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무기력 롯데, 공.수 조화 LG [4월 28일 롯데 VS LG]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놓고 펼친 롯데와 LG의 대결 결과는 LG의 4 : 0 완승이었다. LG는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거둔 선발 신정락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깔끔한 이어던지기, 하위 타선인 김용의, 정주현, 최경철이 5안타 3타점을 합작하는 활약을 묶어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경기 초반 잇따른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실점했고 타선마저 2안타로 침묵하면서 완패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양 팀의 5번 선발의 대결인 만큼 타격전 쪽에 무게가 실리는 대결이었다. 롯데 선발 김승회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고 LG 선발 신정락 역시 올 시즌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자리한 상황이었다. 다만 김승회는 지난해부터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지만, 신정락은 프로 데뷔 후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투수였다. 선발 투수 대결에서 경험에서 앞선 김승회에 무게가 실리는 초반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허술한 수비가 경기 분위기를 LG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이 실책은 실점의 빌미가 되었고 LG는 경기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었다. 2회 말 LG는 1사 후 김용의, 정주현의 연속 안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정주현의 우전 안타는 1루주가 김용의가 홈으로 들어오기에 무리가 있었지만, 김용의의 빠른 스타트와 스피드 있는 질주에 손아섭의 실책이 더해지면서 1타점 적시타가 되었다.

 

롯데의 실책은 3회 말 수비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오지환의 1루수 땅볼은 날카로웠지만, 롯데 1루수 박종윤의 수비능력이라면 처리가 가능한 타구였다. 하지만 이 타구를 박종윤이 빠뜨리면서 오진환은 안전하게 3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 LG는 손주인의 희생 플라이로 손쉽게 추가 득점을 할 수 있었다.

 

 

 

 (LG 위닝 시리즈 이끈 신정락의 프로데뷔 첫 승)

 

 

 

롯데 선발 김승회는 올 시즌 첫 등판의 부담감에 수비진의 뒷받침마저 받지 못하면서 힘들게 경기를 이끌어야 했다. 그동안 불펜의 마당쇠 역할을 하면서 지친 모습을 보였던 김승회는 공의 위력을 되찾은 모습이었지만, 수비 실책에 하지 않아도 될 실점을 하고 말았다. 김승회로서는 다소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경기 흐름이었다.

 

LG는 4회 말 1사 후 김용의의 볼넷 출루 후 나온 최경철의 2루타로 한 점을 더 추가하면서 3 : 0의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최경철의 끈질긴 승부와 밀어치는 배팅이 적중한 순간이었다. 초반 아쉬운 실점이 이어진 롯데는 공격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토요일 경기부터 타선의 침체 기미를 보였던 롯데 타선은 상.하위 타선 할것이 타격임 뚝 떨어진 모습이었다.

 

LG 선발 신정락은 빠른 승부로 아웃 카운트를 쉽게 잡아갔다. 롯데는 박준서를 선발 2루수 겸 2번 타순에 배치하고 1번부터 4번까지를 모두 좌타자로 채우면서 사이드암 신정락에 대비했지만,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신정락은 5회까지 볼넷 1개만을 내주었을 뿐, 무안타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과감한 승부가 적중한 결과였다. 투구 수도 47개에 불과했다. 완투 완봉도 기대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신정락의 손가락 부상은 불펜의 조기 가동을 가져왔다. 다소 이른 불펜 가동이었지만, LG 불펜은 완벽한 투구로 롯데 타선에 반격의 빌미는 제공하지 않았다. 롯데는 호투하던 상대 선발은 갑작스러운 교체라는 행운이 있었지만, 이것을 기회로 하기에는 타선의 침체가 너무 깊게 펴져있었다.

 

롯데는 5회 2사 상황에서 투구 수에 여유가 있던 김승회를 내리고 불펜진을 조기 가동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월요일 휴식일을 고려한 승부수였다. 롯데는 이명우, 김사율이 이어 던지면서 7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초반 실점을 따라갈 타선이 힘이 없었다. 롯데는 7회와 8회 손아섭과 강민호가 각각 2루타로 득점권에 위치했지만, 모두 2사 이후 나온 안타였고 후속타도 없었다.

 

롯데 타선이 추격의 가능성을 보이지 못하는 사이 LG는 8회 말 롯데 불펜 최대성을 상대로 1점을 더 득점하면서 승리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김용의, 최경철의 활약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무사에 김용의는 3루타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1사 후 최경철은 재치있는 번트로 팀의 4득점째를 만들어 주었다. 주말 3연전 이전 두 경기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던 두 선수가 존재감을 확실하게 과시한 순간이기도 했다. 

 

 

 

(시즌 첫 선발 등판, 아쉬운 결과 롯데 김승회)

 

 

 

LG는 신정락에 이어 이동현, 이상열, 정현욱을 이어 던지게 하면서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신정락은 생애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고 8, 9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정현욱은 시즌 첫 세이브를 거뒀다. LG로서는 초보 선발 신정락이 첫 승과 함께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다음 경기에 임하게 된 수확도 있었다.  

 

여기에 상위 타선의 부진을 하위타선이 메워주면서 승리했다는 점은 팀의 짜임새가 한층 더 좋아졌음을 확인하는 결과였다. 금요일 경기 대역전승의 분위기를 토요일 경기 패배로 이어가지 못했지만,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 내면서 주중 삼성와의 대결에서 당한 연패의 후유증을 씻고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성과도 있었다.

 

반대로 롯데는 살아나는 듯 했던 팀 타선의 사이클이 전반적으로 내림세로 돌아섰고 수비의 허술함까지 보이면서 집중력마저 떨어지는 경기를 하고 말았다. 불펜진의 불안도 주말 3연전에서 해소되지 못했다. 다만, 선발 마운드가 점점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고 새로운 4타자 김대우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위닝 시리즈 실패에도 가질 수 있었던 긍정적 부분이었다.

 

이렇게 LG는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면서 주중 NC와의 3연전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고 롯데는 주중 한화전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 LG는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간 반면 롯데는 내림세의 분위기를 가지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아직 롯데는 팀 전력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시간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는 3연전이었다. 이렇게 롯데와 LG의 주말 3연전은 양 팀의 상반된 분위기를 보여준 일전이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