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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주중 첫 경기는 날씨의 변수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주었다. 겨울이 다시 찾아온 듯 급강하한 기온과 강풍이 동반된 날씨는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나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눈발까지 날렸던 잠실경기는 수비에서 연이은 실책이 난무하고 투수들 대부분이 제구력 난조에 빠지는 난전이었다. 


날씨의 어려움 속에 광주에서는 올 시즌 우승권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 평가되는 KIA와 두산의 시즌 첫 대결이 있었다. KIA는 시즌 초반 가장 단단한 전력을 과시하면 1위를 질주 중이었지만, 두산은 개막 2연승 이후 조금 주춤하는 상황이었다. KIA의 홈 구장의 이점도 있었다. KIA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였지만 결과는 팀 17안타를 몰아친 두산의 11 : 4 완승이었다. 


두산은 새로운 에이스 노경은이 120개가 넘은 투구 수를 기록하며 6.2이닝 4실점으로 역투했고 경기 후반 타선의 무서운 집중력으로 KIA 불펜을 초토화했다. 올 시즌 팀 타율 1위에 빛나는 KIA 타선이었지만, 두산 타선에 힘에서 밀리는 경기였다. 두산은 두터운 야수 층을 바탕으로 상.하위 타선이 모두 활약하며 주중 첫 경기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선발 투수의 비중에서는 두산이 앞서는 경기였다. 두산은 팀의 실질적 에이스 노경은이 KIA는 신인 임준섭이 선발로 나섰다. 노경은에 무게감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임준섭은 시즌 첫 등판에서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다. 여기에 최근 불타고 있는 팀 타선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KIA는 1회 말 공격에서 2점을 득점하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1사 후 김선빈의 안타로 잡은 1사 1루 기회에서 4번 나지완은 노경은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노경은으로서는 경기 초반 몸이 덜 풀린 상황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최근 KIA의 든든한 4번 타자로 거듭난 나지완은 두산의 에이스를 상대로도 변함없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KIA의 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두산은 실점 후 2회 초 공격에서 경기를 뒤집었다.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7번 허경민의 볼넷으로 시작된 두산의 기회는 고영민의 안타로 1사 1, 2루로 이어졌고 이종욱의 3점 홈런으로 다시 이어졌다. 이후 두산은 흔들리는 KIA선발 임준섭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몰아치며 1점을 더 추가했다. 최근 퇴장 사태로 마음고생을 했던 홍성흔은 1타점 적시타로 팀의 4번째 득점을 만들어 주었다. 


두산은 상대 좌완 선발 투수를 겨냥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고 이것이 적중하며 경기를 쉽게 이끌 수 있었다. 민병헌, 고영민은 2회 초 두산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고 이후 경기 내내 공수에서 큰 활약을 했다. 하지만 역전의 중요한 한 방은 좌타자 이종욱의 홈런이었다. 마지막 홈런이 언제인지도 그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이종욱은 에이스의 초반 실점으로 가라앉을 수 있었던 상황을 반전시키는 한 방을 날려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종욱의 홈런이 경기 후반 두산 홈런쇼의 전주곡임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KIA 선발 임준섭은 초반 타선 지원에도 신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하고 말았다. KIA 타자들의 힘에 스스로 주눅들면서 첫 등판과 같은 투구를 하지 못했다. KIA는 선발 요원인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리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주말 4일 휴식일을 고려한 전략적 불펜운영이었다. 양현종의 등판 이후 불타던 두산 타선은 6회까지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두산은 타선은 7회까지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두산이 더 달아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KIA의 공격도 원활하지 못했다. 1회 초 흔들림이 있었지만, 노경은 이후 6회까지 KIA 타선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한 KIA였지만, 노경은을 무너뜨릴 결정적인 한 방이 더는 나오지 않았다. 노경은은 수 차례 위기를 넘기며 팀의 4 : 2 리드를 지켰다. 


두산의 우세로 이어지던 경기는 노경은의 투구 수가 100개를 넘긴 7회 말 KIA 공격에서 변화를 맞이했다. 역투하던 노경은의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가 KIA에 기회로 다가왔다. 2사 후 이용규의 안타와 도루로 득점 기회를 잡은 KIA는 김선빈과 이범호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의 역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두산은 노경은이 7회까지 마무리해주길 기대했지만, 한계 투구수를 넘어선 노경은은 주자 3명을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지나치게 완벽한 투구를 하려던 것이 도리어 나쁘게 작용하고 말았다. 문제는 두산 불펜마저 제구 난조에 빠졌다는 점이다. 두산은 오현택, 이혜천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들 투수들이 모두 밀어내기 볼넷과 몸 맞는 공을 허용하며 너무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KIA로서는 행운이 깃든 2득점이었다. 경기장 분위기는 금세 KIA 쪽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역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계속된 만루 위기에서 두산은 선발 요원 김상현을 등판시켰고 김상현은 안치홍을 잡아내며 KIA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2루수 고영민은 까다로운 타구를 범타로 처리하며 역전의 위기를 넘겨주었다. 


동점을 허용했지만, 두산의 타선은 동점을 허용한 이후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8회 초 두산은 KIA의 젊은 불펜진을 상대로 홈런 3방을 폭발시키며 KIA의 승리 의지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 시작은 양의지의 홈런이었다. 양의지는 KIA의 불펜투수 박준표를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어나온 고영민의 연속타자 홈런은 박준표를 주저앉게 만들었다. 


박준표는 신인이지만 거침없는 투구로 KIA 불펜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하는 중이었다. 두산의 두 베테랑 타자는 박준표에 프로의 쓴맛을 제대로 맛보게 해주었다. 박준표는 강한 투구로 일관했지만, 두산의 타자들은 이를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 양의지, 고영민의 연속타자 홈런은 미리 준비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두산의 득점은 계속 이어졌다. KIA는 좌완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다시 뜨거워진 두산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이종욱의 2루타에 이은 민병헌의 2점 홈런은 승패를 결정짓는 또 다른 한방이었다. KIA 선수들의 전의를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KIA는 8회 초 수비에만 4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했지만, 두산은 이들을 상대로 7득점 하면서 더 이상의 변수를 차단했다. 


이후 두산은 유희관, 김강율 두 젊은 투수들이 편안하게 투구할 기회를 주면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기세가 꺽인 KIA는 더는 반격하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KIA 역시 홈런 1개 포함 8안타를 때리며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보였지만, 두산의 월등한 화력을 마운드가 이겨내지 못하며 완패를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시즌 초반 좋은 투구를 해주었던 젊은 투수들이 두산 강타선에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두산으로서는 노경은이 등판한 경기에서 패했다면 후유증이 클 수 있는 경기였다. 이 경기를 잡아내며 남은 KIA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팀 타선의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두터운 야수 층은 누구 경기에 나서도 제 몫을 다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필승 불펜으로 투입한 오현택, 이혜천이 제구 난조로 스스로 무너진 장면은 승리 속에서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KIA는 수요일 경기에서 선발진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소사를 두산은 노련한 김선우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KIA는 제동이 걸린 쾌속질주를 다시 재현하려 할 것이고 두산은 화요일 승리 기세를 이어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불펜에 불안감을 노출한 양팀으로서는 선발 투수가 얼마가 오랜 이닝을 버틸 수 있을지가 승패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연승으로 다시 상승세로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KIA가 설욕에 성공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할지 여전히 시즌 첫승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한화와 NC의 경기 결과와 함께 그 결과가 주목되는 대결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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