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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SK의 토요일 경기는 경기 후반 뒷심을 발휘한 롯데의 7 : 4 역전승이었다. 롯데는 불펜진의 잇따른 실점으로 어렵게 경기를 이끌었지만, 7회와 8회 타선이 각각 3득점 하는 집중력으로 마운드의 부진을 메워주었다. 어제 경기에서 완패했던 것이 롯데 선수들의 투지와 근성을 더 불러일으켰다. 경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롯데는 10년 만에 선발투수로 나선 전직 마무리 김사율이 중도에 부상으로 교체되었지만, 노련한 투구로 4이닝 1실점 하며 선발투수 변신의 가능성을 보였고 상. 하위 타선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신본기 대신 주전 유격수로 출전한 문규현은 9번 타순에서 3안타 1타점으로 큰 역할을 했고 7번 강민호는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으로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2번 정훈과 4번 전준우, 5번 황재균은 경기 후반 중요한 타점과 득점을 하며 팀 역전승에 일조했다. 반면 SK는 선발투수 세든이 6이닝 7탈삼진 4피안타 1실점으로 빼어난 투구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지만, 믿었던 필승 불펜진이 무너졌다. 정근우가 선제 1점 홈런, 김강민이 6회 초 다시 리드를 잡는 2타점 적시타로 활약했지만, 어제와 달리 공격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여기에 경기 후반 위기에서 3루수 최정의 결정적이 실책까지 나오면서 승리 가능성을 스스로 지우고 말았다. SK는 전날 롯데에 대승했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롯데의 막판 공세를 막지 못하며 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는 토요일 승리로 4위 두산과의 격차를 반게임으로 줄였고 SK는 4강 싸움에서 조금 더 멀어졌다. 

 

 

 

(10년을 기다린 도전, 붙박이 선발 투수 가능성 보인 김사율)

 

 

홈런 공방 팽팽한 초반 

 

전날에 이어 롯데는 다시 깜짝 선발투수 기용으로 승부를 걸었다. 전날 허준혁 카드가 실패한 롯데는 지난해까지 팀의 마무리 투수였던 김사율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고육지책에 가까운 선발 투수 기용이었다.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김사율로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등판이었다. 팀과 김사율 모두 중요한 등판이었다.

 

경기 초반 SK 선발투수 세든은 원투펀치다운 압도적인 투구로 롯데 타선을 막았다. 롯데는 좌완 선발에 대비한 라인업으로 맞섰지만, 전날 김광현에 이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큰 키에서 나오는 각도 큰 직구와 변화구에 대응하지 못했다. 세든은 쉽게 쉽게 이닝을 이끌 수 있었다. 이에 맞선 김사율은 매 이닝 힘겨웠다. 주자 출루가 계속되었고 위기의 순간이 이어졌다. 공의 구위나 제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김사율에게는 여느 투구보다 많은 경험이 있었다. 김사율은 1회 초 주자 2명을 내보냈지만, 강민호의 도루 저지와 견제사로 위기를 넘긴 데 이어 2회 초에도 1, 2루 위기에서 범타 유도로 실점위기를 넘겼다. 다양한 변화구를 적절히 활용한 결과였다. 위기를 잘 넘기던 김사율은 3회 초 직구 실투가 정근우에 걸려들며 실점을 허용했다.

 

정근우는 김사율의 가운데 몰린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1 : 0 SK의 리드, 한 타순을 돈 이후 SK 타선은 김사율의 구질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구 수 60개 전후로 구위도 크게 떨어졌다. 큰 위기였지만, 김사율은 흔들림 없는 투구로 4회 위기를 또 한 번 넘겼다. 1사 1, 2루에서 이재원을 병살타로 유도하는 장면은 그의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김사율이 어렵지만 대등한 마운드 대결을 펼쳐주었다. 전날 허준혁이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스스로 무너진 것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5회까지 무난한 투구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올 시즌 가장 많은 투구는 몸에 무리를 가져왔다. 김사율은 5회 초 갑작스러운 손가락 부상으로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김사율은 4이닝 3피안타 1실점, 투구 수 65개의 기록을 남겼다. 시즌 첫 선발 등판임을 고려하면 절반의 성공이었다.

 

롯데는 홍성민으로 김사율의 뒤를 잇게 했다. 홍성민은 5회 초를 가볍게 넘기며 대응한 마운드 대결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롯데가 계투 작전으로 SK 선발 세든과 맞서는 사이 롯데는 강민호의 홈런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5회 말 강민호는 SK 선발 세든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경기는 다시 1 : 1 균형을 이뤘다. 선발 투수의 비중을 고려하면 SK에 불만족스러운 흐름이었다.

