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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삼성의 일요일 경기는 치열한 타격전이었다. 양 팀은 모두 마운드의 불안을 드러냈고 타선은 상대의 마운드를 상대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쫓고 쫓기는 접전의 승자는 삼성이었다. 삼성은 하위 타선의 선전과 1.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오승환의 세이브로 롯데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며 9 : 8로 승리했다. 롯데는 믿었던 불펜 필승 조가 무너지며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투수전이 예상되었다. 롯데 고원준, 삼성 배영수 두 선발 투수들의 구위가 좋았다. 전날 비로 경기가 순연되고 낮 경기가 이어지는 것도 투수들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았다. 하지만 경기는 초반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이 모두 초반에 대량실점하면서 난전으로 전개되었다.

 

삼성은 2회 말 2점을 먼저 득점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롯데 선발 고원준은 1회를 가볍게 넘겼지만, 2회 말 첫 타자인 최형우와의 긴 승부에서 안타를 허용한 이후 자신의 투구 리듬을 잃었다. 고원준은 1사 후 신명철과 조동찬에 볼넷과 몸 맞는 공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삼성은 만루 기회에서 이지영은 적시타, 김상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배영섭의 병살타로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의 아쉬움은 롯데의 반격으로 이어졌다. 삼성 선발 배영수의 투구에 고전하던 롯데는 4회 초 1사 후 손아섭의 볼넷으로 시작된 기회는 2사 후 전준우의 볼넷으로 1, 2로 이어졌다. 롯데는 2경기 결장했던 장성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격했고 밀리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롯데는 강민호의 볼넷과 황재균, 박기혁 두 하위 타자의 적시타를 묶어 4득점 하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타격 부진 탈출한 장성호)

 

 

 

삼성 배영수 역시 고원준과 마찬가지로 순간 흔들리면서 대량 실점을 하고 말았다. 롯데에 유리한 경기 분위기였다. 하지만 롯데는 마운드가 무너지며 그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은 롯데 선발 고원준은 4회 말 다시 급격히 무너졌고 경기는 동점이 되었다. 고원준은 2사 이후 삼성 이지영, 김상수 하위 타선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흔들렸고 배영섭, 정형식에까지 연속 4안타를 허용했다.

 

경기는 다시 4 : 4 원점으로 돌아갔다. 롯데는 좌완 이명우를 올려 가까스로 4회 말을 끝낼 수 있었다. 이후 경기는 삼성이 앞서 가면 롯데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5회 말 삼성은 롯데의 필승불펜 이명우, 정대현을 상대로 3득점 하면서 7 : 4의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최근 부진한 마무리 정대현을 조기 등판시키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정대현이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정대현의 자신감을 되찾게 하고 경기 분위기를 다시 롯데 쪽으로 가져오려는 의도가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정대현은 구위는 위기 순간을 넘기기에 무리가 있었다.

 

불펜이 무너졌지만, 롯데도 포기하지 않았다. 롯데 역시 삼성 불펜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삼성은 차우찬, 안지만을 6회부터 마운드에 올렸지만, 만족스러운 투구를 하지 못했다. 롯데는 6회 초와 7회 초 각각 한 점을 추격했다. 장성호, 김대우 두 좌타자의 활약이 돋보였다. 장성호는 6회 초 2루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어주었고 득점에 성공했다. 김대우는 7회 초 삼성 좌완 불펜 백정현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로 4번 타자의 역할을 해주었다.

 

롯데는 5회 말 2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가 마운드를 굳걷히 지키며 추격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7회 말 아쉬운 수비가 나오면서 아쉬운 실점을 하고 말았다. 6회 말 수비에서 상대 타자의 부러진 방망이가 몸에 맞는 부상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던 김승회였지만, 그 후유증이 있었다. 수비의 뒷받침도 없었다. 7회 말 삼성은 채태인이 볼넷 출루 이후 신명철의 희생번트, 조동찬의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다. 여기서 나온 진갑용을 3루 땅볼은 삼성의 기회를 무산시킬 것 같았다. 하지만 황재균의 실책은 양 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삼성은 1점을 더 달아날 수 있었다. 롯데는 최대성을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막으려 했지만, 삼성은 김상수의 빗맞은 땅볼이 야수 선택이 되면서 9 : 6으로 점수를 더 벌릴 수 있었다. 타구를 잡은 최대성은 홈 승부를 노렸지만, 무리가 있는 상황판단이었다. 삼성의 7회 말 2득점은 경기 승패를 결정짓는 득점 같았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의 존재는 그 가능성을 더 높였다.

 

문제는 오승환까지 가는 과정이었다. 삼성의 젊은 불펜 백정현, 심창민의 불안한 투구는 경기를 마지막까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장성호는 8회 초 심창민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2점 홈런으로 경기를 다시 접전으로 만들었다. 오승환까지 가는 과정이 항상 불안했던 삼성의 고민이 다시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심창민은 이후 강민호, 황재균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면 리드한 상황에서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4번 타자로 자리잡아 가는 김대우)

 

 

 

오승환은 9 : 8의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8회 2사에 이른 등판을 했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롯데의 추격도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승환은 이후 4타자를 삼진 2개를 곁들이며 가볍게 막아냈고 경기는 더는 변화가 없었다. 삼성은 연패를 벗어났고 롯데는 5할 승률 복귀에 실패했다. 삼성은 상위권 싸움을 할 여지를 남겼지만, 롯데는 하위권으로 쳐지고 말았다. 양 팀의 상황이 극명하게 엇갈린 결과였다. 

 

하지만 삼성은 이승엽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타선에 고민을 남겼다. 부상으로 엔트리 말소된 박석민의 부재도 커 보였다. 삼성은 이런 공백을 하위 타선의 선전으로 메웠다. 9번 타자 김상수는 2안타 5타점의 맹활약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조동찬과 배영섭도 2안타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이런 타선의 선전에도 불펜진의 불안이 여전했다는 점은 승리에도 마냥 삼성이 기뻐할 수 없는 이유였다.

 

롯데는 장성호가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손아섭의 4할대의 타격감을 지속 유지했고 타선이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여 역할을 다했지만, 올 시즌 지속되고 있는 불펜 불안에 승리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누가 나와도 불안한 불펜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경기에도 고전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 롯데다. 선발 고원준 역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8회 말 등판한 강영식이 삼성 중심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는 것이 위안이었다. 

 

승리한 삼성이나 패배한 롯데나 모두 불펜 불안해소라는 고민을 안은 경기였다. 같은 고민이었지만 삼성은 든든한 마무리 오승환이 있었고 롯데는 없었다. 이 차이가 양 팀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올 시즌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했다고 평가받았던 양 팀 모두 절대 달갑지 않은 타격전이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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