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2013년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 전력의 중심은 투수력이다. 롯데는 이대호에 이어 2012시즌 종료 후 열린 FA 시장에서 김주찬, 홍성흔 두 중심 타자를 잃었다. 롯데는 이들을 대신할 야수를 보호선수로 지명할 것 같았지만, 투수 2명을 영입하면서 상대팀의 허를 찔렀다. 롯데가 FA 시장의 강자가 아닌가 하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롯데는 타선 강화라는 숙제를 안고 스프링 캠프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타자로 사도스키가 떠난 외국인 선수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었지만, 선발 투수 요원으로 대신했다. 2012시즌부터 불펜을 강화하고 지키는 야구로의 변신을 꾀한 롯데는 그 기조를 2013시즌에도 그대로 이어가게 됐다.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권영호 코치의 영입은 롯데는 팀 운영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확보한 롯데 마운드지만 선발 투수진에 아쉬움이 남는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선발진이 강했지만, 지난해부터 선발로테이션의 문제가 발생했다. 유먼이라는 걸출한 외국인 투수를 얻었음에도 선발진에 아쉬움이 있었다. 유먼을 제외하고 시즌 내내 안정감을 유지하는 투수가 없었다. 

 

송승준은 원투 펀치 역할을 기대했지만, 전반기와 후반기 기복이 너무 심했다. 포스트 시즌 분전으로 체면은 세웠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에이스라 하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불안한 투구로 롯데 재계약에 실패한 사도스키는 제쳐놓더라도 3번 선발 이후 붙박이 선수가 없었다. 회춘 투를 선보였던 이용훈은 나이에 따른 채력저하와 부상으로 풀 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정민이 이용훈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반짝 호투에 그쳤다.







 

젊은 투수 자원인 고원준, 진명호 등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원준은 두자릿수 선발승을 기대했지만, 자기관리 실패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후 음주운전 파동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진명호는 항상 가능성을 보였지만, 넘어야 할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위력적인 직구를 살려줄 제구의 정교함을 높이는 것과 변화구 구사 능력이 여전한 숙제다. 

 

이런 롯데에 군 제대 선수들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 입대 전 롯데의 에이스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었던 조정훈은 2년여의 공백기 동안 재활에 집중했다. 제대했지만, 당장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이 아니다. 당장은 투구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다. 즉시 전력감으로 삼기보다는 시즌 후반기를 기약해야 한다. 

 

조정훈과 비슷한 시기에 입대한 나승현 역시 선발투수 후보군에 들 수 있다. 나승현은 입단 동기 류현진과 크게 비교되는 선수다. 현시점에서 류현진은 거액을 받고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지만, 나승현이 이제 경찰청을 제대하고 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시작은 같았지만, 세월이 흐른 후 그 차이는 너무나 크게 벌어지고 말았다. 

 

나승현을 롯데가 지명한 이유는 당장 실전에 투입할 불펜 요원 확보였다. 류현진은 고교시절 받은 수술 이력으로 1차 지명팀은 SK에서도 외면을 당했고 롯데 역시 고심끝에 지명하지 않았다. 과감히 류현진을 지명한 한화는 팀의 확실한 선발 투수를 얻었고 포스팅을 통해 막대한 이익금도 그들 것으로 할 수 있었다. 

 

반면 나승현은 입단 첫해 롯데의 마무리 투수 부재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는 활약을 했지만, 이후 깊은 침체에 빠져들었다. 타자와의 정면 승부를 꺼리지 않는 과감한 승부가 신인 때는 통했지만 2년 이후 상대의 분석에 노출되면서 더는 통하지 않았다. 직구를 뒷받침할 변화구 제구에 큰 약점을 드러내면서 나승현은 승부처에서 투입할 수 없는 투수가 되었다.

 

2006시즌 16세이브를 올린 이후 나승현에서 세이브와 승리는 머나먼 이야기와 같았다. 해마다 투구 이닝은 줄었고 2군에 머무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성적도 뒷걸음질쳤다. 나승현은 한 해 반짝하고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퇴보하는 모습이었다. 투구폼의 변화나 변화구 장착이 모두 여의치 않았다. 자신감도 점점 상실되었다.

 

2010년 1군에서 2경기 등판에 10실점 10자책점을 기록한 것을 끝으로 나승현은 조용히 입대를 선택했다. 나승현으로서는 자신을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병역의 의무를 빨리 해결하면서 야구에 더 전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승현은 퓨처스 리그지만, 경찰청에서 뛰면서 마음껏 자신의 구질을 시험할 수 있었다.

 

2012시즌 나승현은 경찰청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 3승 5패 17세이브 방어율 4.68을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로 썩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모처럼 풀 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롯데 시절 조금만 부진하면 2군행을 통보받았던것과 달리 경찰청에서 나승현은 줄 곳 중용되었다. 시즌 막바지에는 선발투수로의 가능성을 시험하기도 했다. 이런 믿음과 경기 경험은 부활을 꿈꾸는 나승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2년만에 롯데에 복귀했지만 나승현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그가 들어가야 할 롯데의 불펜은 포화상태다. 비슷한 유형의 정대현, 김성배의 입지가 탄탄하다. 그외 이재곤, 홍성민 등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들이 존재한다. 1군 무대에서 2년여의 공백기를 거친 나승현이 당장 넘기에 힘든 상대들이다.






 

나승현으로서는 선발 투수로의 가능성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은 외국인 투수 2명과 송승준을 제외하면 2자리가 경쟁구도에 놓여있다. 앞서나가는 고원준은 불미스러운 일로 주춤하고 있고 이용훈은 부상재발의 위험성이 남아있는 선수다. 두산에서 온 김승회 역시 팀 적응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잠재적 경쟁자인 젊은 투수들도 장단점이 함께 하는 투수들이다.

 

나승현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인다. 나승현으로서는 2년간 퓨처스 리그에서 갈고 닦은 내공을 발휘할 시간이 되었다. 군 문제도 해결되었고 야구에만 집중할 여건을 마련했다.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의 극복과 제구가 변화구 장착은 경쟁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김시진, 정민태 체제에서 집중조련을 받는다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2년간의 공백은 나승현에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고교 최대어로 프로에 들어온 이후 내리막길만 걸었던 나승현이었다. 동기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보고 착잡한 마음이 들 수 있는 나승현이다. 그가 프로선수 생활을 지속하는 한 류현진과의 비교는 항상 따라다닐 그림자와 같다. 그 그림자를 없애기 위해서는 스스로 빛나는 수밖에 없다. 이는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우선 스프링 캠프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나승현은 롯데 팬들에 애증의 존재와 같다. 가능성을 폭발시키지 못하는 그를 두고 안타까움의 시선과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비판이 함께한다. 하지만 많은 팬은 여전히 나승현이 살아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2년 동안 잊혀졌던 나승현이 새롭게 시작되는 야구인생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이는 기술적인 문제이전에 그의 마음가짐과 부활에 대한 강한 의지가 그 가능성은 더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