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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몰고 온 가을비가 내리는 준PO 1차전의 승자는 넥센이었다. 넥센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1점 차 접전이 이어지던 경기에서 9회 말 베테랑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3 : 2로 승리했다.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이 2 : 1로 앞서던 9회 초 2사 후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듯했지만, 9회 말 득점기회에서 기어코 승리에 필요한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은 9회 초 기적과 같은 동점에 성공했지만, 9회말 위기를 넘지 못했다. 두산에게 더는 기회가 없었다. 그것으로 1차전 승부는 끝이었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상위권 순위 싸움 탓에 다소 지친 상황에서 준PO를 맞이한 양 팀에게 1차전은 그 어떤 준PO 1차전보다 중요했다. 그 승부를 이겨낸 넥센은 PO 진출을 위한 첫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었다.

 

양 팀은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넥센 나이트, 두산 니퍼트는 팀의 1선발 투수였다. 중요한 1차전에 이들의 등판은 오래전부터 예상되었다. 하지만 양 팀 투수의 상대 전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경기가 타자 친화 구장은 목동 구장에서 열린다는 점과 양 팀의 강타선, 포스트시즌의 중압감도 두 투수에 큰 부담이었다.

 

초반 분위기는 타자들이 선발 투수 공략에 성공하는 모습이었다. 공격의 포문을 넥센이 먼저 열었다. 넥센은 1회 말 공격에서 2점을 먼저 선취하며 앞서나갔다. 선두 서건창의 안타와 도루 이어나온 두산 포수 양의지의 악성구는 순식간에 무사 3루의 기회를 잡게 했다. 서동욱의 희생플라이로 넥센은 가볍게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가을비속 접전의 종결자 넥센 이택근)

 

 

두산으로서는 수비 실책이 더해진 실점으로 그 내용이 좋지 못했다. 넥센의 우세 분위기는 4번 박병호의 홈런으로 더 고조되었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박병호와 힘대 힘의 대결을 벌였지만, 박병호는 니퍼트의 높은 실투를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2 : 0 넥센의 리드, 4번 타자의 홈런과 상대 실책에 편승한 득점이라는 점은 그 의미를 크게 했다. 

 

하지만 두산은 곧바로 반격했다. 2회 초 두산은 5번 홍성흔부터 8번 양의지까지 4타자 연속 안타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1사 1, 3루, 넥센 선발 나이트는 흔들렸다. 두산 타자들은 나이트의 투구 패턴을 읽고 타석에 들어선 듯 보였다. 두산의 역전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두산의 스퀴즈 실패는 좋았던 공격 흐름을 끊었다. 상대 허점을 찌른 작전이었지만, 넥센 내야진의 침착하게 대응했다. 두산의 반격은 동점을 이루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후 두산은 넥센 선발 나이트로부터 더 좋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2회 초 고비를 넘긴 나이트는 노련한 볼 배합으로 실점 없는 이닝을 이어갔다. 6회까지 나이트는 큰 위기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무실점은 두산 선발 니퍼트도 마찬가지였다. 1회 말 2실점 후 나이트는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넥센의 공세를 막았다. 넥센은 2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출루가 이루어졌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맞아떨어진 선발 라인업, 과감한 마운드 운영 돋보인 넥센

상위 타선의 부진, 한 발 늦은 불펜 운영이 아쉬웠던 두산

 

조급했던 포스트시즌 단골 팀 두산

침착했던 포스트시즌 초보 팀 넥센

 

 

2 : 2 동점으로 이어지던 경기는 6회 말 넥센 공격에서 변화를 맞이했다. 6회 말 넥센은 선두 박병호의 볼넷으로 시작된 기회에서 이성열의 적시안타로 3 : 2로 앞서나갔다. 이 과정에서 두산 선발 니퍼트는 1사 1루에서 김민성의 투수 땅볼 때 2루로 향하는 1루 주자 박병호를 아웃 시킬 기회가 있었지만, 안전하게 타자 주자를 잡았다. 이 판단은 승부의 추를 넥센으로 넘겨주는 것이 되고 말았다.

 

니퍼트는 6이닝 3실점 투구를 끝으로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경기 초반부터 제구 난조로 고전했던 니퍼트는 순간순간 위기를 넘기며 제 머몫을 다해주었다. 하지만 실점 과정에서 수비의 뒷받침을 받지 못했고 볼넷 5개를 허용했다는 것이 투구 수를 크게 늘렸다. 무사사구 경기를 한 넥센 선발 나이트보다 떨어지는 투구내용이었다.

