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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 우리 프로야구에서 뛸 새로운 외국인 선수의 면면이 드러나는 가운데 올 시즌을 함께 했던 외국인 선수의 거취도 정해지고 있다. 올 시즌 투수로만 구성되었던 외국인 선수 중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의 잔류가 대부분 이루어지는 가운데 더 뛰어난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올 시즌 상위권 팀으로 가는 기틀을 다진 넥센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넥센은 나이트, 벤헤켄 두 외국인 투수와의 재계약으로 이들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로 다재다능한 멀티 플레이어 로티노를 영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이미 국내 선수들의 강타선을 구축한 넥센은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로티노를 선택하면서 팀 전력의 안정을 꾀했다. 외국인 투수에 있어서는 2년간 팀 기여도가 높고 팀과 잘 융화되었던 두 투수를 일찌감치 잔류시켰다.

 

나이트는 3년간 넥센의 선발 마운드의 실질적인 1선발이었고 밴헤켄은 나이트보다 1년 늦게 넥센에 입단했지만, 그와 짝을 이루는 원투펀치였다. 좌완과 우완의 조합이라는 장점과 함께 실력과 품성을 함께 지난 두 투수는 넥센 전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올 시즌 넥센이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도 이들의 역할을 상당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트 2012년의 재현 가능할까?)

 

 

두 투수는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24승을 합작했고 333.4이닝을 책임졌다. 두 선수는 많은 이닝을 던져주면서 강하지 못한 넥센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국내파 선발투수들의 부침이 심한 와중에서 두 외국인 투수는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이들이 있어 넥센은 시즌 막판까지 2위 싸움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투구의 내용에 있어 불안요소는 존재했다. 나이트는 2012시즌 16승 4패 방어율 2.20으로 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무려 208.2이닝을 던지면 이 부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2012시즌 나이트는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였다. 한국 야구에 대한 높은 적응도와 이를 통해 터득한 타자와의 승부요령과 강력한 싱커가 만든 결과였다.

 

문제는 그가 30대 후반에 이르는 노장이라는 부분이었다. 올 시즌 나이트는 구위나 제구 면에서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많은 이닝을 소화한 후유증을 분명 존재했다. 직구의 구위가 떨어지면서 좀 더 어려운 승부를 한다는 것이 제구 불안으로 이어졌다. 피안타율, 볼넷, 실점 등 투수에게 반갑지 못한 지표가 크게 상승했다. 2점대 방어율도 4점대로 치솟았다. 노쇠화가 우려되었다.

 

나이트는 포스트시즌 호투로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랜 경험은 큰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넥센이 준PO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제1 선발로서 나이트의 투구는 내용이 있었다. 이런 나이트에 비해 밴헤켄은 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나이트가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하는 와중에서 밴헤켄은 리그 후반기 실질적인 에이스 투수였다.

 

시즌 초반 난타당하는 경기가 많으면서 불안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이었다. 시즌 막판 5경기에는 4승을 선발승으로 챙기며 팀에 큰 보탬이 되었다. 준PO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 빼어난 투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록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가끔 집중타를 허용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좌완에 큰 키에서 나오는 각도 큰 변화구와 날카로운 직구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내구성은 선발 투수로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넥센은 팀 기여도가 높고 실력을 갖춘 두 외국인 투수와 재계약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더 좋은 투수에 대한 갈망이 없지 않았겠지만, 검증된 이들을 능가할 투수를 영입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과 한정된 재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나이트는 30대 후반, 밴헤켄은 30대 중반으로 구위가 투수로서 정점을 지났지만, 1~2년 충분히 우리 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13시즌 후반기 에이스 밴헤켄)

 

 

두 투수는 내년 시즌에도 넥센은 1, 2선발 자리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넥센의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자꾸만 더뎌지고 있고 기대했던 김병현이 예전 기량을 되찾을 가능성이 희미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넥센으로서는 올 시즌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한 오재영, 문성현에 두 외국인 투수를 중심으로 선발진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마다 기대를 모으지만,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는 강윤구, 김영민 등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나이트, 밴헤켄이 해야 할 역할이 많다.

 

넥센은 올 시즌 강력한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성적도 기대 이상이었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넥센 타선은 올 시즌보다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결국, 마운드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넥센은 내심 올 시즌 돌풍을 넘어 더 높은 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만한 전력도 갖추었다. 올 시즌 경험은 분명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즌 넥센은 돌풍의 팀이 아닌 진정한 상위 팀으로 자리해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나이트, 밴헤켄은 이런 넥센의 핵심 전력이다. 두 선수 모두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강한 의욕으로 내년 시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베테랑 외국인 투수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넥센이 기대하는 활약을 할지 기대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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