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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소식들이 연이어 터져 나온 야구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오랜 기간 검찰이 수사해온 야마야구 입시 비리가 프로출신 지도자에까지 미치면서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올 시즌 까지 롯데를 2년간 이끌었던 양승호 전 감독의 비리 연루와 구속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시즌 종료 직후 갑작스러운 퇴진에 팬들의 아쉬움이 많았던 팬들로서는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승호 전 감독의 체포 수사와 구속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오랜 기간 혐의에 대한 내사가 있었다는 방증이다. 양승호 감독은 퇴진한 감독이지만 일구회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을 정도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남은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진 못했지만, 롯데에서의 2년은 그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일구회 감독상은 중도 퇴진의 아쉬움을 조금은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것 같았던 양승호 감독의 2012년 마무리는 차갑기만 하다. 프로야구에서 초보 감독이었지만, 롯데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면서 쌓아놓은 감독으로서의 좋은 이미지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양승호 전 감독은 고려대 감독으로 재직하던 2년간 저지른 비리가 드러나면서 야구 인생의 큰 위기를 맞이했다. 당분간 그에게는 비리 감독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양승호 감독 체제에서 롯데는 팀 체질을 바꾸고 전에 가지지 못했던 근성일 지닌 팀으로 변모했다. 올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에도 롯데는 불펜 강화라는 승부수가 통하면서 강팀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양승호 전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양승호 전 감독은 지난해 시즌 초반의 시행착오를 이겨내고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올려놓았고 올 시즌에는 공격의 팀을 지키는 야구의 팀으로 바꾸면서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그의 지도력이 돋보이는 2년이었다.

 

 

 

 

 

 

 

양승호 감독은 선수들과의 관계도 좋았다. 양승호 전 감독이 롯데를 떠난다는 소식은 팀 전체 분위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시즌 후 열린 아시아 시리즈 참패의 원인도 갑작스러운 감독교체에 따른 팀 분위기 저하가 큰 영향을 미쳤다. 양승호 감독은 인화를 중시하는 덕장으로 선수들의 신망이 두터웠고 이를 통해 롯데를 더 끈끈한 팀으로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양승호 전 감독은 롯데 부임 당시 그에게 쏟아졌던 각종 의구심을 걷어내고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롯데에서의 2년은 그에게 특별한 경험이었고 앞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될 수 있었다. 그의 퇴진을 두고 롯데 구단의 처신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일기도 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또 다른 팀에서 그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도 잡을 수 있었다.

 

프로야구 지도자로 발돋움 하려는 그였지만, 아마야구의 고질적인 비리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양승호 전 감독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대학교 입학을 둘러싼 비리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미 상당 수 지도자들이 이에 연루되어 있었다. 상급 학교 감독의 금품수수는 관행처럼 여겨졌다. 아마 야구팀 운영에서 감독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현실에서 자신이 "갑"의 위치에 있다면 검은 유혹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었다.

 

양승호 전 감독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양승호 전 감독은 대학교 감독시절 팀 내 구타를 근절하고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이런 남다른 팀 운영은 롯데 감독으로 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검은 거래가 자리하고 있었다. 설마가 결국 현실이 되었다. 

 

이제 프로야구는 10구단 체제로 접어들었다. 양적 팽창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었다. 이제 커진 시장을 질적으로 향상시킬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할 시기다. 프로야구 선수를 공급하는 아마야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런 아마야구가 각종 비리로 얼룩져 있다는 것은 프로야구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는 원인이 된다. 이번에 비리 혐의에 연루된 상당 수 지도자들이 프로출신이라면 점을 고려하면 프로야구도 비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우리 야구는 학원 스포츠에 절대 의존했다. 그 학교들의 팀 운영은 전적으로 학부모들의 호주머니 돈으로 충당되는 것이 현실이다. 재정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팀 운영을 위해 무리수가 나올 수 있는 구조다. 야구단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학교들은 감독의 역량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한다. 감독은 선수들의 지도하는 것 외에 행정적인 부분도 담당해야 한다. 비리가 자랄 수 있는 구조다.

 

 

 

 

 

 

 

 

대부분 지도자들은 어려운 여전에도 정직하게 팀을 운영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사리사욕을 채우는 기회로 삼는 이들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비리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 사회인 야구의 활성화 등을 통해 야구 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장을 넓힐 필요가 있다. 학원 스포츠에 기대는 구조로는 양질의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공급받기도 어렵다. 선수 공급의 피라미드 구조를 이젠 깰 필요가 있다.

 

야구계 전체가 고질적인 비리구조 근절에 대해 고민할 시기다. 학연, 지연에 얽매여 이를 눈감아 주고 감싸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벌써부터 비리로 받은 돈을 야구단 운영비로 사용했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등의 동정론도 일어나고 있다. 이는 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혐의자에 대한 일벌백계와 재발방지가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

 

이렇게 롯데 양승호 전 감독의 뒷모습은 야구계의 비리 구조속에 크게 일그러지고 말았다. 그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은 실망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제 그는 상당 기간 잊혀짐의 대상으로 남게 되었다. 비리 감독이라는 굴레는 지울 수 상처가 되었다. 양승호 전 감독이 지도자로 재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그만의 잘못으로 보긴 어렵다. 깨지기 힘든 비리구조에 그 역시 순응했을 뿐이다. 하지만 죄는 없어지지 않았고 그 댖가는 혹독한 현실과의 만남이었다. 

 

양승호 전 감독의 비리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다. 결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야구의 인기에 도취되어 있던 야구계 전체의 자성과 자정노력이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이런 비리들이 쌓여간다면 팬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순식간이다. 제2, 제3의 양승호 감독의 사례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프로야구가 침체기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불과 10년 전 일이었음을 야구인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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