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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삼성이 휴식을 취한 일요일 프로야구는 순위가 앞선 팀이 하위 팀에 모두 승리했다. 2위 LG는 NC의 에이스 찰리를 무너뜨리며 6 : 1로 낙승했고 1위 삼성과의 승차를 없앴다. 최근 연패도 끝냈다. 3위 넥센은 롯데의 실책에 편승 4 : 3, 9회 말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SK는 최하위 한화에 3 : 2 한 점 차로 승리하며 롯데를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다.

 

이렇게 상위 팀의 승리 행진이 이어진 일요일 경기 중 넥센과 롯데의 일요일 경기는 경기 막판 극적 장면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접전이었다. 넥센은 전날 삼성전 패배의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순위 상승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롯데 역시 넥센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전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접전의 주인공을 넥센이었다.

 

넥센은 이택근, 박병호 두 중심 타자의 활약을 중심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고 결국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3번 이택근은 전날 결정적인 실책으로 경기를 내준 것을 만회하기 위해 경기 내내 집중력이 있는 플레이를 했고 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넥센의 4득점을 모두 이택근의 출루에서 시작되었다.

 

1회 말 김민성의 적시타는 2사 후 이택근의 볼넷이 그 시작이었다. 5회 말 박병호의 역전 2점 홈런은 이택근의 볼넷 출루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9회 말 넥센의 끝내기 득점 역시 이택근의 안타 출루에 이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롯데 실책을 유도한 결과였다. 넥센은 전날 팀의 패배를 부른 실책을 범하며 충격이 있었던 이택근을 지명타자로 기용하며 배려해주었다. 이택근은 팀의 배려에 만점 활약으로 화답했다.

 

 

 

(어려울 때 빛난 캡틴의 투혼, 이택근) 

 

 

이런 이택근의 활약과 함께 4번 박병호는 롯데 에이스 유먼을 상대로 5회 말 시즌 33호 역전 2점 홈런을 때려내며 4번 타자의 힘을 보여주었다. 시즌 14승과 다승 공동 선두 복귀를 노렸던 유먼의 희망을 앗아간 한 방이었다. 유먼은 초반 계속된 위기를 극복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기 일보 직전에 4번 박병호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유먼의 높은 실투를 놓치지 않은 박병호의 집중력이 좋았다.

 

이렇게 극적인 승부를 이끈 공격 부분에서의 활약과 달리 넥센은 전날 삼성전과 마찬가지로 수비불안으로 힘든 경기를 해야 했다. 1 : 0으로 앞서던 3회 초 좌익수 오윤의 판단 실수로 1사 1, 3루가 될 상황을 1사 2, 3루로 만들어주었고 손아섭의 1루수 땅볼 때는 베이스커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1타점 내야안타를 헌납하고 말았다. 넥센은 3회 초 두 차례 보이지 않는 수비의 실책이 이어지며 리드를 빼앗겼다.

 

경기 흐름이 롯데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극복하게 한 템포 빠른 투수교체였고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정훈의 호투가 있어 가능했다. 이정훈은 4회 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넥센 선발 오재영은 초반 좋은 컨디션을 보였지만, 지나치게 코너워크를 의식하며 투구 수가 많아졌고 구위가 급격히 떨어졌다.

 

롯데 타선은 오재영의 직구를 집중적으로 노려 3회 초 2득점 했고 4회 초 2사 후 하위 타선의 연속 출루와 1번 이승화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더 이상의 실점은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 넥센은 베테랑 이정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정훈은 좋은 타격감을 보이던 정훈과의 긴 승부 끝에 범타 유도에 성공하며 실점을 막았다.

 

 

중심 타선 활약 이정훈의 구원역투 리드잡은 넥센

끈질긴 추격전 경기 막판 넥센 진땀나게 한 롯데

 

 

이정훈의 호투 이후 5, 6회 연속 무실점 투구로 이어졌다. 이정훈의 관록 투에 롯데 타선의 상승세는 제동이 걸렸다. 롯데 공격의 주춤하는 사이 넥센은 초반부터 이어지던 잔루 행진을 마감하고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마운드를 단단하게 지켜준 이정훈의 역투가 있어 가능했다. 올 시즌 넥센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는 이정훈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넥센은 이정훈에 이어 승리 불펜진을 모두 가동하며 리드를 지켰다. 롯데 역시 선발 유먼이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후 불펜진의 무실점 투구로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무기력했고 넥센의 1점 차 리드는 계속 이어졌다. 9회 초 마무리 손승락이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넥센의 승리는 기정사실과 같아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롯데는 잇따른 대타, 대주자 작전으로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압박했다. 손승락은 평소와 달리 긴장된 투구를 했고 유인구의 제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손승락은 롯데 대주자 백민기를 견제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내는 것 같았지만, 연속되는 폭투로 실점하는 그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포수 허도환의 블로킹도 아쉬움이 있었다.

 

손승락이 연속 폭투로 실점한 장면은 넥센에 큰 충격이었다. 이택근의 2안타, 2볼넷의 활약과 박병호의 역전 2점 홈런이 무의로 그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경기 중반 흐름을 가져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정훈의 승리 투수 기회도 날아가고 말았다. 이미 불펜진을 모두 소진한 넥센으로서는 남은 이닝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힘든 고비 넘겨준 베테랑의 관록투, 이정훈)

 

 

 넥센의 걱정은 9회 말 이택근의 안타 출루와 롯데 배터리의 아쉬운 수비가 연속되며 사라졌다. 정대현의 폭투로 2루에 진루한 이택근은 3루 도루를 감행했고 이를 감지한 정대현이 3루로 송구했지만, 그 공은 외야로 향하는 악송구가 되었고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점이 되었다. 넥센에는 행운의 득점이었고 연패를 막고 순위 상승의 희망을 이어준 득점이기도 했다.

 

롯데는 에이스 유먼과 필승 불펜진을 모두 투입하며 승리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9회 말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경기 중반 이후 타선이 넥센의 불펜진에 꽁꽁 묶이면서 추가 득점하지 못한 것이 패배에 영향을 주었다. 유먼은 초반 위기를 잘 넘어가며 시즌 14승을 눈앞에 두었지만, 초반 많은 투구 수에 발목이 잡히며 5회 말 넥센 중심 타선과의 승부에서 이겨내지 못했다. 유먼은 패전을 모면하긴 했지만, 다승 1위가 사실상 힘들어졌다. 롯데는 SK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연승도 끊어졌다.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의 블론 세이브가 있었고 득점 기회에서 타선의 집중력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정훈을 시작으로 한 불펜진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경기 막판 집중력을 유지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넥센은 남은 경기에서 2위 이상으로 도약할 여지를 남겼다. 다음 주 4경기 일정이 띄엄띄엄 이어진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뜨거웠던 넥센과 롯데의 시즌 최종전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양 팀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전이었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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