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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2루수 하면 연상되는 단어가 분주함이다. 2루수는 유격수 못지않게 수비에서 바쁘다. 많은 타구를 처리해야 하고 병살플레이의 마무리 역할을 해야 한다. 도루시 베이스 커버도 2루수가 많이 한다. 최근 좌타자가 늘어나면서 강하고 빠른 타구를 자주 접하면서 수비의 어려움이 더 커졌다. 1루 송구의 비거리가 유격수보다 짧다는 것 외에는 수비능력이 절대 요구되는 자리다.

 

움직임이 많은 포지션인 만큼, 2루수는 빠른 선수들이 많다. 거기에 상황에 맞는 재치도 필요하다. 2루수에 들어서는 선수들의 타격에서도 호쾌한 장타보다는 빠른 발을 활용한 기동력, 작전 수행, 확률 높은 타격으로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 각 팀 2루수의 플레이를 지켜보면 작은 키로도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이런 2루수 부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FA 계약으로 SK에서 한화로 이적한 정근우를 꼽을 수 있다. 정근우는 강한 승부근성으로 무장된 한 마디로 단단하고 탱크 같은 선수다. 수준급 타격과 주루 능력, 상대의 기를 죽이는 그림 같은 호수비로 팀 기여도가 높다. 꾸준함도 갖추고 있다. 정근우는 상당 기간 국가대표 2루수로 국제대회에서도 크게 기여했다. 전 소속팀 SK에서는 부동의 1번 타자로 SK가 강팀으로 자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SK에서의 영광의 기억은 저편으로 한화 정근우)



 

정근우가 FA 풀리자 다수의 팀에서 관심을 보였다. 1번 타자가 필요한 팀은 물론, 내야 보강이 절실한 팀도 그를 원했다. 시장가 폭등은 불가피했다. 정근우는 한화의 제안을 받아들여 정들었던 SK를 떠났다. 정근우는 한화의 최하위 탈출과 재도약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미 큰 경기를 수없이 경험한 정근우이기에 충분히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대에 접어들면서 타격에서 각종 지표가 내림세에 있고 부상 빈도가 높아졌다는 점이 조금은 우려된다. 정근우가 동계 훈련기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려야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정근우가 함께 영입된 이용규와 함께 한화의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준다면 그리고 한화 내야진의 불안한 수비를 안정시킨다면 한화의 2014시즌은 분명 지난해와 달라질 수 있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는 오재원, 손주인이 2루 주전으로 자리하고 있다. 오재원은 누구보다 강한 근성으로 무장된 타 팀에는 성가신 선수다. 끈질긴 투수와의 승부와 도루왕에 올랐을 만큼의 빠른 발, 넓은 수비 폭은 두산 내야진의 핵심 선수로 그를 자리하게 했다. 가끔 지나친 승부욕이 의욕 과잉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두산의 근성을 상징하는 선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부상빈도가 높아졌고 두터운 두산 선수층으로 인해 내부 경쟁자가 늘었다는 점은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LG 손주인은 트레이드로 야구 인생을 새롭게 연 선수다. 삼성 시절 주로 백업 내야수로 활약했던 손주인은 지난해 LG로 팀을 옮기면서 주전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LG는 손주인의 영입으로 취약포지션인 2루수를 단단히 할 수 있었다. 손주인은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면서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된 수비와 팀 배팅으로 LG의 상위권 도약에 보이지 않게 기여 했다. 올 시즌 역시 그의 입지는 단단하다. 타격 능력을 조금 더 보강할 수 있다면 상당 기간 LG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이겨내고 성공 신화를 연 넥센 서건창 역시 최고 2루수에 도전할 기량을 갖춘 선수다. 서건창은 넥센의 1번 타자로서 넥센 공격야구를 이끌어가는 선수다.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타격의 정교함과 빠른 발을 자랑하는 선수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것이 그에게는 상당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우승이라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 넥센으로서는 팀의 1번 타자 서건창이 좀 더 많은 출루를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서건창이 2할대 중반의 타율을 좀 더 끌어 올리고 약점인 체력을 보강할 수 있다면 넥센 공격력은 한층 더 무게감이 실릴 수 있다. 

 

이들 외에도 KIA 안치홍은 2009년 KIA 우승의 주역으로 KIA 미래의 중심 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다. 발전 속도는 매우 빨랐고 연봉 역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안치홍은 타격에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중간에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안치홍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탓에 그의 부진은 KIA 공격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원인이었다. KIA로서도 안치홍으로서도 올 해는 심기일전이 필요한 시즌이다. 


안치홍이 신인 때부터 주전 2루수로 자리했다면 롯데 주전 2루수 정훈은 오랜 2군, 그리고 백업 선수 시절을 견뎌내고 그 자리에 오른 경우다. 정훈은 지난해 롯데 베테랑 내야수들의 부상과 부진 속에 신본기와 더불어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풀 타임 첫 시즌인 탓에 시즌 막판 체력저하 현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나날이 향상되는 타격 능력과 안정감을 더해가는 수비 실력으로 올 시즌 롯데 주전 2루수를 예약한 상황이다. 그에 대한 롯데의 기대도 크다. 다만 2년 차 징크스 극복이라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넥센 공격야구의 선봉 서건창)



이 밖에 지난해 우승팀 삼성은 조동찬이라는 젊고 유망한 2루수 자원이 있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김태완, 정형곤, 정현 등이 성장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나바로가 전천후 내야수라는 점은 경쟁을 더 치열하게 하고 있다. 주전 1순위는 조동찬이지만, 지난해 큰 부상을 당했던 후유증 극복이 우선 이루어져야 하고 나바로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주전 2루수는 동계 훈련의 성과에 따라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 편 정근우를 떠나보낸 SK는 당장 2루수 주전 선수를 내부 자원에서 찾아야 하지만, 유력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내부 경쟁을 통해 주전 2루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가 팀에서 차지했던 비중을 고려하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SK로서는 내야수 세대교체를 이룰 기회이기도 하다. 


베테랑 손시헌의 가세로 내야진에 변화를 가져온 NC는 지난해 여러 선수들의 자리했던 2루수 주전을 동계훈련기간 정해애 하는 과제가 있다. 베테랑 지석훈과 강진성, 박민우 등 젊은 선수들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격수 노진혁의 포지션 변경 가능성도 있다.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내부경쟁을 통한다면 경쟁력을 높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 시즌 2루수 대결은 전체적으로 베테랑들과 젊은 선수들의 대결구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리그를 대표했던 2루수들의 지난해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인 만큼 새로은 얼굴들이 등장할 틈이 생겼다. 그만큼 경쟁구도가 치열해질 수 있다. 과연 어느 팀 선수가 최고 2루수 자리에 오를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 : 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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