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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많은 젊은 선수들이 프로의 문을 두드린다. 그 와중에 30대 후반에 접어든 상당수 선수들이 선수생활을 접는다. 그 이전에도 알게 모르게 야구 인생을 접는 선수들도 많다. 오랜 기간 한결같은 기량으로 프로선수 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선수로 남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고 팀에 필요한 선수임을 증명해야 한다. 


LG의 노장 최동수는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노력으로 40대의 나이에도 당당히 팀의 주요 선수로 자리하고 있는 경우다. 그의 동기와 후배 중 상당수는 야구를 떠났거나 코치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최동수는 여전히 당당한 현역 선수다. 그것도 1, 2군을 오가는 그저 그런 선수가 아닌 1군 엔트리에 항시 속할 만큼 그 입지도 단단하다. 내년 시즌 LG의 개막전 엔트리에 최동수의 이름을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최동수는 부침이 있었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전했다. 1군에서 총 94경기에 나섰다. 타율은 0.278, 70개의 안타에 3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1개에 그쳤지만, 대타로 주로 나섰던 점과 40을 훌쩍 넘긴 나이를 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최동수는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LG의 분위기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최동수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선수가 아니었다. 포수로 입단했지만, LG의 포수 자리는 김동수가 있었고 조인성이 있었다. 그가 주전으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출전 기회를 늘리기 위해 포지션 변동을 하기도 했지만, 주전 자리는 그와 거리가 있었다. 최동수는 그저 그런 타격 능력과 수비능력을 지닌 백업 선수로 여겨졌던 최동수였다.

 

 

 

 

 

 

1군과 2군을 오가는 생활을 하는 사이 30살을 넘었다. 이렇게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동수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성실함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있었다. 누구보다 많이 훈련했고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최동수는 나이를 먹으면서 기량이 더 늘어나는 선수였다. 경기 출전수도 점점 늘었다.

 

2007년 시즌에는 125경기에 나서면서 3할의 타율에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다. 그 활약으로 최동수는 30대 중반에 팀의 주전급으로 그 위치를 격상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주전 자리는 보장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목말라 있던 LG는 외부 영입선수로 야수 포지션을 채웠다. 최동수의 역활은 다시 대타, 주전을 대신하는 백업으로 돌아갔다. 최동수는 개의치 않았다. 

 

이렇게 영원한 LG맨으로 남을 것 같았던 최동수에 변화가 찾아왔다. 2010년 시즌 전격적으로 단행된 트레이드를 통해 최동수는 10년을 넘게 몸담았던 LG를 떠나 SK로 팀을 옮겼다. 과거 김성근 감독이 LG를 지휘하던 시절 최동수는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을 묵묵히 견딘 몇 안 되는 선수였다. 그런 최동수가 SK에서 김성근 감독과 또 재회하게 될 줄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당시 SK는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선수구성에 애를 먹고 있었다. SK는 유망주 상당수를 희생하면서 즉시 전력감 선수를 LG로 부터 영입했다. 최동수가 그 안에 포함되었다. 보통의 선수라면 좌절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생활의 처음과 끝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었던 팀을 시즌중에 떠난 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 될 수 있었다.

 

최동수는 달랐다. 트레이드가 되던 해 부진했지만, 2011년 시즌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홈런수는 급격히 줄었지만, 그가 가진 풍부한 경험은 투수들과의 승부에서 유용했다. 그의 성실함은 젊은 선수들에 귀감이 되었다. 훈련이 많기로 이름난 SK였지만, 최동수는 그 훈련을 이겨내는 것은 물론이고 젊은 선수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SK에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울 것으로 예상되던 최동수가 또 다른 운명이 다가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SK는 최동수의 가치를 알았지만, 젊은 선수들 보호를 우선했다. 40살을 넘은 노장을 데려갈 팀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LG의 생각은 달랐다. 과도기에 있는 팀에 최동수가 필요했다. 최동수는 LG를 떠난 지 2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올 시즌 최동수는 여전한 활약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젊은 선수 못지않은 투혼으로 베테랑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팀은 또다시 포스트 시즌을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최동수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성적을 남겼다. 30대 후반의 노장들이 떠밀리듯이 팀을 떠나는 현실에서 최동수의 위치는 굳건해진 느낌이다.

 

40살을 넘긴 최동수는 분명 힘에서 예전보다 떨어진 모습이다. 이제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대하긴 어렵다. 민첩한 수비로 기대하기 어렵다. 지명타자로 나서기에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동수는 빛나는 조연으로서 자신만의 역할을 찾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딘 LG에 최동수의 존재는 소중하다. 팀 타선의 히든카드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구심점도 될 수 있다.

 

 

 

 

 

 

이번 동계훈련에도 최동수는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것은 그와 비슷한 동반자가 있다는 점이다. LG의 불펜 투수 류택현의 존재는 그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류택현은 큰 부상을 당한 이후 스스로 재활을 하면서 1년을 보냈고 LG로 복귀한 경우다. 그 역시 40살은 넘은 노장이지만 올 시즌 LG 불펜에서 그의 역할 비중은 상당했다. 좌완 불펜이라는 이점에 풍부한 경험은 내년에도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류택현의 존재는 최동수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혹자는 최동수와 같은 선수를 보고 젊은 선수의 자리를 빼앗고 자기 욕심만 차리는 선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동수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다. 필요가 없었지만, 언제든 팀을 떠나야 하는 위치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프리미엄도 없다. 오직 실력과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를 차지한 선수다. 최근 들어 노장 선수 홀대 현상이 더 많아지는 상황에서 최동수는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최동수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야구에 눈을 떴다. 늦게 야구를 알았기에 더 오래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년 간 최동수는 세월의 흐름을 거꾸로 거스른 듯한 모습을 보였다. 2013년에도 최동수는 시간을 다시 한번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 과정은 순조롭다. 팀도 그를 필요로 한다.

 

최동수의 존재는 선수생활의 기로에 선 30대 선수들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 그가 한해 한해 선수생활을 이어갈 때마다 긍정의 에너지는 더욱 더 많이 퍼질 수 있다. 과연 최동수가 내년 시즌에도 그 존재감을 유지하며 조용히 노장의 소박한 투혼을 이어갈지 은퇴라는 단어에 묻히게 될지 야구 팬들에게 최동수의 행보는 또 다른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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