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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결산하는 12월, 프로야구도 역시 각종 시상식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론 좋은 활약을 한 선수에 해당된다. 이 시점에 가장 바쁜 선수를 꼽으면 정규리그 MVP 박병호와 더불어 신인왕을 차지한 서건창을 꼽을 수 있다. 서건창은 신인왕은 물론이고 골든글러브 2루수로 뽑히는 등 올 시즌 가장 큰 활약을 2루수로 시상식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뛸 수 있는 팀이 없어 마음고생을 하던 선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서건창이다. 올 시즌 신인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서건창의 프로입단은 2008년이었다. 당시 서건창은 고졸선수로 LG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우투좌타의 이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고 얼마가지 못해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서건창은 다시 한 번 기회의 문을 두드렸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서건창은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야 했다. 20대 초반의 전도유망했던 선수가 야구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현역으로 복무한 2년 공백은 그의 야구인생에서 최고의 고비였다. 대부분의 경우 다른 길을 찾는 것이 보통이지만, 서건창은 포기하지 않았다. 군 제대후 서건창은 희망을 잃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다. 넥센은 그에게 약속의 땅이었다. 


서건창은 정식 계약은 아니었지만, 넥센에서 새롭게 출발했다. 그에게 소중한 기회였다. 서건창은 가지고 있던 잠재력이 조금씩 빛을 발하지 시작했다. 하지만 1군 무대는 그에게 높은 벽과 같았다. 여기서 뜻하지 않은 주전들의 부상이 그에게 더 큰 기회로 다가왔다. 주전급 내야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넥센의 코치진은 2군에 눈을 돌렸다. 그 레이더망에 서건창이 포착되었다. 

 

 

 

 

 

 

 


젊은 선수들에 기회를 과감히 제공하는 김시즌 넥센 전 감독은 서건창을 주전으로 발탁했다. 1군 경기 경험이라고 해봐야 1타수에 삼진 1개가 전부인 무명의 선수를 주전 2루수로 기용한다는 것은 모험에 가까웠다. 주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였다. 실제 서건창은 1군 투수들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타격에서 고전했다. 수비는 견실했지만, 부진한 타격은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김시진 감독은 서건창의 재능을 믿었고 그를 계속 주전으로 기용했다. 경기 경험이 쌓이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서건창은 숨겨둔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타율은 수직 상승했고 그의 빠른 발은 많은 도루를 만들어냈다. 빠른 발을 가진 좌타자 컨텍 능력을 겸비한 서건창은 까다로운 타자로 변신했다. 그의 타순은 하위타순에 테이블세터로 격상되었다. 서건창은 넥센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이었다.

 

서건창의 활약은 야구 팬들에게 그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어느 순간 서건창은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가 되어있었다. 성적 면에서 서건창을 따를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서건창의 상승세는 리그 후반 점점 사라져갔다. 풀타임 첫 시즌에 임하는 선수들이 겪는 어려움을 그도 피해가지 못했다,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분석한 상대 팀들은 약점을 파고들었다.

 

여기에 넥센의 팀 성적마저 곤두박질하면서 서건창은 상승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한 때 3할을 육박하던 타율은 2할대 중반으로 떨어졌고 각종 공격지표도 하락했다. 넥센의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와 함께 서건창의 시즌 역시 아쉬움 속에 끝나고 말았다. 올 시즌 서건창은 127경기에 나서면서 타율 0.266, 안타 115개, 40타점, 37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3루타 10개의 기록은 그의 빠른 발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리그 후반기 부진에 빠진 것이 아쉬웠지만, 신인 선수로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성적이었다. 서건창은 이러한 성적을 바탕으로 각종 시상식에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무명의 설움을 딛고 일어선 서건창의 성공 스토리는 감동이라는 요소까지 더해주었다. 골든 글러브 수상의 영광 역시 좋은 성적뿐만 아니라 서건창만의 남다른 스토리가 일정 작용했다. 

 

올 시즌 서건창은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상복도 터졌고 연봉 역시 대폭 상승했다. 이제 넥센의 서건창은 팀의 명실상부한 중심선수다. 내년 시즌 서건창은 테이블세터로 팀의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올 시즌의 경험은 그에게 자신감과 함께 더 큰 발전을 위한 영양소가 될 수 있다. 누구보다 힘든 시절을 보냈던 서건창으로서는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강할 수밖에 없다.

 

 

 

 

 

 

서건창으로서는 약점으로 지적된 체력문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풀 타임을 기복 없이 치를 수 있는 내구력을 갖춰야 한다. 확실한 테이블 세터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출루률과 도루 성공률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상대 팀의 맞춤 공략에서 대응해야 한다. 지난해 겨울 묵묵히 방망이를 돌렸던 것처럼 올 겨울도 서건창은 많은 땀을 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은 어렵지만, 내려가는 것은 너무나 쉬운것이 인생사다. 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조금만 방심하면 자신의 자리를 잃을 수 있다. 서건창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병역의무까지 이행한 서건창은 야구선수로의 걸림돌이 모두 제거된 상황이다. 묵묵히 정진한다면 이루어야 할 것이 훨씬 많은 선수다.

 

올 시즌 성공으로 서건창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2루수로 자리했다. 하지만 그의 자리에는 국가대표 주전인 정근우와 같은 나이 또래의 안치홍 등 쟁쟁한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팀 내 경쟁뿐만 아니라 이들과의 경쟁은 내년 시즌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건창이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선수들이다.

 

올 시즌 성공이 그의 계속된 발전으로 이어질지 2년생 징크스에 발목이 잡힐지 서건창의 계속된 활약은 자신뿐만 아니라 넥센의 내년 시즌 팀 전력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만큼 그의 비중은 커져 있다. 팀내 위상이 높아질수록 그 책임도 커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과연 서건창이 올 시즌 성공을 바탕으로 넥센의 서건창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서건창으로 한 층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무명의 성공스토리를 그가 얼마가 더 써나갈지 그의 2013년이 기대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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