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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구성에 있어 베테랑 선수는 필요한 요소다. 경험 많은 선수는 선수들의 구심점이 될 수 있고 코치가 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보탬이 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 기량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연봉대비 활약도가 떨어지는 베테랑들은 세대교체의 명분 속에 자의 반 타의 반 유니폼을 벗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프로구단은 해마다 신인 선수들을 영입하게 되는데 이들의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기존 선수들의 정리가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선수들의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한다고 하지만 정리 1순위가 되는 것이 우리 프로야구다. 30대 후반 40대에 이르기까지 선수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힘들다. 이는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선수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런 흐름과는 반대로 넥센 송지만은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관리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경우다. 송지만은 최근 수 년간 특급 활약을 하지 는 못했다. 주로 대타 요원으로 나서고 있지만,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해주면서 현역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보다 어린 후배들이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도 송지만은 예외다.

 

 

(현역 선수로 마지막 시즌을 준비중인 송지만)

 

 올 시즌 후 연봉 계약을 통해 송지만은 내년 시즌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1973년생으로 내년이면 40살을 훌쩍 뛰어넘는 송지만이지만 넥센 구단은 그에게 억대 연봉을 보장하며 한 시즌을 더 뛸 기회를 제공했다. 송지만으로서는 후회 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올 시즌 송지만은 34경기에 나서며 51타수에 14안타 타율 0.275 홈런 2개 8타점을 기록했다.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이 없는 성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송지만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넥센에는 큰 힘이 되었다. 젊은 선수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넥센 선수 구성에서 송지만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험으로 그들의 멘토로서 투지를 일깨우는 메신저로서 큰 힘이 되었다.

 

올 시즌 송지만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고달픈 여정을 이어가야 했다. 1군보다는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40살의 노장에게 힘겨운 일이었다. 송지만은 2군에서도 묵묵히 기량을 갈고닦았다. 보통의 선수라면 의욕을 잃고 은퇴를 고려할 상황이었지만, 송지만은 달랐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때를 기다렸다. 퓨쳐스 리그에서 송지만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넥센은 중간중간 송지만을 1군에 올려 팀 분위기를 일신하고 대타 카드로 활용했다. 떨어지는 역할 비중이었지만, 송지만은 팀의 윤활류 역할을 하면서 넥센의 상위권 도약에 힘을 보탰다. 이런 활약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송지만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첫 포스트시즌 경험자가 많은 넥센에서 송지만은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넥센은 준PO 고비를 넘지 못했고 송지만의 시즌도 함께 마무리되었다. 많은 이들은 그의 은퇴를 예상했다. 하지만 송지만은 한 번 더 선수로서 시즌을 준비했다. 넥센 구단 역시 그의 가치를 인정했다. 그의 계속된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송지만은 1996년 한화에 입단한 이후 한화의 중심 타자로서 많은 활약을 했고 2004년 현대로 트레이드된 이후에도 클러치 능력을 보유한 장거리 타자로 그 명성을 높였다. 그 사이 많은 우승의 기억도 쌓을 수 있었다. 현대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송지만은 그 중심이었다. 통산 타율 0.282, 311개의 홈런, 1030개의 타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훈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송지만이 영광의 순간만을 누린 것은 아니었다.

 

송지만

- 시대 풍미했던 넥센의 살아있는 역사

-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관리로 경쟁하는 베테랑

 

현대가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히어로즈로 인수되는 힘겨운 과정을 송지만은 지켜봐야 했다. 대폭의 연봉 삭감도 받아들여야 했다. FA 계약에서 상당한 불이익도 감수해야 했다. 그 과정을 송지만은 견디고 팀을 지켰다. 송지만을 비롯한 베테랑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넥센은 존재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했던 선수 대부분이 은퇴한 시점에 송지만은 넥센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은 이런 노장을 인위적으로 밀어내기보다 그의 의지를 존중했고 경쟁의 기회를 계속 제공했다.

 

내년 시즌 선수로서 기회를 잡았지만, 송지만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주전 외야수였던 장민석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지만, 이택근을 중심으로 이성열, 유한준, 문우람에 외국인 선수 로티노가 외야진을 구축하면 주전으로 그가 들어설 공간이 없다. 백업 자리 역시 유틸리티 플레이어 서동욱과 대타 전문 오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엔트리 경쟁에서 밀린다면 기약없는 2군 생활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송지만은 최근 수년간 이런 과정을 견디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송지만으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시즌은 2014시즌에도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송지만은 20년 가까운 선수생활을 하면서 노장은 사라지지 않고 경쟁할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항상 그래왔듯 선수생활의 마지막까지 그 노력을 멈추지 않을 송지만이다. 그의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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