 

 

흔들리는 불펜의 가져온 혼전

 

 

 SK 세든 대 롯데 불펜의 대결로 변한 승부는 6회 초 롯데의 불펜 승부수가 통하지 않으면서 SK가 우세한 흐름이 되었다. 6회 초 SK는 롯데 불펜의 난조를 틈타, 2득점 하며 리드를 다시 잡았다. 롯데는 홍성민에 이어 이명우, 김승회를 연이어 마운드에 올렸지만, 실점을 막지 못했다. SK는 1사 후 최정의 안타와 2사 후 김상현의 사구, 한동민의 볼넷으로 잡은 만루 기회에서 김강민이 김승회로부터 2타점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3 : 1 로 앞서나갔다. 롯데는 필승 불펜 투수를 2명이나 투입했지만, 이들이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리드를 잡은 SK는 6이닝 1실점 호투를 한 세든에 이어 7회부터 박정배를 마운드에 올렸다. 마무리 박희수까지 가는 과정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의 투입이었다. 하지만 박정배는 긴 휴식에 따른 경기 감각 저하를 극복하지 못했다. 박정배는 7회 말 첫 타자 강민호를 안타로 내보낸 이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장성호를 볼넷 출루시키면서 위기를 자초한 박정배는 롯데의 대타 박준서에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SK 쪽으로 기울어 가던 승부가 다시 긴장된 승부로 바뀌었다.

 

롯데는 계속된 무사 2, 3루에 기회에서 역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규현, 이승화가 연속 범타로 물러나면서 1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흔들리는 박정배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롯데의 가물거리는 득점 기회에서 나온 정훈의 2타점 2루타는 홈 경기장을 다시 흥분시켰다. 정훈은 박정배의 바깥쪽 승부구를 자신 있게 밀어쳤고 천금의 역전타로 이어졌다. 롯데가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필승 불펜이 무너졌지만, SK는 포기하지 않았다. SK는 8회 초 롯데의 필승 잠수함 듀오 정대현, 김성배를 상대로 다시 동점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정대현에 이어 마무리 김성배를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통하지 않았다. SK는 2사 후 김상현의 몸맞는공으로 잡은 기회에서 대주자 김재현의 도루와 한동민의 적시타를 묶어 4 : 4 동점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타격 부진 떨쳐낸 3안타 문규현)

 

 

집중력 유지한 롯데, 실책으로 무너진 SK

 

 

마무리 투수를 올리고도 동점을 허용한 롯데는 팀 분위기가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 전준우, 황재균, 4, 5번 타자의 활약이 돋보였다. 8회 말 롯데는 선두 전준우와 이어 나온 황재균의 연속 2루타로 다시 앞서 나갔다. 전준우는 2루타 출루 이후 SK 포수 정상호의 포일 때 3루 베이스로 진출했고 보내기 번트 실패에 따른 황재균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이는 황재균의 1타점 2루타로 이어졌다.

 

리드를 잡은 롯데는 기세가 올랐지만, SK는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 강민호의 3루 땅볼 때 나온 SK 3루수 최정의 실책은 경기 흐름을 롯데 쪽으로 완전히 돌려놓았다. 최정의 실책은 2루 주자 황재균의 추가 득점과 함께 무사 2루 기회를 계속 이어가게 했다. SK는 8회 말에만 윤길현에 이어 진해수, 전유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롯데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롯데는 이어진 기회에서 문규현의 적시 안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고 7 : 4로 승세를 굳혔다. 실책이 편승한 3실점 후 SK는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롯데는 김성배가 9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김성배는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 속에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롯데는 기분 좋은 역전승으로 4위 추격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믿었던 불펜이 실점하며 위기를 승부처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 불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특히 승계주자 실점이 너무 많다는 점은 위기 상황에서 불펜운영을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부진하던 타선이 경기 후반 상.하위 타선의 고른 활약으로 승부를 뒤집었다는 점은 승리와 함께 긍정적이 부분이었다.

 

SK는 다 잡은 승리를 불펜의 난조로 놓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안정되어 가던 불펜이 무너졌다는 점은 큰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던 타선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전 연승으로 순위 상승의 계기를 만들려 했던 SK의 기대에도 차질이 생겼다. 희비가 양 팀의 희비는 엇갈렸지만, 승리한 롯데나 패한 SK 모두 불펜진 운영에 고민을 하게 된 일전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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