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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SK의 주중 시즌 첫 만남은 동병상련 팀 간 대결이었다. 양팀은 지난해 PO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친 상위권 팀이었지만, 올 시즌 함께 하위권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었다.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상위권과 격차가 벌어진 양팀이었다. 경기 전까지 6승 8패의 롯데나 7승 9패의 SK 모두 비슷한 위치의 상대를 넘어 5할 승률에 가까워지는 것은 물론,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야 했다.

 

승리가 꼭 필요한 양 팀의 대결은 접전이 예상되었지만 화요일 내린 내린 비가 변수였다. 양 팀 에이스 투수인 롯데 송승준, SK 레이예스 모두 화요일 등판이 예정되었지만, 뜻하지 않게 등판 일정이 연기되었다. 투수의 투구 감각 유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이는 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로 인한 경기순연의 영향이 경기의 큰 변수였다.

 

결과적으로 비로 하루 쉰 것은 양 팀 에이스에 더 나쁘게 작용했다. 자연스럽게 경기는 난타전으로 전개되었다. 경기 후반까지 점수를 주고받는 공방전은 롯데의 8 : 7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양팀은 믿었던 선발 투수들이 나란히 5실점 하면서 부진했고 타선의 힘으로 경기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했지만, 롯데의 뒷심이 조금 더 강했다. 경기 결과도 그것을 그대로 반영했다.

 

양팀은 선발 투수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불펜 불안이라는 고민을 안고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양 팀이었다.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의 대결인 만큼 에이스가 얼마나 오랜 이닝을 버텨줄 수 있을지가 그것도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일 수 있을지가 승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였다.





(2타점 결승 3루타 박종윤)




 

하지만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평소와 달랐다. 제구가 불안했고 구위도 마찬가지였다. 투수전의 기대는 일찌감치 사라졌다. 선취점은 홈 팀 롯데의 몫이었다. 2회 말 롯데는 4번 김대우의 안타와 5번 전준우의 볼넷으로 잡은 기회에서 강민호의 진루타와 장성호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 2점을 먼저 선취했다. 레이예스는 2회 말 제구가 더 흔들렸다. 집중력을 잃으면서 공이 높았다. 최근 타격감이 올라온 베테랑 장성호는 레이예스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선취 득점한 롯데였지만, 마운드가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우려는 3회 초 수비에서 현실이 되었다. 1회와 2회 4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투구를 하던 송승준은 3회 초 정근우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이후 2루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송승준은 가까스로 박진만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에이스다운 투구는 아니었다. 롯데의 초반 2득점이 크게 느껴질 수 없었다.

 

이후 SK 선발 레이예스느는 안정감을 찾았지만, 송승준의 불안감은 더해갔다. 경기 흐름도 이에 따라 SK 쪽으로 기울었다. 5회 초 SK는 선두 정근우의 안타와 희생번트, 볼넷과 사구가 더해지며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나온 박정권의 타구는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로 보였다. 우익수 손아섭의 점프 캐치는 롯데를 한숨 돌리게 했지만, SK를 한숨짓게 했다. SK는 이 호수비로 2 : 2 동점을 만드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SK의 득점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경기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던 정근우의 2번째 홈런이 경기 흐름을 SK쪽으로 확실하게 돌려놓았다. 경험과 수비수의 도움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던 송승준은 정근우의 벽을 넘지 못했다. 6회 초 1사 후 하위 타자 조인성, 조동화의 연속 안타로 잡은 1, 2루 기회에서 정근우의 3점 홈런으로 5 : 2 리드를 잡았다. 이 한방은 어렵게 버티던 송승준을 강판시키는 KO편치였다.

 

송승준은 10피안타 5실점의 부진 속에 김사율에 마운드를 넘겨줘야 했다. 롯데로서는 가장 믿었던 선발 투수가 무너지면서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김사율의 컨디션도 좋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김사율은 6회 초 2루타를 허용했지만, 상대의 무리한 베이스 런닝에 편승 어렵게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행운은 이어지지 않았다. 