 

6회 말 다시 리드를 잡은 넥센은 7회 초 1사 이후 필승 불펜진을 가동하며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현희에 이어 강윤구까지 불펜 운영은 효과적이었다. 8회 초 2사 1루에서 마무리 손승락을 조기 투입한 것도 두산 타선의 맥을 끊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산 불펜도 넥센 불펜 못지 않았다. 두산은 7회부터 홍상삼, 윤명준을 이어 던지게 했고 두 투수는 실점없이 넥센 타선을 막았다. 두산은 추격의 가능성을 남겼다.

 

이렇게 변화없이 경기는 넥센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9회 초 투아웃을 가볍게 잡아낼 때까지만 해도 두산의 기적 같은 동점을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두산의 야구는 9회 2아웃에 다시 시작되었다. 2사후 이원석의 안타로 마지막 희망을 이어간 두산은 정수빈의 2루타가 이어 나오면서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6.1이닝 2실점 호투, 큰 경기에서 에이스의 품격 보여준 넥센 나이트)

 

 

정수빈의 멋진 타격과 1루 주자 이원석의 과감한 주루가 어우러진 득점이었다. 마무리 손승락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넥센은 허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연장으로 경기가 이어진다면 마무리 투수가 남아있는 두산보다 마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었다. 내내 경기 흐름을 주도하던 넥센에 암운이 드리워진 순간이었다.

 

하지만 넥센 역시 9회 말 공격에서 극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그 주인공은 팀의 주장 이택근이었다. 넥센은 2사 2, 3루 기회에서 끝내기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준PO 1차전을 넥센의 승리로 이끌었다. 이전 타석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이택근이었지만 다섯 번째 타석에서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의 블론세이브 충격을 이겨내고 그들의 포스트시즌 첫 승을 이뤄냈다.

 

두산은 마무리 정재훈을 아끼며 윤명준을 9회 말 수비에 그대로 등판시켰지만, 신인 윤명준은 동점이 된 상황에서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윤명준은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은 1사 1, 2루에서 마무리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한발 늦은 교체였다. 두 명의 주자가 있는 상황은 정재훈에 큰 부담이었다. 2사까지 잡아냈지만 4번 박병호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택근와 유인구보다는 적극적인 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승패를 가르는 넥센의 안타로 이어졌다.

 

두산은 준PO에서 넥센보다 많은 경험이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수비는 더 흔들렸고 공격에서 2회 초 집중타 이후 짜임쌔가 떨어졌다. 두 차례 주루사는 공격 흐름을 끊었다. 2회 초 스퀴즈 실패와 7회 초 외야플라이에 귀루하지 못한 주자가 아웃당하는 장면은 두산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두산은 김현수를 4번 타자 겸 1루수로 기용하며 그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이종욱, 민병헌, 정수빈으로 이어지는 발빠르고 재간 있는 외야진을 구축했다. 수비안정과 기동력을 야구를 펼치기 위한 라인업이었다. 여기에 2번 타순에 발 빠른 허경민을 배치하면서 발야구의 장점을 극대화하려 했다.

 

 

 

(선제 솔로홈런 홈런왕의 힘 보여준 넥센 박병호)

 

 

하지만 이종욱, 허경민,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1~3번 타자가 무안타로 묶이면서 공격에 차질이 생겼다. 4번 김현수도 무안타로 묶였다. 특히 7번 타순에 배치된 정수빈은 4안타 2타점으로 그를 기용한 벤치의 기대를 120% 충족시켰다. 두산이 승리했다면 최고 수훈 선수는 정수빈의 몫이었다. 이원석도 2안타로 분전했다. 문제는 두 선수의 활약에 비해 나머지 선수들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넥센은 4번 박병호가 두산 투수들의 집중견제에도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의 위용을 보여주었고 유인구에 욕심내지 않고 볼넷 2개를 얻어내며 해결사 역할과 함께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함께 해주었다. 여기에 1번 서건창이 2안타와 함께 활기찬 주루로 팀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예상을 깨고 2번 타순에 선발 출전한 서동욱은 1회 말 희생플라이 포함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고 7번 타순에 배치된 이성열은 3 : 2를 만드는 적시타로 벤치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넥센의 공격은 득점 기회에비해 득점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넥센은 안정된 수비로 이를 메웠다. 넥센은 두산보다 수비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위기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두산보다 안정감을 보였다. 넥센은 서두르는 플레이로 경기를 그르친 두산과 달리 냉정한 플레이로 경기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벤치의 투수운영과 선수기용,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해진 승리였다.

 

넥센은 정규리그 막판 2위를 놓친 아쉬움을 털어내고 준PO 통과의 확률을 높였다. 두산은 9회 2아웃의 기적을 만들었지만, 포스트시즌 초보팀의 패기에 밀리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두산으로서는 2차전에 준PO의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사진 : 넥센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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