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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곳곳에 내리는 가운데 목요일 프로야구는 상위권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LG는 KIA에 대승을 거두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고 두산은 5위 SK에 0 : 7의 경기를 9 : 7로 뒤집는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2위 삼성에 1게임 차로 다가섰다. 삼성은 롯데에 치열한 투수전 끝에 0 : 1로 패하며 1위 LG와의 승차가 1.5게임 차로 벌어졌다. 


상위 팀들의 역학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 와중에 5위 SK는 7 : 0으로 리드하던 경기를 막판 역전당하면서 4위 추격의 희망이 더 희미해졌다. 목요일 패배로 SK는 롯데와 공동 5위가 되었고 4위 넥센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4위 넥센은 은근히 신경 쓰였던 SK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편안한 2일 휴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목요일 프로야구는 3개 구장에서 많은 득점이 오가는 타격전이었다. 하지만 롯데와 삼성의 대구 경기는 근래 보기 드문 선발 투수의 호투 대결이었다. 롯데 옥스프링, 삼성 벤델헐크 두 선발 투수는 최고의 투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롯데와 삼성은 양 팀 도합  5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빈공에 시달렸다. 그만큼 선발 투수들의 구위나 제구가 완벽했다. 





(최고의 호투, 시즌 11승 성공 옥스프링)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0 : 0 승부를 이어가던 경기는 8회 초 롯데 강민호의 적시 2루타로 균형이 깨졌고 롯데는 8회 초 한 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9회 말 삼성 공격에서는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롯데 신인 좌익수 조홍석이 믿기 힘든 호수비로 잡아내며 투수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8이닝 2피안타 8탈삼진의 빛나는 호투로 시즌 11승에 성공했다. 옥스프링은 주 무기 컷패스트볼과 함께 낙차 큰 커브와 너클볼까지 구사하며 변화구 사용의 폭을 넓혔고 삼성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단 한 개의 볼넷만을 허용할 정도로 제구도 완벽했다, 포수 강민호와의 호흡도 좋았다. 


이런 옥스프링에 맞선 삼성 선발 벨델헐크 역이 이에 못지않은 투구를 해주었다. 벤데헐크는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롯데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했다. 롯데 역시 조홍석이 팀 첫 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벤델헐크는 약점이었던 들쑥날쑥한 제구력도 안정되면서 올 시즌 가장 좋은 내용의 투구를 했다. 


이렇게 선발 투수들의 중심이 되었던 0의 행진은 투구 수 조절에서 승패가 엇가렸다. 옥스프링이 투 구수 조절에 성공하며 완투 페이스를 유지한 반면 벤델헐크는 8회 초 마운드에 올랐을 때 이미 투구 수 100개를 훌쩍 넘긴 상황이었다. 이는 그가 마운드를 옥스프링보다 일찍 내려와야 함을 의미했다. 


8회 초 1사 후 롯데는 7번 황재균의 2루타로 양 팀 통틀어 처음으로 주자를 득점권에 위치시켰다. LG가 한화에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은 승리를 위한 마운드 운영이 불가피했다. 삼성은 심창민을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막으려했다. 하지만 롯데 강민호의 2루타는 삼성의 의도를 무너뜨렸다.


최근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강미호였지만, 심창민의 밋밋하게 흐르는 변화구를 놓치지 않았다. 강민호의 1타점 2루타는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에서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삼성은 심창민에 이어 권혁을 마운드에 올려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너무나 아쉬운 실점이었다. 롯데 하위 타선에 결정타를 허용했다는 점은 분명 복기를 해야 할 부분이었다.



8이닝 무실점 옥스프링, 결승 1타점 2루타 강민호

승리 합작한 배터리 그리고 조홍석의 승리 지킨 호수비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타선의 득점에 더 힘을 냈고 8회 말 삼성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완봉승의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야구의 신은 롯데와 삼성에 공평하게 득점 기회를 주었다. 9회 말 삼성은 선두 김상수의 안타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옥스프링의 투구 수는 100개를 넘긴 상황, 하지만 1번 우동균부터 5번 박한이까지 삼성은 계속된 좌타자 라인업은 사이드암인 롯데 마무리 김성배 투입도 어렵게 했다. 


롯데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좌완 불펜 이명우에 경기 마무리를 맡겼다. 삼성은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의 기회를 만들었고 동점 이상의 결과를 기대했다. 이 상황에서 롯데는 침착했고 삼성은 조급했다. 정형식의 유격수 앞 땅볼 때 2루 주자 김상수는 무리하게 3루를 노렸고 김상수는 런다운에 걸려 허무하게 아웃당했다. 2사 1루, 롯데의 승리가 예상되었다. 


삼성은 최형우, 이승엽의 장타력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야 했다. 1루가 비어있는 상황, 롯데 벤치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최형우보다 이승엽과의 승부를 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롯데의 선택은 최형우와의 정면 승부였다. 역전 주자의 출루가 더 부담스럽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최형우의 좌중간 직선 타구는 롯데 벤치의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입증하는 타구로 보였다. 





(결승 1타점 2루타, 강민호)




여기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좌익수 조홍석이 몸을 날려 그 타구를 잡았고 경기는 그대로 끝이었다. 롯데의 1 : 0 승, 롯데는 연이틀 마운드가 무실점 투구를 하며 2경기 연속 팀 완봉승에 성공했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하며 시즌 11승에 성공했다. 이명우는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최근 롯데의 1번 타자로 중용되고 있는 신인 조홍석은 팀의 첫 안타를 때려낸 데 이어 팀과 옥스프링의 승리를 지켜내는 호수비로 최고 활약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 타격부진으로 논란의 FA 선수가 된 강민호는 모처럼 공격에서 이름값을 하며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되었다. 롯데는 강력한 마운드의 힘을 과시하며 상위권 팀들에게 요주의 팀이 되었다. 


삼성은 선발 벤델헐크의 호투에도 타선의 침묵 속에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다. 8회 초 위기에서 택한 불펜 투수 심창민 카드가 실패하며 당한 1실점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삼성은 1위 LG와 확실한 격차가 벌어졌고 1경기 차로 추격하는 3위 두산까지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에 빠졌다. 선발 벤델헐크가 호투를 한 것이 위안으로 삼기에는 너무나 아픈 패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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