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불혹의 계속된 반란 꿈꾸는 LG 이병규

최근 프로야구 흐름은 상.하위 권의 고착화 현상이다. 삼성, SK, 롯데, KIA, 두산은 상위권의 위치를 굳혔지만, 그 외 팀들은 가을 야구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매년 좌절을 경험했다. 좌절했다. 그 팀 중에서 LG는 해마다 반복되는 뒷심부족, 일명 DTD의 저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이라는 거대 야구 시장, 어느 팀 부럽지 않은 팬들의 성원을 받고 있지만, 그들의 야구는 가을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2012시즌 LG는 김기태 감독 체제로 큰 변화를 주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경기력의 아쉬움뿐만 아니라 스토브리그의 실패는 LG의 재도약을 막는 또 다른 요인이었다. 조인성이라는 프랜차이즈 포수를 너무 쉽게 떠나보냈고 큰 출혈을 하며 영입한 선수들도 FA 시장에서 빼앗기고 말았다. 여기에 승부조작의 여파로 전도유망한 영건 2명도 잃었다.

 

LG는 해마다 야구단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의 팀 운영이었다. 지난해 젊은 팀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지만, 기대를 했던 젊은 유망주들의 성장세는 더디기만 했다. 그 선수들의 기회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수확이었다. LG로서는 장기 레이스를 치르기에 팀 전력의 누수가 많다는 것을 확인한 2012년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이전과 다른 적극 행보로 전력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진영, 정성훈 두 내부 FA 선수를 조기에 눌러 앉히면서 내부단속에 성공했다. 정현욱을 삼성으로부터 영입하면서 허약한 투수력을 실질적으로 보강할 수 있었다. 트레이드 금기 팀이었던 삼성과의 3 : 3 트레이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 여기에 주키치, 리즈 두 외국인 투수들과의 끊질긴 협상을 통해 재 계약을 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LG는 대규모 투자를 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싸울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위권으로 가는 문은 좁기만 하다. 기존 상위권 팀들의 전력은 여전히 강하다. 하위권에 함께 위치했던 넥센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신생팀 NC 역시 만만친 않은 전력을 구축했다. LG로서는 새롭게 보강된 선수들을 기존 선수들과 어떻게 조화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낼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LG의 도약을 위해서는 기존 선수들의 분전이 필수적이다. 팀의 중심을 이루는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LG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중에서 올 해 40살이 되는 이병규가 주목된다. 이병규는 최고령 선수인 최동수, 류택현과 더불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한 때 일본리그에서 활약하긴 했지만, 그는 LG를 대표하는 선수임이 틀림없다.

 

이병규는 수년간 일본에서 활약한 것을 제외하고 1997년부터 지난해 까지 무려 13시즌을 LG에서 뛰었다. 그는 신인 시절부터 LG 타선의 중심이었다. 통산 타율은 0.312에 이르고 1,842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안타 생산 능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병규는 몸이 먼저 나가는 나쁜 버릇이 있음에는 천부적인 타격감으로 이를 극복했다. 볼을 잘 고르지 않는 배드 볼 히터임에도 정교함을 겸비했다. 

 

이런 이병규의 천부적 재질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병규에게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팀 기여도가 떨어진다. 는 등의 비판도 따랐다. 실제 그의 플레이를 보면 힘들이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설렁설렁 플레이하는 듯 한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성적들과 이에 근거한 팀 기여도는 폄하할 수 없다. 이는 천부적인 재능만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병규는 지난해에도 3할의 타율에 126개의 안타를 양산하면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30대 후반에 이른 타자라 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물론 2011년 시즌 16개의 홈런이 5개로 급감했고 타점 역시 75타점에서 41타점으로 줄었다. 병살타 18개를 기록하며 찬스에서 해결능력도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분명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라 볼 수 있는 성적이었다. 잔 부상도 이어졌다.

 

하지만 2013시즌에도 이병규는 팀의 중심 선수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을 보였지만 LG의 젊은 외야자원들은 여전히 가능성을 틀을 깨지 못했다. 이대형 역시 깊은 슬럼프에서 깨어나야 한다. 2012시즌 이병규의 기록을 능가할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클러치히터로 거듭된 박용택과 함께 LG의 좌타선을 이끌어야 할 이병규다. 아직 그에게 40살이라는 나이는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기량이 저하가 보이지만, 40살의 나이에도 3할의 타율을 기록하고 100개를 훌쩍 넘기는 타격을 할 선수는 많지 않다. 그만큼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이병규지만 이제 매 시즌이 소중한 시기가 되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향상에도 눈길을 돌려야 하는 LG로서는 베테랑에 대한 배려를 계속할 수 없다. 동등한 기량이라면 젊은 선수들에 기회를 더 줄 수도 있다.

 

 

 

 

 

 

이병규로서는 비교우위를 보여주어야 한다. 부상이라는 복병과도 싸워야 한다. 아직 그의 입지는 탄탄하지만, 부상의 변수는 뜻하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부상회복의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팀의 오랜 숙원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도 짊어져야 한다. 자신의 기록은 물론이고 팀의 구심점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가 남다를 이병규다. 그동안 이병규는 LG의 거듭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때마다 베테랑 선수로 책임론에 휩싸였다. LG의 팀워크 부재 원인 중 베테랑 선수들과 코칭스탭의 부조화가 지적되기도 했다. 2012시즌 LG는 베테랑 선수들의 솔선수범으로 이부분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냈다. 하지만 상위권으로 가기에 힘이 모자랐다.

 

LG는 2013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마다 LG 팬들은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꾸는 시즌을 경험해야 했다. 그럼에도 LG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이 김기태 감독체제의 정착기였다면 이번 시즌은 뭔가 보여줄 시즌이다. 이병규는 LG 부활을 이끌어야 할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병규의 맹활약이 이어진다면 불혹의 반란이기도 하지만 LG의 반란도 이끌 수 있다. 세월의 무게는 분명 이병규에 큰 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병규이기에 그것을 그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가지게 한다. 과연 이병규가 변함없는 활약으로 이병규가 살아있음을 보여줄지 LG의 부활을 이끌어낼지 이병규의 40살 도전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