다. 박경완의 투수 리드는 SK의 투수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충분했다. 상대 팀은 SK와 대결할 때마다 박경완과의 수 싸움에 찐을 빼야했다.

 

2000년 후반 SK의 무적 시대가 도래하면서 박경완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김성근 감독의 SK에서 박경완은 전력의 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누구보다 김성근 감독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선수였고 팀의 구심점이 되는 선수였다. 나이가 들수록 기량을 더 완숙해졌고 수비적인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마치 코치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과 같은 효과를 SK는 누렸다.

 

하지만 부상의 그림자가 박경완에 드리워지면서 시련이 시작되었다. 포수로만 20년 가까이 선수생활을 한 그에게 부상을 필연적이었다. 수차례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그때마다 박경완은 강한 의지로 힘든 과정을 견뎌냈다. 2010년 SK 우승 당시 주전포수였던 박경완은 부상을 당한 몸으로 투혼을 발휘했었다. SK 우승의 영광 뒤에 박경완은 선수생활을 담보로 하는 수술을 해야 했다.

 

긴 재활끝에 복귀한 박경완이었지만 박경완의 몸은 예전과 달랐다. 좀처럼 몸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주루플레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기 힘들었다. 여기에 타격감마저 회복되지 않았다. 공격적인 면을 중시하는 이만수 감독이 부임하면서 박경완은 팀 전력구상에서 배제되기 시작했다. 

 

재기에 대한 강한 의욕을 가지고 시작한 올 시즌 역시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40살을 넘긴 팀의 레전드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박경완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SK는 FA로 영입한 조인성과 오랜 기간 박경완의 백업에서 주전급으로 성장한 정상호, 팀의 미래 이재원, 재능있는 허웅까지 풍부한 포수진을 구축하고 있었다. 박경완은 없었지만, 포수진은 우려와 달리 단단했다. 

 

박경완은 2군에서 재활에 힘썼지만, 1할대 빈타에 허덕였다. 과거의 명성만으로 1군에 복귀하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SK의 팀 컬러가 더 공격적으로 바뀐 것도 영향을 주었다. 박경완 없는 SK였지만, SK는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여전한 전력을 과시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의 팀내 비중에 크게 떨어지게 하고 말았다.

 

박경완으로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FA 신청도 포기했다. 타 팀으로의 이적을 원하고 있다. SK에서 들어설 자리가 없음을 그도 모를리 없다. SK는 팀의 레전드나 다름없는 박경완이 타 팀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 하는 것이 영 탐탁치 않다. 일단 SK는 그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 선수생활 연장을 위해서는 팀내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구단의 또 다른 입장이다.

 

박경완의 선수생활 연장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박경완은 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원하고 있다. 자신을 원하는 구단이 있다면 팀을 옮기는 것도 마다치 않고있다. 녹슬지 않은 투수 리드와 수비능력은 아직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포수가 약한 팀들로서는 박경완의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SK의 결단이 필요하다.

 

 

 

 

현재 진행 중인 NC의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의 결과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과연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박경완이 포함되었을지가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SK로서는 포수자원을 모두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키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은퇴시기에 들어선 박경완을 팀의 상징적인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이에 포함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보호선수 명단에 박경완이 없다고 해도 NC가 1~2년 활용을 위해 10억 원의 거액을 주고 박경완을 영입하기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 주전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어려운 박경완의 몸 상태도 고려해야 하는 NC다. 선수가 절대 부족한 NC로서는 그 활용에 제한이 있는 선수의 영입에 고민스러울 수 있다. 물론 박경완의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젊은 선수들이 배울 수 있고 보이지 않는 전력상승에 가치가 더 크다고 한다면 박경완의 이름이 NC의 선택지에 쓰여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프로야구의 한 시대를 상징했던 레전드 대부분은 그라운드를 떠났고 다른 길로 들어섰다. 양준혁이 그랬고 이종범 또한 그 길을 따랐다. 박경완 역시 갈림길에 서있다. 박경완은 세월의 무게를 거슬러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어한다. 공격력은 크게 떨어져지만 포수로서 그의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풍부한 경험은 누구도 가지지 못한 자산이다. 박경완은 그를 원하는 또 다른 팀에서 그의 한계를 시험하고 싶어하지만, 벽에 막혀있다.

 

이대로 박경완이 선수 생활을 접고 또 하나의 전설이 될 것인지 그의 의지대로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스토브리그 내내 박경완의 거취는 큰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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