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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SK, 그들이 다시 만났습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두 팀이 이번에는 플레이오프라는 낯선 곳에서 승부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기아 타이거즈의 거센 돌풍에 흔들렸던 양팀이지만 SK는 시즌 막판 19연승으로 두산은 롯데와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그들이 강팀임을 입증했습니다. 그런 두팀이 만나는 5판 3선승제의 대결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 집니다.

두산과 SK는 팀 구성이나 운영에서 비슷한점도 많고 뚜렸하게 다른 점도 있습니다. 우선, 선수의 구성에서 두팀은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적은 편입니다. 내부에서 키워낸 선수들이 끊임없이 주전들을 위협하고 그들이 없을 때 빈 자리를 메우면서 내부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팀 내에는 항상 긴장감이 넘치고 경기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모여 가을야구의 단골 손님이 되었습니다.

두산과, SK 모두 시즌 초반부터 부상 악령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주전들이 모든 함께 한 경기를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정도가 심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내부의 선수들로 이를 극복했고 상위권을 지켜냈습니다. 기아 타이거즈의 돌풍이 없었다면 시즌 1,2위는 그들의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선수단 구성과 함께 투수진의 운영에 있어서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우선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집니다. 대신 중간 투수진의 힘은 질과 양에서 타 팀들을 압도합니다. 허리은 단단함은 그들을 지탱하는 힘이었습니다. SK는 벌떼 야구로 칭해지는 계투진으로 매 시즌을 치루고 있고 두산도 강력한 필승 계투조가 매 년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타선에 있어서도 두팀은 토탈 야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주자가 나가면 너나 할 것 없이 적극적인 베이스런닝으로 한 베이스를 더 가려 노력합니다. 이는 다른 팀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상 하위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타선은 응집력을 더욱 더 배가시킵니다. 중심타자가 부진하면 하위 타선에서 득점타를 만들면서 찬스에서는 어김없이 점수를 얻어내는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여기에 또 한가지 강력한 수비진도 이들의 공통점입니다. 절대적인 실책수는 두산이 훨씬 적지만 두 팀 모두 점수로 연결되는 실책이 적습니다. 승부처에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수비로 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두산과 SK입니다. 허슬 플레이는 주루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이어져서 선수들의 유니폼이 가장 더러워지는 두 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공통점이 있지만 두 팀이 스타일이 같다고 말 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과연 무엇이 다를까요?

선수들에 대한 믿음에서 양팀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산은 여러 선수를 중용하기는 하지만 한번 믿는 선수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기회를 줍니다. 몇 번의 실수나 미숙한 플레이에 대해 질책보다는 계속 기용하면서 스스로 만회할 기회를 주는 편입니다. 타격에 있어 작전 구사가 적고 스스로 해결할 것을 기대합니다. 이는 어느팀 보다 적은 번트 시도에서도 드러납니다.

반면 SK는 선수의 실수에 대해 가차없는 조치가 이어집니다. 조금이라고 불 성실한 플레이를 하면 팀의 4번타자도 예외없이 벤치신세를 각오해야 합니다. 모든 선수들은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작전 수행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SK의 경기는 항상 뭔가 작전이 있을 것 같고 수비하는 팀을 부산하게 만듭니다.

두산이 선수들간 경쟁으로 긴장감을 유지시킨다면 SK는 벤치가 나서 그 긴장감을 더욱 더 고조시킨다고 하면 될까요?
이러한 SK의 모습은 승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타팀 팬들에서 비춰지기도 했고 재미없는, 동료의식이 없는 야구의 대명사라는 비난을 사기도 합니다. 하지만 승리가 팀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에서 SK의 야구를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또 하나, 중심 타선의 비중에서 양팀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두산은 타선의 중심 김현수, 김동수 선수가 타격 전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5번을 치는 최준석 선수가 있지만 그 비중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누가 중심타선인지 알 수 없는 SK에 비해 두산의 중심타선은 그 화력이나 무게감에 SK를 앞서고 있습니다. SK는 중심 타선의 열세를 고른 타선으로 만회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선수가 홈런을 칠 수 있고 도루를 할 수 있고 타점을 올릴 수 있는 SK는 이를 통해 타선의 힘에서 두산과 균형추를 맞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듯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두팀이 3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의 장에서 만났습니다. 이들의 대결은 항상 긴장감이 넘치고 많은 예기거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올 시즌 두산은 SK에 강세를 보였지만 포스트 시즌은 그 기록이 의미가 없습니다. 가을야구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양팀이기에 어떠한 상황이 승부를 가를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포스트 시즌의 시작에서 양팀은 전력의 누수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두산은 선발의 한 축인 니코스키 선수를 잃었습니다. 노력한 외야수 임재철 선수도 엔트리에서 빠졌습니다. SK는 선발 원투펀치를 모두 잃었습니다. 김광현, 송은범 선수의 얼굴을 플레이오프에서 볼 수 없습니다. 여기에 벌떼 야구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던 전병두 선수도 뛸 수 없습니다.

선수들의 비중을 보면 SK의 타격이 큰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김광현, 송은범 선수의 역할이 없었던 후반기 SK는 19연승을 하는 저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가을이면 살아나는 승리 본능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여기에 충분한 휴식이 그들의 힘을 더욱 더 비축하게 만들었습니다. 두산은 중간 투수진의 양에서 SK에 밀리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왼속 계투진은 금민철 선수가 선발로 뛰면서 더 약해졌습니다. 임태훈 선수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김현수, 김동주 양김포를 중심으로 타선이 터져야 승리 가능성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10월 7일 플레이오프 경인선 시리즈는 막을 올립니다. 양팀 모두 완벽하지 않은 전력입니다. 그렇지만 가을야구의 주인공이 되려는 의지는 어느팀 보다 강할 것입니다. 팽팽한 승부지만 승부는 한 팀에게만 승리를 허락할 것입니다. 두산은 2년 연속된 아픔을 극복하고 웃을 수 있을까요? SK가 그 강력함을 다시 보여줄까요? 저는 어느 팀의 팬도 아니지만 흥미를 끄는 대결임에 틀림없습니다.

두 팀의 멋진 플레이를 기대합니다.


(가을 야구의 열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3월달 문학야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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