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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지난해 챔피언 삼성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삼성은 3월 23일 대 KIA전에서 완패당하면서 시범경기 8위로 내려앉았다.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와 함께 꼴찌 다툼을 하는 처지가 되었다. 승패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 시범경기라고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삼성이 시범경기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은 어느 정도 있었다. 삼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10승 이상을 거뒀던 외국인 투수 2명을 과감히 교체했다. 좀 더 힘 있고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를 선발 투수진에 합류시키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FA 자격을 얻은 베테랑 불펜투수 정현욱을 잡지 않았다. 대신 정현욱을 떠나보낸 LG와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젊은 선수들의 대거 보강했다.

 

2년 연속 우승을 하면서 생길 수 있는 나태함을 떨쳐내고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조치였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삼성의 변화는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투타 모든 부분에서 아직 팀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시범경기가 끝자락에 이르렀지만, 삼성은 투타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WBC에 류중일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류중일 감독은 상당 기간 팀을 비워야 했다. 동계훈련은 코치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물론 훈련의 내용은 같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시즌 운영구상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선수 구성의 변화가 컸던 올 시즌이었기에 이는 큰 악재였다.

 

여기에 주전 서수들이 대거 WBC에 참가하면서 팀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부족했다.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린 참가 선수들이 컨디션을 다시 개막전에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WBC 성적도 기대 이하였다는 점도 좋게 작용할 리 없었다. 삼성은 투타 곳곳에서 부족함이 보이고 있다. 주력 선수들의 컨디션도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 삼성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선발 투수진은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가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밴덜헐크 두 투수는 아직 리그 적응 과정이다. 로드리게스는 시범경기 1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8이닝을 던지면서 방어율 6.75로 만족스러운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피안타도 10개로 다소 많다. 적응기에 있다고 하지만 강력한 선발 투수의 모습은 아니다.

 

또 한 명의 외국이 투수 밴덜헐크는 부상으로 실전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4월에 복귀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선발진에 있었던 탈보트, 고든과 비교하면 그 시작이 좋지 못하다. 외국인 투수들과 달리 국내파 선발 투수들은 조금 나은 편이다. 윤성환과 장원삼은 시범경기 등판에서 무실점 투구로 안정감을 보였다. 경험 많은 선발 투수 배영수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예약했다.

 

다만 지난해 부진을 떨쳐낼 것으로 예상했던 좌완 차우찬이 아직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차우찬은 3경기 등판에서 방어율 5.00으로 부진했다. 가운데 몰이는 공은 피홈런 2개로 이어졌다. 삼성으로서는 개막전까지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화가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선발 투수진과 함께 불펜진도 아직 의문표가 남는다. WBC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오승환은 여전히 믿음직 스럽지만, 오승환까지 이어지는 불펜진이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최강 셋업맨 안지만은 아직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좌완 불펜의 축인 권혁도 위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이 기대하고 있는 신예 심창민은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하고 있다. 철별 불펜이라는 말이 무색한 상황이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긴 부상을 벗어난 신용운이 부활투로 권오준의 빈 자리를 채울 가능성을 보였다. 백정현, 김기태, 박근홍 등 새로운 얼굴들이 성장세가 두르러지면서 불펜진의 세대교체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특히 백정현, 박근홍은 삼성 불펜의 약점이었던 좌완 투수진을 두텁게 할 자원들이다. 하지만 아직 삼성의 불펜진은 완성되지 못했다. 정현욱이 떠난 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다. 

 

마운드의 불안과 더불어 타선 역시 겨울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했다. 어느 한 선수의 부진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김상수, 신명철 두 내야수의 분전이 눈에 띄지만, 그 외 선수들은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중심 타선은 최형우를 제외하면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베테랑 이승엽, 박한이는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고 주전급 선수 대부분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막전을 얼마 안 남겨둔 시점에서 팀 타선의 부진은 분명 좋은 신호는 아니다. 문제는 마운드 역시 안정감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해마다 삼성은 시즌 초반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도 삼성은 봄에 크게 고전했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 거짓말처럼 경기력을 회복하고 최강자의 위용을 보이곤 했다. 시범경기 부진이 삼성의 본 모습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을 위협하는 팀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시범경기 1위를 확정 지은 KIA는 몰라보게 달라진 공격력으로 삼성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윤석민, 김진우 두 주축 투수들이 나서지 않은 시범경기였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두산 역시 안정된 전력으로 3강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해와 같이 삼성의 절대 강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할 수 있다.

 

삼성으로서는 개막전까지 남아있는 일주일의 시간 동안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시즌 초반이 좋지 못하면 지난해와 같이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올 시즌이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했지만, 우승의 후유증은 분명 존재한다. 시즌을 앞둔 연봉계약에서 나온 잡음들이나 WBC는 삼성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의 부진 탈출은 그들 자신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삼성이 시범경기에서 부진하지만, 그들을 약팀이라 하는 이는 거의 없다. 우승팀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는 무형의 전력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삼성은 그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올 시즌도 전력의 누수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과연 삼성이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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