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두산의 준PO가 결국 마지막 승부로 시리즈 승자를 가리게 됐다. 두산은 준PO 4차전에서 주전 포수 양의지를 대신해 3, 4차전 연속 선발 포수로 출전한 최재훈의 역전 2점 홈런을 앞세워 넥센에 2 : 1로 승리했다. 두산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지난해 준PO 4차전에서 가을 야구을 접었던 기억을 뒤로하고 2010시즌 2패 후 3연승 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게됐다.
넥센은 3차전 연장 14회 끝내기 패배에 이어 4차전마저 내주면서 시리즈 분위기마저 두산에 넘겨주고 말았다. 넥센은 2차전 선발 투수였던 밴헤켄을 경기 초반 불펜으로 투입하는 강수로 승리 의지를 보였지만, 두산 하위타선에 의외의 한 방을 허용하면서 시리즈를 끝낼 기회를 놓쳤다. 넥센은 다시 원점에서 목동 5차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전날 연장 14회까지 이어진 연장접전에 따른 체력부담과 야간 경기 후 낮 경기라는 환경 변화가 선수들에 부담되는 경기였다. 특히 타자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쳤다. 양 팀은 4선발 투수를 내세웠고 그 투수들의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지만, 지친 타자들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경기는 내내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2패후 2연승 미러클 두산 올해도 재현될까?)
투수전의 경기였지만, 1회 초 선취 득점에 성공한 넥센이 경기 주도권을 계속 잡아가는 흐름이었다. 넥센은 1회 초 선두 서건창의 안타와 도루, 이택근의 적시 안타로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전날 연장 패배로 떨어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득점이었다. 하지만 조급한 작전이 공격 흐름을 끊었다. 이택근은 박병호 타석에 도루를 시도했고 도루가 실패하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상대 허점을 노린 도루였지만, 성급한 시도였다. 이택근이 아웃된 후 박병호의 우중간 2루타가 나오면서 아쉬움이 더했다. 두산 선발 이재우는 1회 초 제구가 흔들리면서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포수 최재훈의 도루 저지로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초반 추가 득점 기회를 놓친 넥센은 이후 더는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 두산 선발 이재우의 제구는 계속 흔들렸지만, 넥센 타자들의 조급한 공격이 이재우를 살렸다.
이재우는 6회 마운드를 물러날 때까지 추가 실점없이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 이재우의 호투보다 넥센 공격 부진이 이재우를 지켜준 격이었다. 넥센으로서는 두산에 역전의 희망을 계속 남겨두는 불안한 리드를 해야 했다. 넥센의 지리멸렬한 공격을 응징해야 할 두산이었지만, 두산 역시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다. 두산은 1회부터 계속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홈으로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타자들이 지쳐있기는 두산도 같았다.
넥센 선발 문성현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등판했지만, 정규리그 후반 보여준 투구 내용이 아니었다. 승부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기에 문성현은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초반부터 볼넷을 남발한 문성현은 긴 이닝을 이어가기 힘들어 보였다. 넥센은 불안한 선발 문성현을 대신해 불펜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두 번째 투수로 벤헤켄이 마운드에 올랐다.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마운드 운영이었다.
선취 득점 이후 침묵한 넥센 타선
연속 득점 기회 살리지 못한 두산
깜짝 승부수 벤헤켄 불펜 기용으로 지키기 들어간 넥센
깜짝 스타 최재훈의 2점 홈런으로 경기 뒤집은 두산
넥센은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없는 경기 흐름에서 지키는 야구로 승부를 걸었다. 2차전 호투로 호평을 받았던 벤헤켄은 짧은 휴식 후 등판이었지만, 안정된 투구로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벤헤켄이 굳건히 마운드를 지킬수록 넥센의 1 : 0 리드는 그 무게감이 더해졌다. 넥센의 과감한 마운드 운영이 시리즈 향방을 가를 것 같았다.
하지만 두산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두산은 불안한 선발 이재우를 5회 2사까지 마운드에 올리는 뚝심 야구가 적중하며 대등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재우에 이어 나온 두 번째 투구 핸킨스 역시 시리즈 첫 등판에도 안정된 투구로 실점을 막았다. 마운드가 버텨준 두산은 6회 말 하위 타선의 활약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6회 말 1사 후 두산은 오재원의 안타와 이어 나온 최재훈의 2점 홈런으로 답답하게 이어지던 경기 흐름을 자신들 쪽으로 돌려놓았다. 결과적으로 넥센 배터리의 볼 배합 실패가 두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벤헤켄은 첫 타자 이원석을 삼진 처리한 이후 이닝을 빨리 끝내려는 마음이 강했다. 두산 타자들이 자신의 변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오재원에 직구 승부로 안타를 허용한 이후 최재훈에게도 가운데 몰리는 직구가 통타당하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위 타선을 쉽게 생각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역전 홈런의 주인공 최재훈은 변화구를 버리고 직구 노림수를 가져간 것이 적중하면서 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미 넥센 발야구를 묶는 도루 저지능력과 안정된 투수 리드로 3차전부터 중용된 최재훈이 팀 공격에서도 큰일을 해주었다. 이 홈런으로 경기는 두산의 승리 흐름으로 빠르게 전개되었다.
(깜짝 구원 역투, 아쉬웠던 2개의 직구, 벤헤켄)
두산은 1차선 선발 니퍼트를 8회부터 등판시키는 마운드 승부수로 넥센의 재역전 의지를 꺾었다. 니퍼트는 1차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2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넥센은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어가려 했지만, 1회 1득점 이후 좀처럼 타선이 살아나지 않았다. 4번 박병호는 첫 타석 2루타 이후 무안타로 침묵했고 이는 팀 공격의 무게감을 떨어뜨렸다. 타선의 또 다른 한 축인 강정호는 무안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넥센은 패배의 아픔과 더불어 타선의 침체가 고민을 더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두산은 스스로 무너지면 당한 2연패의 충격을 이겨내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4차전에서 김현수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마운드가 넥센 타선을 잘 막아주면서 연패 후 연승을 이끌어냈다. 3차전 연장전 승리 이후 선수들의 플레이도 보다 활기차게 이어졌고 자신감도 다시 올라선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두산 역시 공격에서 시원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제 승부는 마지막 대결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전력을 모두 보여준 양 팀은 5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 넥센은 1선발 나이트와 마무리 손승락을 아끼며 5차전을 대비했다. 두산 역시 젊은 투수들의 컨디션이 살아나면서 5차전 마운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어느 팀 타선이 부진에서 벗어나 득점력을 보일 수 있을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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