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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프로야구는 전 경기가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접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상위권 팀과 이를 추격하는 중위권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은 SK의 막판 추격을 힘겹게 따돌리며 신승했고 1위 자리에 복귀했다. LG는 경기 막판 넥센 김민성에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다 잡은 것 같았던 승부를 놓쳤다. LG의 1위는 1일 천하에 그쳤다.

 

3위 두산은 NC에 연패당하면서 선두권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NC의 매서운 고춧가루가 두산의 상승세에 치명상을 안겼다. 4위 넥센은 극적인 역전승으로 한숨 돌렸다. 만약 패했다면 5위 롯데에 반 게임차로 쫓길 수 있는 넥센이었다. 넥센의 극적 역전승은 후반기 침체에 빠진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상위권 팀을 추격하고 있는 롯데와 SK 역시 승패가 엇갈렸다. 롯데는 최하위 한화와의 2연전에 모두 승리하며 4위와의 간격을 유지했다. 지난주 어렵게 연패를 끊었던 롯데는 대진의 유리함을 잘 활용하며 연승 분위기 속에 2일 휴식에 들어갔다. 6위 SK는 경기 막판까지 삼성을 괴롭혔지만,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SK는 5위 롯데와 3경기 차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렇게 승패가 엇갈리는 경기 중에 롯데와 한화의 대결은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4위 추격이라는 목표가 있는 롯데는 초반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한화를 몰아붙였고 한화 선발 바티스타의 난조를 물고 늘어졌다. 롯데는 초반 6득점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그 점수를 끝까지 지켰다.

 

 

 

(시즌 13승 유먼, 다승 1위 굳히기 들어가나?)

 

 

 

반면 한화는 선발 투수의 난조에 초반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며 롯데에 득점을 헌납하면서 팀 분위기가 크게 떨어졌고 경기 후반 김태균의 2점 홈런 이후 6 : 4까지 추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롯데 불펜을 넘지 못했다. 롯데 선발 유먼은 한 번에 크게 흔들리며 6회 초 4실점 하는 아쉬운 모습도 있었지만, 불펜의 도움 속에 시즌 13승에 성공했다. 타선 역시 상.하위 타선의 고른 활약으로 필요한 득점을 해주었다. 특히, 최근 타격 부진에서 벗어난 박종윤은 3안타를 몰아치며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투.타의 우위 속 초반 리드 잡은 롯데

 

경기 초반 분위기는 선발 투수의 우세 속에 롯데의 리드로 전개됐다. 롯데 선발 에이스다운 투구로 초반을 무난히 넘겼다. 2회 말 1사 1, 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두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실점을 막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직구의 구위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냈고 같은 각도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도 제구가 잘되었다. 

 

이렇게 유먼이 쉽게 경기를 이끌어간 반면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본적으로 제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직구의 구위도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한 노력을 몸에 힘이 들어가게 했다. 바티스타의 투구 패턴을 읽은 롯데 타선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바티스타를 공략했고 초반 득점을 쌓아갈 수 있었다. 

 

1회 초 전준우의 적시 2루타로 1 : 0 리드를 잡은 롯데는 2회와 3회 한화 수비진의 실책에 편승한 추가 득점으로 확실한 초반 우위기를 가져갈 수 있었다. 2회 초 롯데는 강민호의 안타로 시작된 기회에서 한화 포수 엄태용의 실책이 이어지며 추가 득점을 한 데 이어 정훈의 적시타와 손아섭의 땅볼을 묶어 3점을 추가했다.

 

3회 초에서는 박종윤의 2루타로 시작된 기회에 2점을 더 추가 득점하며 6 : 0의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외야진이 실책이 더해지며 하지 않아도 되는 실점을 더하고 말았다.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떨어지는 컨디션과 수비 불이 겹치며 오랜 이닝을 버틸 수 없었다. 바티스타는 3이닝 7피안타 6실점(3자책점)의 아쉬운 기록을 남기고 조기에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이에 비해 타선의 지원을 확실히 받은 유먼은 투구 수 조절에도 성공하며 순탄한 경기를 이어갔다. 완투 완봉까지 기대할 수 있는 투구였다. 롯데는 팀 연승과 함께 불펜진에 휴식도 줄 수 있는 이상적인 경기가 경기 초반 이어졌다.

