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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좋은 포수를 보유하거나 키워내는 것만큼 힘든 일이 없다. 가면 갈수록 포수의 중요성은 높아가고 있지만, 수비에서 상당한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특성상, 아마야구에서부터 기피 포지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당연히 프로에 오는 자원들의 기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재능있는 포수가 있다 해도 상당한 경험축적이 필요한 만큼 주전으로 성장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프로 각 팀은 최근 포수 포지션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성과는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 주전들은 30살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그마저도 팀별로 상황이 크게 다르다. 포수난에 시달리는 팀이 있는가 하면 넘치는 자원의 활용에 고심하는 팀들도 있다. 올 시즌 역시 팀 성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9개 구단 중 롯데와 두산은 포수 부분에 있어서 여유가 있다. 롯데는 지난해 FA 시장 최대어였던 강민호에 군에서 제대한 장성우, 노련한 용덕한까지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포수 3명을 보유하고 있다. 강민호는 지난해 타격에서 주춤했지만, 20대의 젊은 나이에 풍부한 경기 경험을 했다는 장점이 있다. 타격에서도 중심 타선에 들어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수비력도 날로 향상되고 있다.

 

롯데가 FA 계약 사상 최고액을 안긴 이유다. 이에 그치지 않고 롯데는 전도유망한 20대 포수 장성우를 올 시즌 엔트리에 포함시킬 수 있다. 장성우는 이미 군 문제를 해결했고 지난 시즌 퓨처스 리그에서 약점이던 타격능력까지 끌어올렸다. 강민호라는 높은 벽이 큰 부담이지만, 팀으로서는 든든한 백업 자원이다. 이들과 함께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용덕한은 노련함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강민호라는 높은 벽 넘어야 하는 장성우)

 

 

롯데는 한정된 엔트리에 이 세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강민호를 제외하면 장성우, 용덕한 중 한 명은 2군에서 개막전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선수나 팀에 모두 안타까운 일이다. 롯데는 3포수 체제를 구축하거나 트레이드 등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못지않게 두산 역시 강력한 포수 라인업을 구축했다. 주전 양의지에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최재훈, 다수의 유망주 포수들을 그 뒤를 받치고 있다. 과거부터 포수가 강했던 두산의 전통이 여전하다. 양의지는 부상으로 지난해 부진했지만, 공격력을 갖춘 포수이고 경험도 많이 쌓았다. 최대훈은 지난해 두산 가을 야구의 중심에 서면서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 올 시즌 두 선수의 주전 경쟁은 선수의 기량 발전과 더불어 두산 포수진을 더 든든하게 할 수 있다.

 

이들 두 팀 외에 나머지 팀들은 포수의 고민이 있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은 노장 진갑용의 후계자를 하루빨리 확정해야 한다. 이지영이 그 중심에 있었지만, 풀 타임 주전으로 한계를 보였다. 강점이던 타격도 타 팀의 분석 속에 빛을 잃었다. 지난해 삼성은 이지영을 중용했지만, 정규리그 막판, 한국시리즈와 같은 승리가 절실한 경기에서 포수 자리는 여전히 진갑용의 몫이었다.

 

하지만 진갑용은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많은 경기에 나서기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 올 시즌에도 경기 출전 수는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으로서는 이지영, 이정식 등 젊은 포수의 성장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올 시즌에도 삼성은 진갑용의 건강이 팀 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 상위 팀이었던 LG와 넥센도 포수가 강하다 할 수 없다. LG는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베테랑 포수 현재윤을 트레이드 영입하면서 불안하던 포수진은 안정시켰다. 현재윤의 부상중에는 윤요섭의 기량발전으로 중요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LG는 올 시즌 현재윤과 윤요섭을 중심으로 포수진을 꾸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윤은 체력적인 문제가 풀 타임 소화가 힘들고 타격에 약점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윤요섭은 타격이 강한 대타 전문요원에서 주전 포수로의 변신 가능성을 높였지만, 장점인 공격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수비 부분에서도 아직은 보완이 필요하다. 두 선수 모두 좋은 포수로의 자질을 갖추고 있지만,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이 필요하다.

 

넥센은 허도환과 지난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박동원이 출전 기회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허도환은 경험과 경기운영에 강점이 있지만 주자 견제와 타격에 아쉬움이 있다. 박동원은 주자 견제와 타격에 재질이 있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점에서 아직 아쉬움이 있다. 두 선수의 경쟁으로 기량 발전 여지는 남아있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3위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넥센으로서는 포수가 라인업에서 약한 부분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하위권 팀들 역시 포수진에 고민이 있다. SK는 프로야구사에 남은 명 포수 박경완이 은퇴 후 2군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정상호, 조인성 두 노장 포수들에 이재원이라는 젊은 유망주가 있다. 하지만 정상호는 부상으로 해마다 경기 출전에 제한이 있었고, 조인성은 세월의 무게 속에 노쇠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재원은 공격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해마다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포수로서 경기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 이름값으로서는 상위권 포수진이지만, 내구성에 아쉬움이 있다.

 

지난해 신생팀 돌풍을 넘어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NC는 주전 김태군을 뒷받침할 선수 발굴이 절실하다. 김태군은 지난해 수비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타격에서 2할대 초반의 빈타로 아쉬움이 있었다. 아직 젊은 포수들으 기량향상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김태군이 주전 포수로서 타격 능려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재원, SK 미래의 포수에서 현재의 포수될까?)

 

 

이 외에 지난해 신생팀 NC에 밀려 8, 9위에 머물렀던 KIA, 한화 역시 포수진 강화가 필요하다. KIA는 김상훈, 차일목 체제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만큼 이들을 대신할 신진 세력의 성장을 고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신진 선수들도 기존 포수진에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스프링 캠프에서 KIA는 내부경쟁을 통해 포수진 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은 전망이 밝지 않다. 기존 김상훈, 차일목의 심기일전이 당장 급하다.

 

9위 한화는 포수의 취약점을 안고 시즌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정범모가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해 기량은 기대 이하였다. 올 시즌 역시 정범모가 제1 포수가 될 수 있지만, 신예를 과감히 기용할 가능성도 남아이다. 하지만 어느 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 한화로서는 하위권 탈출을 위해 포수 강화가 필요하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포수는 이제 그 팀에서 핵심 선수다. 포수가 약한 팀은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느 팀은 넘치는 자원 활용이 고민이고 어느 팀은 마땅한 포수가 없이 고민이다. 트레이드도 고려할 수 있지만, 상대 팀의 전력을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는 포수를 내줄 수 있는 대범함을 가진 팀은 거의 없다. 부익부 빈익빈의 구도가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어느 팀이 강력한 포수진을 구축해 팀 전력을 극대화할지 아니면 강력한 포수진을 만들어낼지 프로야구를 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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