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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며 메이저리그행을 확정 지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큰 꿈을 이룬 LA 다저스에서 류현진은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게 되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야구 선수의 유출은 아쉽지만, 우리 야구의 위상을 드높이고 리그의 수준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일임이 틀림없다. 야구계 전체의 축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묵묵히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좌완 에이스가 있다. 


SK의 에이스 김광현이 그렇다. 김광현은 류현진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였다. 두 선수는 앞서거니 하면서 리그를 이끌었다. 이러한 경쟁은 서로를 발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국가대표에서는 팀의 에이스로 국제대회 선전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우리나라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그리고 4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두 선수의 상황은 크게 엇갈렸다. 류현진은 큰 박수속에 빅리그로 향한 반면, 김광현은 2011년 시즌부터 계속된 부상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김광현으로서는 류현진의 성공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아쉬움도 함께 할 수밖에 없다. 김광현은 류현진과 달리 리그 우승의 영광을 수 차례 함께 하며 더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혀 있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갑작스러운 발병과 이에 따른 컨디션 저하, 몸 곳곳의 부상으로 제대로 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긴 재활 이후 올 시즌 복귀했지만, 재활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복귀 초기 김광현은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 듯 보였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힘이 급격히 떨어지고 말았다. 부상 후유증은 여전했고 이는 구위 저하로 이어졌다. 부상에 대한 염려는 특유의 다이나믹한 투구동작도 움츠리게 하였다.

 

 

 

 

 


SK는 김광현의 투구 수와 이닝을 조절해야 했다. 그만큼 그의 투구는 조심스러웠다. 에이스의 귀환을 바라던 SK로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김광현은 포스트 시즌에서 옛 기량을 회복하는 투구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는 몸에 무리를 가져왔다. 시즌 종료 후 김광현은 어깨 부상 우려로 노심초사 해야했다. WBC 참가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술보다 재활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기량회복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김광현은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전형적인 파워피처다. 다양한 구질보다는 타자 무릅 쪽을 찌르는 직구와 칼날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하는 투수다. 단조로운 구질이지만 김광현은 두 가지 구질로 리그를 지배했다. 그만큼 공의 위력이 좋았고 제구도 동반되었다. 여기에 어린 나이 답지 않는 강심장은 그를 최고의 투수로 서게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김광현은 파워피칭이 그의 부상을 더 촉진하고 말았다. 온 힘을 다한 김광현만의 투구 폼은 공의 위력을 높여주었지만, 부상의 위험성도 함께 하고 있었다. 시즌을 거듭하고 투구 이닝이 누적되면서 피로감도 함께 높아졌다. 해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SK 전력은 김광현에게 휴식을 빼앗았다. 여기에 국제경기의 거듭된 등판은 그를 더 지치게 하였다. 


누적된 피로는 김광현에 큰 부담이었고 젊은 에이스는 부상의 터널 속으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계속된 부상은 그의 마음마저 지치게 했다.  최고의 자리에서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김광현으로서는 상실감이 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소속팀 SK 역시 에이스 투수 없이 힘겹게 시즌을 꾸려가야 했다. 김광현의 긴 부상은 자신은 물론이고 팀에게도 큰 손실이었다. 


올 시즌 김광현은 한층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비록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는 몸 상태지만 전성기 기량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 무엇보다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것은 큰 수확이었다. 하지만, 부상의 그림자는 여전히 그를 떠나지 않았다. 무너진 밸런스도 찾아야 하고 다시 한 번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지금 상황이면 시즌 시작부터 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 


선발 투수진 구성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SK의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SK는 마무리 정우람마저 군에 입대하면서 불펜의 힘이 크게 떨어졌다. 일당백의 기량을 뽐내는 박희수가 있지만, 그만의 힘으로 시즌을 보낼 수 없다. 아직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닝이터로서 오랜 이닝을 책임질 선발 투수가 절실한 SK다.

 

SK는 외국인 투수 영입으로 이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미 빅리그 경험이 있는 좌완 크리스 세든을 발 빠르게 영입했다.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준 마리오는 재계약 가능성이 높았지만, 더 좋은 투수를 찾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선발 투수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SK는 두 외국인 투수와 시즌 막판 부상에서 회복한 송은범, 영건으로 팀의 중심 선수로 떠오른 윤희상을 을 중심으로 선발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군에서 제대한 채병용 등이 뒤를 받힐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김광현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새롭게 영입될 외국이 투수의 기량이 아직은 미지수고 송은범이 매 시즌 부상에 시달렸음을 고려하면 더 많은 선발 투수 자원이 필요하다. 김광현이 풀 타임은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SK의 사정이다.

 

이런 팀 사정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김광현 역시 더 큰 목표를 위해 내년 시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메이저러리그 진출은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이미 국내 무대에서 많은 것을 이룬 김광현으로서는 큰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는 자신의 몸 상태가 정상임을 보여줘야 한다. 자신을 위해서도 부상의 그림자를 지워내야 한다.

 

김광현은 프로 7년 차로 접어드는 연차만 놓고 본다면 중견 선수지만, 이제 20대 중반의 한창나이다. 아직 노쇠화를 말할 수 없다. 충분한 재활과 훈련만 할 수 있다면 기량 회복을 이룰 수 있다. 김광현은 우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한다. 묶은 과제인 자신에게 맞는 투구폼으로의 변화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대로 물러서기에 야구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

 

김광현이 부상에 막혀 평범한 투수가 되거나 야구를 접게 된다면 이는 한국 프로야구에도 큰 손실이다. 김광현만큼 국제경기 경쟁력을 지닌 투수도 없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공백은 앞으로 대표팀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그가 꼭 일어서야 하는 이유다. 과연  김광현이 2년 간의 부상터널을 벗어나 새롭게 팀의 에이스로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로 돌아올지 그 해답은 본인 자신이 가지고 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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