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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그 어느 팀보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 때문에 다른팀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이런 팬들의 성원을 받는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폭발적인 응원을 자랑하는 사직야구장에서 홈 팀으로 뛰고 싶은 생각을 한 번쯤을 할 정도로 롯데 팬들의 팀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롯데 팬들의 추억 속에 강하게 각인된 선수 중 대표적인 선수를 택하라면 빠지지지 않는 선수가 박정태다. 박정태는 신인 시설부터 독특한 타격폼에 더해진 출중한 기량, 남다른 근성과 투혼으로 롯데를 대표했다. 야구선수로는 작은 체구였지만, 박정태의 야구는 다부지고 투쟁심이 남달랐다. 신체적인 약점을 그만의 타격폼으로 극복했고 리그 정상급 2루수로 자리했던 박정태였다.

 

박정태의 야구는 탱크라는 별명답게 저돌적이고 거침이 없었다. 흐느적 거리는 그만의 타격폼은 우수워 보이기도 했지만, 그는 투수들을 주눅 들게 하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아마시절부터 국가대표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박정태는 1991년 롯데에 입단한 직후 중심 타선에 배치되었다. 입단 첫해 박정태는 0.285의 타율과 132안타 14홈런 74타점으로 순조롭게 프로에 적응했다.

 

1992시즌 박정태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 해 박정태는 0.335의 타율과 149개의 안타 14홈런, 79타점으로 큰 활약을 했다. 그가 기록한 한 시즌 43개의 2루타는 99년 이병규, 2003년 이종범과 함께 시즌 최다 2루타 기록으로 남아있다. 박정태는 작은 체구지만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였다. 좌.우중간을 빼는 능력이 탁월했다. 그 해 롯데는 박정태를 비롯한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는 불꽃 타선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승승장구하던 박정태는 1993시즌 큰 부상을 당하면서 선수생명까지 위협받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 해 박정태는 베이스런닝 도중 입은 부상으로 발목의 복합 골절되고 말았다. 상당한 재활기간이 요구되는 부상이었고 재기를 장담할 수 없었다. 박정태는 강한 의지로 부상을 이겨냈다. 1994시즌 내내 재활에 매달렸던 박정태는 1995시즌 중반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1995시즌 50경기에서 0.337의 타율로 재기에 성공한 박정태는 1996시즌 0.309의 타율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고 2루수 부분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돌아왔다. 박정태는 1997시즌 2할대 타율로 다소 주춤했지만, 1998, 1999시즌 연속 3할 타율과 두 자리 수 홈런 평균 80타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되었다. 부상 회복조차 장담할 수 없었던 그가 리그 최고 2루수로 돌아왔다는 것은 인간 승리 그 자체였다.

 

이렇게 박정태는 부상을 이겨낸 강한 의지, 꾸준한 성적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남다른 리더십도 롯데 팬들의 지지를 받는 요인이었다. 특히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최고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1999시즌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은 그를 특징짓는 것이었다.

 

당시 롯데와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두 팀은 마지막 대결은 양 팀 선수들뿐만 아니라 관중마저 흥분시키는 대결이었다. 삼성의 홈은 대구에서 열린 7차전 경기는 홈런을 주고받는 공방전이었다. 과열된 경기는 관중이 던진 오물에 몸을 맞는 롯데 외국인 선수 호세가 방망이를 관중석에 투척하는 사건으로 이어졌고 이에 흥분한 대구 관중들의 집단 오물 투척이 이어지면서 경기는 수십 분간 중단되었다. 

 

이 과정에서 롯데 중심 타자 호세가 퇴장당하고 말았다. 이에 롯데 선수들은 박정태를 중심으로 경기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코치진의 만루로 경기는 속행되었지만, 롯데 선수들의 사기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정태는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롯데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은 근성과 높은 집중력으로 불리한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극적인 승리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 경기는 롯데 팬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는 승리의 기억이었고 박정태의 당시 롯데의 구심점이었다.

 

 

 

 

 

 

이런 박정태를 롯데 팬들은 사랑했고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이렇게 팬들의 지지를 받는 그였지만, 구단과의 관계는 항상 좋지 못했다. 선수협 파동의 주역으로 구단에 반기를 들기도 했고 연봉협상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롯데로서는 박정태의 팀의 레전드이기도 했지만, 눈에 가시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이런 박정태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2000년 들어 박정태는 점점 성적에서 내림세에 접어들었다. 그의 마지막 시즌인 2004시즌까지 박정태는 더는 3할 타자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루수로서 수비 폭도 크게 줄었다. 자연히 출전 경기수도 줄었다. 2004시즌 박정태는 세대교체라는 구단의 방침에 따라 자의 반 타의 반 출전기회를 빼앗기고 말았다. 트레이드설이 나올 정도로 팀내 위상도 떨어졌다.

 

2004시즌을 마지막으로 박정태는 선수생활을 접고 또 다른 길을 가야 했다. 그는 선수생활을 연장하고 싶었지만, 롯데를 떠날수도 없었던 그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은퇴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박정태는 자신이 뛰었던 롯데에서 코치로 팀과 함께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박정태가 은퇴할 즈음 암흑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가 코치로 돌아왔어도 롯데는 만연 하위권 티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박정태는 코치로서 롯데의 안타까운 시즌을 함께 겪어야 했다.

 

이후 롯데가 상위권 팀으로 팀 면모를 일신했을 때에는 2군 감독으로 롯데의 팜 시스템을 확립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도라로서 2012시즌은 박정태에 큰 시련의 시기였다. 이대호가 빠진 롯데 타선은 더는 강타선이 아니었다. 그 전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선수들의 그 성적을 능가하지 못했고 이대호 효과마저 사라지면서 롯데는 시즌 내내 약체 타선으로 고전해야 했다. 전임 김무관 코치에 이어 1군 타격코치역할을 했던 박정태 코치에 따가운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다.

 

 

 

 

 

시즌 종료 후 박정태는 팀 타선 부진에 책임을 지고 코치직을 사임했다. 다른 보직을 맞을 수도 있었지만, 박정태는 이를 마다하고 정든 팀을 떠나는 결정을 했다. 선수생활 내내 롯데 선수였고 코치로서도 롯데에만 머물렀던 그였지만,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또 다른 도전을 선택한 박정태였다. 박정태는 그가 팀을 떠나면서 롯데가 코칭 스탭을 개편하고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박정태는 코치로서도 롯데를 떠났지만, 3월에 열리는 WBC 대회 국가대표팀 코치로 참가하고 있다. 롯데에서 그의 야구는 잠시 중단되었지만, 그는 야구를 떠나지 않았다. WBC 대회를 통해 박정태는 지도자로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렇게 박정태는 선수로서도 지도자로서도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다. 그가 팀을 떠났지만 롯데 팬들 마음속에 박정태는 영원한 레전드 그 자체다. 박정태는 2루수 부분 골든글러브 5회 수상자로 이 부분 최다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레전드 올스타 선정에서도 박정태는 당당한 2루수로 그 자리를 차지하는 선수다. 박정태는 여전히 롯데와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라 할 수 있다.

 

롯데가 오랜 침체기에 빠져있던 시절 롯데 팬들의 롯데 선수들에게 박정태의 근성과 투혼을 배우라고 질책하곤 했다. 그가 가지는 상징성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었다. 그 정도로 박정태는 선수생활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몇 안되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던 박정태는 근성, 투혼으로 상징되는 선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박정태의 근성과 투혼은 화려했던 롯데 선수, 코치시절을 뒤로하고 만들어갈 그의 야구인생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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