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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서 2승씩 거둔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연장 13회까지 이어진 치열한 접전에서 연장 13회 초 5득점 하면서 8 : 5로 승리했다. 두산은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2연패 후 3연승했던 기적을 다시 재현했다. 준플레이오프 유일의 리버스 스윕팀 두산이 또 한 번 그 주인공이 되었다.

 

두산은 1, 2차전에서 불펜진과 수비불안이 겹쳤고 타선의 집중력에서 밀리며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를 했다. 분위기상 3연패로 시리즈가 막을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두산은 3차전 연장 14회 접전 승리로 벼랑 끝에서 탈출한 이후 파죽의 연승으로 시리즈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두산은 잠실 라이벌 LG와 한 지붕 두 가족 대결을 하게 되었다.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기적의 상대가 된 넥센은 애초 두산보다 앞선 전력이라는 평가와 함께 시리즈 초반이 의도대로 풀리면서 손쉽게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는 듯 보였다. 히어로즈 이름으로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그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3차전 연장패배 이후 뚝 떨어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넥센은 5차전에서 0 : 3으로 뒤지던 경기는 9회 말 2사에 나온 박병호의 3점으로 동점으로 만드는 뒷심을 보여주었지만, 동점 이후 자신에서 넘어온 경기 분위기를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이 4이닝 무실점으로 연장 12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투혼을 보였지만, 타선이 그 투혼에 승리의 영광을 안겨주지 못했다. 손승락이 마운드를 물러난 13회 초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5차전 승부까지 내주고 말았다.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으로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간 넥센이었지만 13회 말 홈런 2개를 허용하며 허망하게 가을야구를 접어야했다.

 

 

 

(승리로 이어지지 못한 4이닝 무실점 역투, 넥센 마무리 손승락) 

 

 


5차전 초반 분위기는 투수전이었다. 넥센은 1차전 선발 나이트를 두산은 2차전 선발 유희관을 선발로 내세웠다. 넥센은 정상 로테이션이었두산은 4차전 구원 등판한 니퍼트를 대신해 유희관이 하루 앞당겨 등판해야 했다. 하지만 유희관은 2차전 선발 등판 때보다 더 좋은 투구 내용으로 넥센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30킬로 중반에 머물렀지만, 속도의 가감과 완벽한 제구로 넥센 타선의 출루마저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넥센 타선은 유희관 공략의 해법을 찾지 못했고 7회까지 노히트를 기록했다. 유희관의 스트라이트 존 가장 끝에서 공 한 두개를 넣고 빼는 능수능난한 제구와 과감한 승부구에 넥센 타선은 해법을 찾지 못했다.

 

두산 유희관의 호투가 이어지는 사이 넥센 선발 나이트는 무난한 초반을 보냈다. 직구의 힘이 있었고 싱커도 날카로웠다. 하지만 두산 유희관과 달리 지나치게 신중한 투구가 투수 수를 크게 늘렸다. 투구 수가 많다는 것은 실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했다. 이 우려는 4회 초 두산 공격에서 현실이 되었다.

 

한 점도 실점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던 나이트는 1사 후 장타력이 있는 오재일, 홍성흔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애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나온 이원석은 나이트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0 : 0의 경기가 순식간에 두산의 3 : 0 리드로 바뀌었다. 나이트는 호랑이 두 마리를 피했지만, 이원석이라는 또 다른 호랑이를 넘지 못했다.




(넥센의 9회 말 2아웃 기적마저 넘어선 두산)



 

이후 넥센은 5회부터 불펜진을 총 가동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타선은 유희관의 완벽투에 철저하게 막혔다. 이택근의 볼넷 외에 넥센은 출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희관은 신들린 투구로 두산의 승리 가능성을 점점 높였다. 노히트 노런의 가능성마저 보였다. 끌려가던 넥센인 반격의 실마리를 찾은 건 8회 말이었다.

 

8회 말 넥센은 김민성의 안타로 노히트 경기를 끝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투구 수 100개를 훌쩍 넘긴 이후 구위가 떨어진 상황이었다. 두산은 마침내 불펜을 가동했다. 두산은 3차전에서 호투했던 변진수를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유희관이 마운드를 물러나자 넥센 타선의 활기를 찾았다. 강정호의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은 넥센은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규 시즌 중 변진수에 강했던 유한준의 병살타는 넥센 공격 흐름을 끊어버렸다. 두산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넥센은 포기하지 않았다. 넥센은 오재영, 한현희에 이어 손승락을 9회 초에 올려 온 힘을 다했다. 손승락은 9회 초 1사 1, 3루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두산으로서는 이원석의 3점 홈런 이후 추가점이 없다는 것이 조금은 불안했다. 9회 초 추가 득점 실패는 넥센의 기적을 이끌어냈다.

 

넥센은 9회 말 공격에서 4번 박병호의 극적인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단숨에 3 : 3 동점으로 만들었다. 두산은 아끼고 아꼈던 니퍼트를 9회 말 등판시키면서 승리를 굳히려 했지만, 니퍼트는 2사 후 박병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어려운 승부를 할 필요가 있었다. 볼넷도 고려한 투구가 필요했지만, 가운데 몰린 실투가 양 팀의 희비를 순간 엇갈리게 했다. 두산의 허탈감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홈런에 무너진 넥센 선발 나이트

신들린 호투 두산 선발 유희관

 

박병호 극적인 동점 3점포, 손승락의 역투에도 승리기회 잡지 못한 넥센

효과적 불펜 계투, 연장전 타선 대폭발로 승리기회 확실히 살린 두산

 

 

동점이었지만, 흐름은 넥센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넥센은 좋은 흐름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연장 12호까지 무려 4이닝을 투구하며서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았다. 무리한 투구였지만, 손승락은 전력투구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넥센 타선은 10회 말 1사 2루, 11회 말 2사 2루 기회를 무산시켰다. 12회 말 공격 역시 힘없이 끝냈다.

 

넥센 공격이 지지부진한 사이 두산은 9회 말 충격에서 벗어날 시간을 벌었다. 두산은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마운드를 물러난 12회 말 대거 5득점하면서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손승락에 이어 나온 강윤구, 이정훈을 상대로 타선이 폭발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좌완 강윤구를 상대로 대타로 나선 최준석은 4 : 3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고 오재원은 강윤구에 이어나온 넥센 불펜 이정훈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쐐기를 박았다.

 

넥센은 12회 말 이택근이 2점 홈런을 때려내며 마지막 힘을 냈지만, 승부 흐름을 돌릴 수 없었다. 두산은 2연패 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로 나갈 수 있었다. 넥센은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하고 그들의 돌풍을 끝내야 했다. 넥센으로서는 2연승 이후 3차전 연장 승부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비록 쓸쓸한 마무리였지만, 넥센은 올 시즌 발전 모습으로 충분히 보여주었다.

 

승리하긴 했지만, 두산은 심각한 전력 소모와 후유증이 불가피했다. 지친 몸을 추스를 시간없이 LG와의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극적인 준플레이오프 승리는 두산에 무형의 힘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탈락의 아픔을 씻어냈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높아진 두산이다. 과연 준플레이오프 기적을 재현한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도 그 분위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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