 

7회 초 SK는 새롭게 4번 타자로 기용되고 있는 한동민이 김사율의 밋밋한 변화구를 노려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려내면서 승세를 굳히는 듯 보였다. 선발 레이예스가 초반 위기를 넘긴 이후 안정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6 : 2 리드는 넉넉해 보였다. 롯데는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김사율의 컨디션 회복을 함께 도모하는 불펜 기용을 했지만, 김사율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SK의 승리가 점쳐지던 경기는 7회 말 이후 롯데 타선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던 강민호의 2루타가 그 시작이었던 초반 2실점 이후 순조롭게 순항하던 레이예스가 갑작스럽게 흔들렸다. 투구 수 100개에 가까워지면서 구위도 떨어졌다. 롯데 타자들은 그 팀을 놓치지 않았다. 


장성호가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한 효과는 황재균에 이어졌다. 황재균의 2타점 2루타는 롯데의 추격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2사 후 나온 김문호의 적시타는 경기를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같다. 레이예스는 타선의 지원 속에 승리 문턱까지 다다랐지만, 7회 초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넉넉한 점수 차가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린 듯 보였다. 


롯데는 어렵게 승리 희망을 되살렸지만, 불펜의 실점이 롯데 추격에 발목을 잡았다. 8회 초 롯데는 김사율에 이어 최대성, 이명우를 차례로 등판시켰지만, 실점을 막지 못했다. 포수 강민호의 패스트볼이 실점의 직접적 원인이었지만, 불펜 불안이 그 시작이었다. 8회 초 한 점을 추가한 SK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선발 레이예스를 뒷받침할 불펜이 불안 요소였다. 


SK는 레이예스를 더 오래 끌고 가고 싶었지만, 한계 투구 수를 넘어선 상황이었다. 8회 말 롯데는 선두타자 김대우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또 다시 기회를 잡았다. SK는 불펜 가동이 불가피했다. SK는 채병용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채병용은 제구력 난조 속에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를 더 키우고 말았다. SK는 급하게 전유수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경험이 부족한 전유수가 큰 위기를 넘기기에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롯데는 황재균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격한 후 대타작전이 적중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그동안 타격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주전 라인업에 빠져있었던 박종윤은 우익 선상을 흐르는 3루타로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냈다. SK로서는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치는 것과 같은 순간이었다. SK 역시 롯데와 마찬가지로 불펜 불안이 원인이었다. 


롯데는 정대현을 대신해 새롭게 마무리 투수로 자리한 김성배가 9회 초 SK 공격을 삼자 범퇴로 막아내며 역전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롯데 불펜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김성배는 한 점 차의 터프한 상황에서도 과감한 승부로 자신의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롯데 불펜 불안의 마침표를 찍는 김성배의 투구였다. 





(빛바랜 2홈런 4타점, 정근우)




이렇게 롯데는 힘겨운 승부를 자신들 것으로 만들며 5할 승률에 다가섰다. 선발 송승준에 이어 불펜까지 마운드는 불안했지만, 타선의 집중력이 승리를 이끌어냈다. 팀 내 수위타자 손아섭의 부진이 아쉬웠지만, 장성호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분전했고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강민호, 황재균의 타격이 살아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것이 반가웠다. 새로운 4번 김대우 역시 볼넷 출루와  과감한 도루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아주었다. 상하위 타선 모두 강한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역전승을 이끌어낸 원동력이었다. 


반면 SK는 13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과 선발 레이예스의 역투로 승리 가능성을 높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SK는 불펜고민을 롯데와 함께 했지만, 승리를 함께 할 수는 없었다. SK는 신예 타자들의 가파른 성장세를 확인한 것에 위안을 가져야 하는 경기였다. 홈런 2개 포함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정근우가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승리한 롯데, 패한 SK 모두 불펜 불안해결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부여받은 경기였다. 문제는 이런 불안요소가 당장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이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전력에 가세하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의 회복을 기다려야 하는 양 팀의 상황이다. 양 팀은 목요일 경기에서도 서로를 넘어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일전을 벌인다. 


불펜 불안이 여전함을 확인한 이상 양 팀 선발로 나설 롯데 옥스프링, SK 김광현의 투구내용이 승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승으로 5할 승률 복귀를 노리는 롯데와 더 밀릴 수 없는 SK 모두 총력전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어느 팀이 승리의 기운을 가지고 주말 3연전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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