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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숫자로 바꾼 문학의 열정을 만나다. 김진기 시집 "차우차우"

발길 닿는대로/체험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13. 2. 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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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차우김진기시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김진기 (문학의전당,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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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공부나 어떤 일을 도모하는 데 있어 때가 있다고 합니다. 즉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 때문인지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감을 한탄하고 아쉬워 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는 열정과 노력이 또 다른 결실을 맺게 합니다.


이런 점에서 김진기 시인은 그에 딱 맞는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인은 70살을 훌쩍 넘긴 나이에 신춘문예에 당선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젊고 패기있는 문학 지망생들이 많은 현실에서 시인은 그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문학가로서 그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젊은이 못지 많은 열정과 문학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시인은 문학에 대한 열정에 젊은 감성, 그리고 삶의 경험이 농축된 작품들을 그 첫 시집 "차우차우" 실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화려한 미사어구보다는 일기장을 보는 듯 간결하고 알기쉽게 쓰여져 있습니다. 그 안에는 삶을 보는 독특한 시각도 있고 해학과 위트도 담겨져 있습니다. 작품만 놓고 본다면 시인이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시인의 재치있는 시각이 느껴지는 작품을 하나 소개해 봅니다. 




 


어르신은 힘이 세다 / 김진기



세탁물 속에서 이천 원이 나왔다

윗도리 주머니에 넣어두고 잊었던 지폐 두 장

구겨졌지만 멀쩡하다

세탁기를 돌리고 나면 가끔 주머니에서

뭉친 휴지나 지폐가 나온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젖은 종이는

메모지나 영수증으로 추측 될 뿐

내용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지폐는 힘이 세다

흔들고 쥐어짜고 두드리고

거친 소용돌이를 헤쳐나오고도

또렷한 일련번호, 선연한 은박 수직선

어른의 수염 한 올 다치지 않는다

툭툭 털고 일어서는 저 올곧은 뼈대라니,

나보다 힘이 센 어른 앞에 서면

왠지 무릎을 꿇고 싶다

등을 구부리고 돈을 만져본다

서슬이 퍼렇다

어르신 두 장 공손하게 지갑에 모신다


시집 <차우차우> 중에서 



이 작품에서 시인은 일상의 작은 헤프닝을 그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누구나 한번 쯤은 돈이 든 옷을 세탁기에 돌리고 노심초사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탁기에 나온 옷에서 온전히 보전된 지폐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 숨을 쉬곤 하는데요. 시인은 그 지폐 속 인물이 마치 살아있는 사람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세탁기속에서도 온전히 그 모습을 유지한 것을 모진 풍파에도 흔들림 없는 위풍당당함으로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가는 삶의 일부분 속 사물에 생명력을 부여했습니다. 시인을 그것을 통해 우리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 어르신 두장을 공손하게 지갑에 모신다는 표현은 우리 삶에 대한 시인의 경의로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시집에는 일상의 일을 시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삶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만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다 한다면 김진기 시인의 시집을 통해 작가와 교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http://www.facebook.com/gimp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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