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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성적에 상관없이 매 경기 긴장된 승부를 펼치는 두산과 LG, 잠실 라이벌의 시즌 첫 시리즈는 전은 1승씩을 나눠갖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양 팀은 시즌 첫 만에서도 라이벌다운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어느 경기나 라이벌전의 긴장감과 뛰거운 열기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만들기도 하는 데 홍성흔의 경기 중 퇴장도 그 중 하나였다.

 

홍성흔의 퇴장은 아무도 예상 못 한 사건이었다. 평소 화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모범적인 선수생활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던 그였기에 팬들의 충격은 더했다. 당시 홍성흔은 심판의 볼 판정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고 득점 기회에서 삼진 아웃을 당한 이후 극도로 흥분된 모습을 보였다. 홍성흔의 항의 모습은 그대로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팬들에게 낯선 장면이었다.

 

결국, 홍성흔은 퇴장 조치와 함께 이후 벌금 1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경기 중 심판판정에 대한 항의와 이에 따른 퇴장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야구를 보는 재미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간혹 심판의 잘못된 판정이 그 빌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홍성흔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것은 대다수 의견이다. 팬들의 여론도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어떤 이들은 징계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과거 롯데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가르시아는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고 홍성흔과 비교할 수 없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에도 심판들과의 관계 개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심판의 권위를 중요시하는 KBO가 같은 사안에 너무나 다른 잣대를 들이되면서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고 논란을 더 키운 것이 아닌가 하는 비난도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홍성흔 자신이다. 홍성흔은 그동안 쌓아온 모범생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라이벌전의 흥분된 분위기가 있었고 지나친 의욕이 원인이 되었지만, 팀의 주장이자 베테랑 선수로서는 너무 경솔한 행동이었다. 두산은 일요일 경기에서 홍성흔을 기용하지 않았다. 자숙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홍성흔 역시 심판진에 사과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상당 기간 홍성흔은 부정적인 여론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4년 만의 친정팀 복귀 이후 강한 의욕을 보였던 홍성흔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구설수에 휘말리고 말았다. 두산 복귀 이후 성적 부진으로 고심하던 홍성흔이 또 다른 짊은 짊어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홍성흔에 대한 팬들의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으로서도 팀 주축선수의 이러한 모습은 팀 이미지에도 좋지 못하게 작용할 수 있다.

 

홍성흔은 올 시즌 두산이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영입한 카드다. 그의 많은 나이와 포지션 중복문제,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을 떠안으면서 두산은 홍성흔을 영입했다. 홍성흔의 성적뿐만 아니라 그의 스타성과 리더십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실제 두산은 홍성흔이 영입된 이후 두목 곰 김동주가 심기일전한 모습을 보였고 선수들의 조직력도 더 단단해진 것이 사실이다.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홍성흔은 분명 두산에 큰 플러스 요인이었다. 문제는 시즌 초반 타격부진이었다. 홍성흔은 1할대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삼성과의 개막 2연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방망이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스타팅 멤버에서 제외되는 경기도 나왔다. 스스로 타석에서 서두르는 인상이 강했다. 당연히 타격 결과가 좋을 리 없었다. 

 

팀의 자신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을 아는 홍성흔으로서는 초조함이 더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강한 책임감은 LG와의 라이벌전에서 뭔가 보여 줘여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의지가 엉뚱한 방향으로 불거지고 말았다. 홍성흔으로서는 힘든 시간을 스스로 만들었지만,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두산은 홍성흔이 퇴장 사태 이후 벌어진 일요일 경기에서 초반 열세를 딛고 역전승하면서 팀 분위기를 일신했다. 시즌 초반 1, 2위를 다툴 것으로 평가받았던 두산은 삼성과의 개막 2연전을 독식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경기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니퍼트, 올슨 두 외국인 투수가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불펜진도 정비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홍성흔의 경기 중 퇴장은 큰 악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두산 선수들은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두산은 일요일 경기 역전승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KIA, 롯데로 이어지는 험난한 한 주 일정을 남겨둔 두산으로서는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주중에 대결할 KIA는 최근 투타에서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1위 팀이고 롯데는 4일간의 휴식 이후 비축된 마운드의 힘으로 두산에 맞설 수 있다. 부담스러운 일정의 두산이었다. 일요일 경기마저 패했다면 어려운 한 주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두산은 홍성흔의 퇴장 충격을 긍정적은 방향으로 반전시켰다. 남은 건 홍성흔의 노력이다. 홍성흔으로서는 떨어진 이미지과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경기에 임하는 수밖에 없다. 그의 진정성을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것이 최선이다. 상당 기간 홍성흔은 팬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번 떨어진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홍성흔이다.

 

팬들은 스타 선수에 아낌없는 갈채와 성원을 보내지만, 그의 잘못에 대해서는 더 냉정하다. 홍성흔으로서는 시즌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앞으로 경기에 임할 필요가 있다. 야구 팬들이 홍성흔에 큰 성원을 보냈던 밑바탕에는 좋은 성적뿐만 아니라 품성과 모범적인 선수생활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전의 잘못을 털고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홍성흔에게는 이 말이 필요한 시점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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