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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에서 부상은 피하고 싶은 적 중 하나다. 부상의 치료와 재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거의 기량을 회복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부상은 선수생명을 단축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스포츠 과학이 발달하면서 부상 방지와 치료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상당수 선수는 부상을 안고 매 시즌에 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온몸을 비틀어 투구 하나하나에 온 힘을 다하는 투수는 부상에 대한 위험이 더 크다. 부상 후 재활은 타자보다 더 어렵다. 리그를 호령하던 많은 투수 중에도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져간 이들이 많다. 부상을 극복하더라도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전성기 기량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투수가 부상을 극복한다는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년이 넘는 세월을 넘어 선발승을 기록한 넥센 좌완 오재영도 길었던 부상 터널을 통과해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연 경우다. 오재영은 2004년 넥센의 전신 현대에 고졸 선수로 입단해 그 해 10승 9패 방어율 3.99의 호성적을 거두며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 한 것으 물론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어린 나이에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 보였다.

 

 

(오재영, 길었던 부상재활 이겨낸 의지 붙박이 선발투수로 결실 맺을까?)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승부와 침착함, 날카로운 제구가 동반된 젊은 좌완 투수의 프로 생활은 거침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오재영은 깊은 침체에 빠져들었다. 2005, 2006시즌 오재영은 단 2승만을 거두며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단순히 2년 차 징크스로 설명하기 힘든 부진이었다. 당연히 마운드 운영에서 그 비중이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부상까기 따라왔다.

 

오재영은 부상재활과 병역 의무를 위해 상당 기간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그 사이 오재영은 왕년의 신인왕으로 점점 잊혀져갔다. 오재영은 좌절하지 않고 길고 지루한 재활을 견뎌냈다. 2009시즌 오재영은 팀 명을 현대 유니콘스에서 우리 히어로즈로 바꾼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선발투수 오재영의 자리는 없었다. 부상 우려로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실전 공백도 길었다.

 

오재영은 좌완 불펜투수로 변신했다. 처음에서는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릴리프가 주 임무였지만, 이후 불펜의 필승 조로 그 존재감이 높아졌다. 제구와 함께 구위도 살아났다. 투구 이닝도 점점 늘었다. 2010시즌 2점대 방어율에 9홀드를 기록한 오재영은 2011시즌 무려 20홀드를 기록하며 불펜 투수로 재기에 성공했다. 선발투수의 꿈을 접어야 했지만, 불펜 투수로 오재영은 넥센의 핵심선수로 자리했다.

 

하지만 시련이 다시 찾아왔다. 2012시즌 오재영은 부상이 겹치며 1승 3패 1세이브 4홀드에 그쳤고 방어율도 5점대로 치솟았다. 다시 한계에 부딪힌 느낌이었다. 2013시즌 오재영은 심기일전의 노렸지만, 시작은 좋지 못했다. 부상 후유증에 전반기 등판을 할 수 없었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졌다. 넥센은 상위권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오재영은 팀의 상승세를 경기장에서 느낄 수 없었다.

 

여름이 되고 넥센 마운드의 힘이 떨어질 무렵, 오재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넥센은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투수로 오재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긴 기다림 끝에 잡은 기회였다. 당시 넥센은 외국인 투수 나이트, 벤헤켄을 뒷받침할 국내파 선발투수가 절실했다. 기대했던 김병현은 컨디션 난조로 낙마했다.  강윤구, 김영민 두 영건은 기복이 심한 투구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선발 투수의 보강이  필요했다.

 

넥센은 오재영, 문성현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그 선택은 옳았다. 두 선수는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넥센이 후반기 고비를 넘기고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오재영은 7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 선발승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길었던 부상재활과 불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시즌 도중 보직을 변경해야 하는 어려움을 이겨낸 결과였다.

 

오재영은 볼 스피드는 줄었지만, 코너웍이 되는 직구를 바탕으로 타자들과 자신감 넘치는 승부를 했다. 결과도 좋았다. 후반기에만 등판한 탓에 경기수가 적었지만, 오재영은 4승 1홀드, 방어율 2.40으로 선발 투수로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과거 신인왕을 수상했던 시절을 연상시킬 만큼 오재영의 후반기 활약은 대단했다. 그 활약은 포스트 시즌에도 이어졌고 오재영은 선발투수로 제 역할을 다해주었다.

 

 

오재영

- 신인왕 수상으로 시작된 화려한 프로데뷔, 이어진 부상과 긴 공백

- 2013시즌 7년 만의 선발승, 2014시즌 다시 찾아온 선발투수의 기회

 

 

이렇게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오재영은 올 시즌 넥센 선발 투수진의 한 축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나이트, 벤헤켄 두 외국인 투수와 더불어 오재영은 그와 같이 지난 시즌 후반기 선발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신예 문성현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것이 확실하다. 지난해 7년이 넘어 승리투수가 된 것에 감격한 것을 넘어 팀의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할 기회를 얻은 오재영이다.

 

물론, 팀 내 경쟁을 우선 이겨내야 한다.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전도유망한 영건 강윤구, 김영민이 올  시즌도 선발투수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군에서 제대한 금민철, 김대우도 선발 투수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베테랑급인 김성태, 김상수도 기회를 잃은 것은 아니다. 오재영이 현재는 가장 유리한 상황이지만, 방심할 상황이 아니다.

 

특히 오재영이 부상의 위험이 아직 남아있고 많은 이닝을 시즌 내내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오재영으로서는 전지훈련을 통해 그가 풀타임 선발투수로 이닝이터로서도 충분한 기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제 20대를 지나 30대에 접어드는 나이는 프로 선수로서 입지를 확실하게 다져야 한다는 절실함도 있다. 오재에게 2014시즌은 무척 중요하다.

 

어려움이 남아있지만, 오재영은 의지가 강한 선수다. 긴 부상의 터널을 이겨냈고 주어진 기회를 멋지게 살려냈다. 준비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올 시즌 풀 타임 선발투수로의 복귀 역시 충분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오재영이 지난해 후반기 활약을 이어가면서 올 시즌 선발 투수 오재영으로 확실하게 자리할 수 있을지 이는 넥센 선발투수 로테이션 구성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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