 

 

롯데의 방심, 한화의 추격전

 

롯데의 낙승이 예상되던 경기는 한화의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화는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윤근영이 3이닝 무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추가 실점을 막아주면서 반전의 여지를 남길 수 있었다. 윤근영이 이른 등판이었지만, 날카로운 포크볼을 앞세워 초반 상승세의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초반 승기를 잡은 이후 롯데 타자들의 스윙이 커지고 집중력이 떨어진 것도 윤근영의 호투를 도왔다.

 

마운드가 안정된 한화는 6회 말 롯데 선발 유먼을 상대로 4득점 하며 일방적으로 밀리던 경기 흐름을 대등하게 만들었다. 그 시작은 선두 타자 고동진의 볼넷이었고 타선의 불을 지핀 건 2사 후 나온 김태균의 2점 홈런이었다. 롯데 선발 유먼은 빠른 템포의 투구로 경기를 이끌어갔지만, 볼넷으로 주자를 출루시킨 이후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

 

김태균의 홈런은 유먼의 페이스를 급격히 떨어뜨였다. 이후 유먼은 3개의 볼넷을 연발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유먼이 최소한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던 롯데 불펜이 갑자기 바빠졌다. 유먼은 2사 만루에서 이대수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이후 마운드를 불펜에 넘겨야 했다. 롯데로서는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어렵게 가는 처지가 된 셈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6회 말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등판한 정대현이 정범모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롯데는 또 한 번 만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하나면 초반 리드를 잃어버릴 수 있었다. 이런 롯데의 위기를 넘기게 한건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명우의 호투였다.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이명우는 한화 고동진을 삼진 처리하며 큰 고비를 넘게 해주었다.

 

동점 기회를 놓친 한화타선은 그 기세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이명우는 6회 2사 후부터 8회 2사까지 2이닝을 책임지며 팀의 리드를 굳건하게 지켜주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무릅 쪽으로 파고드는 직구와 슬라이더의 위력이 호투의 원동력이었다. 필승 카드 정대현을 먼저 사용한 롯데로서는 이명우의 호투가 불펜 운영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의미있는 2이닝 무실점 호투 이명우)

 

  

롯데의 추가 변수 없는 경기 마무리

 

롯데는 이명우에 이어 8회 말 2사부터 마무리 김성배를 한 템포 일찍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를 지켜냈다. 마무리 김성배는 조금 이른 등판이었지만, 남은 아웃카운트 4개를 실점 없이 잡아내며 팀 연승을 완성했다. 볼넷 2개가 나오는 등 제구의 정교함은 아쉬웠지만, 팀 승리를 지켜내며 후반기 들어 계속된 불안감을 조금 덜어냈다. 김성배는 24세이브를 수확하며 이 부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는 마무리 송창식까지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6회 말 4득점 이후 타선이 롯데 불펜에 눌리면서 더는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 4번 타자로 나선 김태균은 홈런으로 2타점, 이대수가 2타점 적시타로 분전했지만, 여타 선수들의 활약이 이들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특히 8회와 9회 선두 타자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잡은 기회에서 집중력 있는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큰 아쉬움이었다.

 

한화는 수요일 패배로 롯데전 절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승률 3할에도 한 걸음 더 쳐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승리 의지가 크게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인것이 우려스러웠다. 4강 목표를 위해 전 선수가 하나 되고 집중력을 발휘한 롯데를 당해내기에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에서부터 지고 들어간 경기였다.

 

롯데는 수요일 경기 승리로 2일 휴식을 기분좋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유먼의 갑작스런 난조와 경기 초반 이후 타자들의 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선수들의 승리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양 팀의 주중 첫 2연전은 마음가짐이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를 느낄 수 있는 대결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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