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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프로야구는 동계훈련 체제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각 팀은 연봉협상을 마무리하고 올 시즌을 위한 전력 만들기에 힘써야 할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팀별도 주력 선수들에 대한 연봉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올 시즌 종료 후 대어급 FA 선수들이 상당수 등장하는 것도 협상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시즌 큰 활약을 한 선수들은 대폭 인상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연봉삭감의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의 연봉 상승은 당연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넥센의 김병현이 그 경우다. 올해 연봉 협상에서 김병현은 지난해보다 1억원이 오른 6억원에 계약했다.

 

넥센 구단은 김병현의 팀 내 위치와 비중이 크고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연봉에 반영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이 계약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김병현이 성적이 이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김병현의 2012시즌 성적은 3승 8패 3홀드, 방어율 5.66이었다. 그가 팀의 또 다른 구심점으로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연봉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었다.

 

김병현의 상식파괴 연봉계약은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유턴 당시 불거졌던 이면계약의 문제가 대두됐다. 김병현과 연봉 계약과 함께 다른 해외파 선수들도 동결된 금액으로 계약했다. 고액 연봉자였던 김태균, 이승엽이라 하지만 구단다 큰 마찰이 없었다. 국내복귀 선수들이 다년 계약을 할 수 없다는 KBO의 규약을 고려하면 사실상 다년 계약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에서 지킬 수 없는 규정이 된 연봉상한제와 맞물리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김병현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병현에 대한 팬들의 시선도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성적이라는 객관적 지표가 크게 떨어진 지난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있었다. 김병현은 수년간 실전 마운드에 서지 못해다. 경기 감각이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는 감각 회복을 더디게 했다.

 

넥센은 김병현의 감각 회복을 위해 시즌 초반 등판을 자제시키며 배려했다. 시즌 중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김병현은 상위권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던 넥센 마운드를 더 강화시킬 카드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랜 공백을 쉽게 극복되지 않았다. 구위는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제구와 주자견제 등 세세한 부분에서 아직 부족함이 있었다.

 

김병현이라는 이름에 부담을 가졌던 상대팀들은 그의 공을 철저히 분석하고 자신있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김병현은 더 힘든 투구를 해야 했다. 제구가 잡히지 않는 김병현의 공은 가운데 몰리는 경우가 많았고 집중타를 허용하는 빌미가 되었다. 여기에 많은 볼넷이 더해지면서 김병현은 2군행을 시즌 중반 다시 통보받아야 했다.

 

이후 시즌 후반기 불펜 투수로 팀에 기여했지만, 뚝 떨어진 넥센의 시즌 후반기 페이스를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게 김병현의 2012시즌은 아쉽게 마무리되었다. 넥센은 이런 김병현이 올 시즌 적응기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연봉 삭감의 이유를 상쇄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옹색한 이유임에 틀림없었다. 김병현의 2013시즌이 중요해진 이유다.

 

김병현은 시즌 성적은 부족함이 있었지만, 팀에 확실히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그가 국내 무대에 복귀할 당시 그에 대한 시선은 성적을 떠나 개성이 강한 김병현이 젊은 선수들이 중심을 이룬 넥센에 잘 융화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모아졌었다. 메이저리거로 활약할 당시에도 김병현은 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고 기행을 일삼는 투수로 부정적인 뉴스가 자주 나왔다. 이는 김병현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심어줬다.

 

실제 김병현은 야구인생은 일반적인 선수와 달랐다.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 투수로 성가를 높이던 전성기 때, 돌연 선발 전환을 고집했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어야 했다. 이후 야구에 동떨어진 삶을 살았던 김병현은 일본 라쿠텐과 깜짝 계약하면서 야구선수로의 복귀를 추진했다. 성공하진 못했지만, 일본에서의 선수생활은 김병현이 국내 리그로 복귀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풍운아같은 김병현이 삶은 그에 대한 시선을 좋게 하지 못했다.

 

이런 우려를 뒤로하고 김병현은 넥센에 잘 적응했다. 코칭스탭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동료 선수들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언론과의 접촉도 마다치 않았다. 예전의 김병현과 달랐다. 그에 대한 여러 의구심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야구 선수를 평가하는 지표인 성적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연봉협상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김병현으로서는 2013시즌 풀어야 할 과제가 분명해졌다. 자존심이 누구보다 강한 그에게 연봉논란은 바라던 바가 아니다. 2012시즌이 적응기였음을 나아진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김병현은 지난 시즌 후반기 힘으로 타자를 상대하기보다 제구에 주력하면서 보다 더 안정적인 투구를 할 수 있었다. 그 스스로도 우리 야구의 수준을 몸으로 느끼면서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경험은 김병현의 부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병현이 전성기 시절 기량의 70~80%만 발휘해도 넥센 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나이트, 벤헤켄 두 외국인 선발 투수를 뒷받침할 국내 선발 투수들이 부족한 실정을 고려하면 김병현의 기량 회복은 넥센의 선빌진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량을 회복한 김병현이 3선발로 나설 수 있다면 김영민, 강윤구 등과 더불어 어울리는 선발 로테이션을 만들 수 있다.

 

프로는 자신의 연봉으로 가치를 평가받는다. 그 지표는 당연히 그 해 성적이다. 넥센은 김병현의 성적보다 미래가치를 더 평가했다. 연봉 협상에서 통 큰 행보를 보인 넥센이었지만, 무리가 따르는 부분이었다. 김병현이 메이저리거로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는 점도 있지만, 30살을 훌쩍 넘긴 선수에게 이것을 적용하긴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김병현이 팀 마케팅 측면에서 기여도가 높다고 하지만, 오버페이라는 비판이 뒤따르는 건 당연하다.

 

이 논란의 해법은 김병현이 구단의 기대에 부응할 수밖에 없다. 김병현이 넥센의 기대대로 젊은 투수진을 잘 이끌고 명성에 어울리는 성적을 올릴 수 있다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넥센으로서는 김병현이 전력에 의미있게 가세하길 간절히 바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부진에는 더 이상의 변명도 통할 수 없다. 냉혹한 평가를 받게되는 김병현의 올 시즌이기도 하다.

 

김병현은 빠른 공을 가진 언더핸드 선발투수라는 희소성과 함께 남다른 카르스마를 지난 매력적 투수임에 틀림없다. 물론 성적이 뒷받침 되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과연 김병현이 그의 연봉에 대한 가치를 확실히 입증할 수 있을지 그의 2013시즌이 기대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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