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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들에게 부상은 정말 대하고 싶지 않은 친구 중 하나다. 아무리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라 하더라도 부상을 떨쳐내지 못하면 제 기량을 펼칠 수 없다. 실제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일찍 마감하는 선수들도 상당수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항상 일정한 방향을 던지고 치고 뛰는 선수들은 부상에 노출되어 있다. 그 부상을 잘 다스리는 선수만이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롯데의 돌아온 에이스 조정훈은 부상 탓에 짧은 전성기를 아쉽게 흘려보내야 했다. 조정훈은 신인의 티를 벗고 롯데의 에이스로 자리한 직후 큰 부상을 당했고 이후 수년간 부상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그 사이 군 복무까지 함께하면서 조정훈의 이름은 상당기간 롯데 팬들에 멀어져 있었다. 그런 조정훈이 올 시즌 복귀를 앞두고 있다.

 

조정훈은 입단 당시부터 좋은 체격 조건을 지닌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롯데의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세계는 고졸 선수였던 조정훈에 절대 쉽지 않았다. 조정훈은 1, 2군을 오가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제구는 수준 이하였고 공의 구위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3년간 조정훈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조정훈을 정상급 투수로 올려세우건 포크볼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든 이후였다. 2008시즌 5승 3패, 방어율 3.15로 가능성을 보인 조정훈은 2009시즌 팀의 붙박이 선발로 확실한 기회를 보장받았다. 조정훈은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이닝이터로 일약 롯데의 에이스로 이름을 높였다.

 

 

 

 

 

 

조정훈은 마구과 같은 포크볼을 바탕으로 타자들과 대결했다. 직구와 같은 궤적에서 떨어지는 포크볼은 그 자체로 타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무기지만, 조정훈의 포크볼은 스피드가 더해진 공이었다. 타자들은 연신 조정훈의 포크볼에 헛방망이를 돌리기 일쑤였다. 조정훈은 포크볼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당시 우리 프로야구는 김광현, 류현진, 봉중근 등 좌완 투수들의 전성시대였다. 조정훈은 완투 능력을 갖춘 우완 투수로 희소가치가 있었다. 그대로 성장한다면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손색이 없는 기량이었다. 2009시즌 조정훈은 14승 9패로 다승 1위에 올랐고 탈삼진 175개로 이 부분 2위에 그 이름을 올렸다. 그의 야구인생이 새롭게 열리는 시즌이었다.

 

조정훈은 그 해 준PO에서 롯데의 제1선발로 빼어난 투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롯데는 PO진출에 실패했지만, 조정훈은 롯데의 에이스로 준PO 1차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에이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모든 것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조정훈은 175개의 삼진을 뽑아내기도 했지만, 23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포크볼 위주 투구의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힘이 떨어진 포크볼은 항상 장타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인급 투수로 포스트시즌까지 200이닝 가까운 이닝을 소화했고 예상을 뛰어넘는 투구를 보여준 조정훈의 등장은 롯데가 그토록 원했던 15승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진짜 제1선발 투수 그 자체였다. 타고난 재능에 포크볼이라는 확실한 무기, 대범한 성격까지 더해진 조정훈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였다.

 

더 큰 기대를 하고 임한 2010시즌, 조정훈은 2009시즌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주 무기 포크볼은 그에게 에이스 투수라는 영광을 안겨주었지만, 반대로 그의 몸을 너무 일찍 망가뜨리고 말았다. 그 어느 구질보다 투구시 몸에 무리가 가는 포크볼은 투수들에게 악마와의 계약과도 같은 구질이었다. 조정훈은 경기 중 포크볼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부상의 우려도 컷다.

 

2009시즌 조정훈은 젊은 힘으로 이를 극복했지만, 그의 몸은 금세 탈이나고 말았다. 어깨에서 시작된되 부상은 팔꿈치 부상으로 이어졌고 조정훈은 조기에 시즌을 접어야 했다. 조정훈으로서는 2010시즌 선전으로 아시안게임 대표에 선발되고 병역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소망도 이룰 수 없었다. 롯데는 젊은 에이스를 너무 일찍 잃고 말았다.

 

이후 조정훈은 긴 재활에 들어갔다. 그가 수년간 재활과 군 복무를 하는 사이 롯데의 선발진은 다른 젊은 선수들로 채워졌고 롯데는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강팀의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롯데는 부족한 2%를 채우지 못하고 한국 시리즈 문턱에서 두 번의 좌절을 맛봐야 했다. 집중력이 부족한 타선,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도 원인이었지만, 경기를 지배할 에이스의 부재가 아쉬웠다.

 

잊혀짐 속에 머물러 있던 조정훈의 존재가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롯데에 한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질 1선발이 있었다면 2011, 2012시즌 포스트 시즌은 그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다시 한번 우승이라는 큰 목표에 도전하는 롯데로서는 조정훈의 복귀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선발 자원은 풍부해졌지만, 확실한 1선발 아쉬운 롯데로서는 조정훈이 다시 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물론 당장은 힘든 일이다. 조정훈은 오랜 공백이 있었고 부상재활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상적인 투구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시진 감독 역시 조정훈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조정훈은 투구를 보기 위해서는 시즌 후반기까지 조금 더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정훈으로서는 떨어진 경기감각을 되찾고 구위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구위 회복은 조정훈에 중요하다. 조정훈의 주무기 포크볼은 직구의 위력이 뒷받침돼야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투구패턴의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조정훈은 에이스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조정훈표 포크볼이 살아나야 한다. 2009시즌 시즌 다승왕을 할 당시 조정훈의 포크볼은 악마의 포크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타자들은 알면서도 조정훈의 포크볼에 참을성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 포크볼이 큰 부상을 당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조정훈의 부활을 위해 포크볼은 꼭 필요한 무기이기도 하다. 롯데는 지난 시즌 2년간의 공백을 이겨내고 불펜의 핵심 선수로 자리한 최대성의 사례가 있다. 최대성 역시 부상과 수술, 긴 재활기간을 이겨내고 파이어볼러로 부활에 성공했다. 최대성이 불펜의 에이스로 돌아왔다면 조정훈은 선발진의 에이스로 돌아와야 하는 선수다.

 

짦은 시간 동안 영광과 좌절을 함께 맛본 조정훈이었다. 그의 야구인생은 다시 시작점에 선 것이나 다름없다. 조정훈으로서는 2009년의 화려했던 시간을 다시 되살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으로 보이다. 하지만 지나친 의욕은 경계해야 한다. 철저하게 대비하고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조정훈이 건강한 몸으로 롯데 선발 로테이션에 완벽하게 가세한다면 롯데 선발진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크게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과연 조정훈이 주 무기 포크볼을 되찾고 에이스로 당당히 복귀할지 부상의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을지 조정훈은 부활은 롯데의 2013시즌을 좌우할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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