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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시즌 끝난 프로야구가 내년 시즌을 위한 또 다른 리그,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었다. 한 해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또 다른 한해를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스토브리그의 시작은 FA 시장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선수들이 자격을 얻은 FA시장은 팀별로 전력보강을 위하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는 최하위 한화는 물론, 우승팀 삼성까지 전력 보강의 필요성이 있는 상황이라는 특수성도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FA 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계약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싱겁게 막을 내리는 경우도 많았다. 올 해는 내부 FA 자원의 잔류에 주력하는 움직임이 강한 만큼 활발한 선수 이동을 장담할 수 없다. 이러한 가정은 어디까지나 선수의 기대치를 원소속 구단이 충족시켰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선수의 경우 쉽게 잔류를 예상하기 어렵다. 


투수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해는 타자 FA 대상자들이 많다. 주목받고 있는 선수들의 대부분은 빠른 발과 정교함을 갖춘 선수들이다. 두산 1번 타자 이종욱, SK 정근우, 삼성의 박한이 등이 그런 유형이 타자들이다. 이들은 1번 타자가 필요한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거포형의 한 선수도 FA 시장에서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두산의 최준석이 그렇다. 


최준석은 정규리그까지 비중있는 FA 선수가 아니었다. 222타수를 소화하면서 거둔 0.270의 타율에 7홈런 36타점의 기록은 FA 대박을 꿈꾸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소속팀 두산에서도 그의 위치는 공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최준석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준석은 준PO에서부터 플래튼 시스템에 따라 출전이 제한되는 와중에도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을 뽐내며 두산 돌풍을 이끌었다. 





(두산 가을 야구 돌풍 중심에 있었던 최준석)




최준석은 준PO에서부터 한국시리즈에 이르는 동안 무려 6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 홈런 중에는 승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홈런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최준석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4번 타자로 당당히 자리했다. 삼성 투수들은 최고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최준석과의 승부를 꺼릴 정도였다. 포스트시즌에서 최준석은 장타자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포스트시즌의 활약을 최준석에 대한 평가를 바꿔놓았다. 거포 부재의 프로야구 현실에서 최준석은 재평가되었다.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거포를 원하는 팀들에게 최준석은 영입을 고려할 수 있는 FA 선수로 떠올랐다. 타 FA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도 큰 매리트다. 중심 타선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최준석의 활약을 잊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준석으로서는 극적으로 잡은 FA 기회라 할 수 있다. 롯데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최준석은 거포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확실한 수비 포지션을 찾지 못했다. 이대호라는 경쟁자가 있는 롯데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힘들었다. 주로 대타 전문요원으로 출전에 제한이 있었다. 이런 최준석에서 두산으로의 트레이드는 큰 기회였다.


장거리 타자를 찾던 두산은 2006시즌부터 최준석을 중심타자로 중용했다. 힘은 있지만 뻣뻣한 타자, 정교함이 없는 타자였던 최준석은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숨겨졌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꾸준히 기량을 발전시킨 최준석은 2010년 시즌 타율 0.321, 22홈런, 82타점의 생애 최고 기록을 남겼다. 두산의 중심 타자로 손색없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최준석은 점점 내림세를 걷기 시작했다. 거구의 몸은 그에게 거포로서 힘을 주었지만 계속된 부상을 가져다주었다. 경기 출전수가 줄었고 당연히 각종 공격지표로 떨어졌다. 그가 주춤하는 사이 새로운 유망주들이 그의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확고하던 그의 자리가 흔들렸다. 2012년 최준석은 89경기 출전에 타율 0.250, 6홈런 30타점으로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미뤄왔던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최준석으로서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2년간의 공백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고질적은 부상이 원인이 되어 최준석은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고 올 시즌을 앞두고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하지만 최준석에게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베테랑 홍성흔이 FA 계약으로 친정팀에 복귀했고 트레이로 영입된 오재일도 출전수를 늘리고 있었다. 차세대 중심타자 윤석민과 주목곰 김동주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두산은 홍성흔을 지명타자로 고정하고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나눠주었다. 최준석의 출전 경기수와 타석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비록 그의 위상이 전과 같지 않았다. 최준석은 주어진 기회에서 온 힘을 다했다. 들쑥날쑥한 출전에도 아직 그의 타격감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한정된 기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기 힘들었다. 


이런 최준석에 포스트시즌을 그의 가치를 다시 입증할 기회의 장이었다. 최준석은 풍부한 경기경험과 장타력을 바탕으로 두산 공격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했다. 새로운 가을남자의 탄생이었다. 만약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면 가장 강력한 MVP 후보가 될 수 있는 최준석이었다.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최준석은 주목받는 FA가 되었다. 



강점 - 희소성 있는 우타 거포,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 풍부한 경험

단점 - 잦은 부상과 체력문제, 최근 성적부진, 외국인 타자 영입가능  



물론, 최준석의 FA 대박이 장밋빛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때마침 외국인 선수 한도가 3명으로 늘었다. 최준석과 같은 거포형 선수들이 다수 영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준석에게 큰 악재다. 여기에 잦은 부상 이력과 최근 수년간 부진도 가치 상승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보상선수를 주고 영입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최준석은 자신의 야구인생을 새롭게 연 두산에 큰 애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더 많은 출전기회를 원할 수도 있다. 문제는 두산이 최준석에게 어느 정도의 가치를 산정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 맹활약에도 두산의 풍부한 선수층은 두산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내부 FA에 후한 두산이었지만, 최준석의 기대를 충족할 제안을 할지 불투명하다. 같은 팀의 이종욱, 손시헌이 동시에 FA로 풀린다는 점도 최준석에 좋게 작용하지 않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최준석이 FA 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타 팀에서 최준석의 포스트시즌 활약에 더 비중을 둘지 최근 정규시즌 성적을 비중 있게 볼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최준석은 분명 매력적인 장거리 타자임에 틀림없다. 그의 장.단점을 고려, 잘 활용한다면 팀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최준석은 프로선수 생활 동안 트레이드로 새로운 길을 열었고 이번 FA 시장에서 또 다른 길을 열려 하고 있다. 과연 최준석이 올 가을야구 활약을 바탕으로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두산베어스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1982doosanbears),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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