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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스프링 캠프가 다가오면서 프로야구 각 팀의 분주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외부 영입도 당분간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낮다.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은 팀의 약점을 해결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를 시도했던 롯데의 제1 과제는 공격력 강화에 있다. 지난해 주력 FA 선수들을 잃으면서 한층 더 공격력이 약해진 롯데는 투수력을 더 보강하는 역선택으로 강점을 더 살리는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장성호를 영입했지만, 내부 자원의 육성을 통해 충분히 공격력 강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롯데 신임 김시즌 감독은 뛰는 야구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시즌 그가 이끌었던 넥센은 기동력의 팀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홈런왕 박병호를 중심으로 한 중심타선의 힘이 크게 좋아졌고 여기에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선수가 도루할 수 있는 발야구가 접목되면서 공격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롯데는 올 시즌 이런 넥센의 예를 다시 재현하려 하고 있다. 이미 시즌 구상에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통해 기동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보였다. 장타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주루능력은 팀 득점력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요소가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동력의 야구도 중심타선의 강화가 선결돼야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주자를 불러드릴 클린업 타선의 없다면 수많은 잔루만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롯데는 찬스에서 결정력 부족으로 포스트 시즌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롯데는 현 선수자원으로 최적의 클린업 트리오 구성을 해야 한다.

 

롯데는 손아섭, 전준우, 장성호 순으로 클린업 트리오 구성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성적만 놓고 본다면 강민호가 이에 들어가야 하지만 포수라는 수비 부담이 그 결정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초반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했던 박종윤이 변수지만, 박종윤은 하위타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황재균의 1번 타자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중심 타선 구상이 변화할 가능성을 낮게한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 최다 안타왕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하면서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장성호 역시 나이에 따른 기량저하고 보이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새로운 팀에서 심기일전한다면 제 몫을 해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4번 타순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은 전준우의 성공여부다.

 

이미 롯데 차세대 4번 타자로 주목받고 있는 전준우지만 다소 빠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타격이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는 점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4번 타자의 중압감을 견딜 수 있을지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전준우는 신개념 4번 타자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선수임에 틀림없다. 롯데가 4번 타자로 키워낼 선수로 본다면 과감하게 기용할 필요도 있다.

 

전준우의 강점은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장타력이 있고 20개 이상의 도루가 가능한 주루능력이 겸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호타준족의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3할대에 근접한 타율도 가능하다. 과거 이대호 같은 거포형 4번 타자보다는 클리치 능력을 겸비한 뛸 수 있는 중거리 4번 타자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 현 시점에서 롯데 내부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4번 타자 재목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지난 시즌 떨어진 타격감 회복이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전준우였지만, 지난 시즌 극심한 성장통에 시달렸다. 타격에서 모든 수치가 크게 떨어지거나 퇴보했다. 롯데는 전준우를 살리기 위해서 타순의 변화를 주는 등 배려했지만, 순간의 반등만 있을 뿐이었다. 타격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동력이 부족했다. 이미 타 팀의 집중 분석의 대상이 된 전준우는 약점을 파고드는 상대 팀 투수들에 대한 대응에 문제를 드러냈다.

 

젊은 타자이니만큼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 야했지만, 그것이 안 되면서 정신적으로 심한 압박감을 받은 것도 부진이 또 다른 원인이었다. 타석에서 서두르는 모습이 많았고 유인구에 대한 참을성도 떨어졌다. 시즌 중간마다 잔 부상이 찾아오면서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준우의 계속된 부진은 롯데 외야의 대안 찾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전준우의 팀 내 입지도 약해진 시즌이었다.

 

전준우로서는 2할대 중반으로 떨어진 타격도 문제였지만, 홈런 수가 7개로 급감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1번 타자로 자주 기용되면서 장타보다 출루에 주력한 결과였지만, 2010년, 2011년 시즌 1번 타자로 주로 나서면서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것과 크게 대조되는 부분임이 틀림없다. 거침없는 스윙과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성이 강점이었던 전준우임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계속된 타격부진으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출루 등 다른 방법으로 팀 기여도를 높이려 한 것도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부진했지만, 전준우는 시즌 후반기 타격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WBC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은 전준우 자신도 예상못한 발탁이었다. 전준우는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남긴 선수들의 제치고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전준우의 재능과 발전 가능성, 누적된 데이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전준우는 대표팀에 부족한 우타자 외야수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선발로 전준우는 떨어진 자신감을 되찾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 롯데에도 큰 호재다. 전준우가 국제경기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한다면 4번 전준우 구상에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준우가 WBC 활약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다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물론 변수는 존재한다. 동계훈련 성과에 따라 강민호와 4번 타자 자리를 나눠 가질 수도 있고 젊은 거포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김대우 등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있다. 1번 타순이 마땅치 않다면 전준우가 호출될 수도 있다. 4번 타자 전준우는 가능성이 높을 뿐이지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 전준우가 중심 타자로 그 위상을 높이려 한다면 더 많은 땀을 흘려야한다.

 

4번 타자는 자신의 성적뿐만 아니라 상대 팀의 집중견제를 이겨내야 하고 팀 타선의 구심점으로 그 압박감이 상당하다. 타격이 좋은 선수들도 4번 타순에 들어서면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전준우에 당장은 버거운 자리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손아섭, 전준우, 장성호, 강민호, 박종윤으로 이어질 타순의 조합은 좌우 균형은 물론이고 다양한 개성의 조합이기도 하다. 강민호의 타격부담을 덜어주고 하위타선을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 이상적 타순의 성공은 전준우의 4번 타자 안착에 달려있다. 2010년 시즌 20-20 클럽에 근접했던 타격 페이스만 보인다면 롯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4번 타자 전준우 구상이 동계훈련 기간 그대로 정착이 될지 이것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롯데가 원하는 타순이 원활하게 가동될지는 롯데의 올 시즌 공격력의 강함과 약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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