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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는 과거부터 젊은 선수들에 많은 기회를 주는 팀이었다. 하지만 팀의 구심점이 되어주는 선수가 있어 신.구 교체의 변화를 큰 어려움 없이 이어갈 수 있었다. 이런 두산은 올 시즌 또 다른 실험을 하고 있다. 큰 폭의 선수 물갈이와 더불어 코칭스탭도역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두산 팬들의 반발을 살 정도로 급격한 변화였다. 두산은 침 체질개선과 세대교체 성적까지 잡으려 하고 있다. 


이 와중에 베테랑 선수 상당수가 전력에서 소외되었다. 팀을 떠난 선수도 있었고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는 선수도 있다. 주장 홍성민 정도만 그 입지가 튼튼하다 할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베테랑 중 원조 2익수 고영민 수 년간 계속된 부진속에 1군 엔트리 진입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고영민은 해외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어 재기의 가능성을 타진할 기회는 얻었다. 


오랜 기간 두산을 대표했던 김동주는 상황이 다르다. 김동주는 구단과 협의를 거쳤다고 하지만, 전지훈련 명단에서 빠져있다. 국내에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라고 하지만, 효율적인 운동이 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1998년 두산의 전신인 OB의 신인 선수로 프로에 데뷔한 이래 지난 시즌까지 통산 타율 0.309, 홈런 273개, 1710개의 안타, 1097타점을 기록했던 두산의 대표 선수로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김동주는 아마 야구 시절부터 국가대표 4번 타자로 활약했고 프로에서도 두산의 4번 타자는 물론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우리 야구역사에 남을 영광의 순간을 수 없이 경험했다. 전성기 때 김동주는 상대에 가장 위압감을 주는 타자였다. 거구의 몸임에도 어느 공에도 잘 대처할 수 있는 타격기술, 부드러움을 겸비한 스윙은 그를 완성형 타자로 만들었다. 두목 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경기장에서 카리스마도 상당했다. 


하지만 2009시즌을 기점으로 김동주는 타격 각 부분에서 성적이 내림세를 타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부상도 계속 그를 괴롭혔다. 훈련량 부족은 체력적인 문제를 가져왔다. 팀의 중심 타자로서의 책임감은 충분히 재활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게 했다. 부상과 복귀의 악순환이 거듭되었다. 그나마도 2012, 2013시즌은 부상이 겹치면서 2군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다. 


지난해에도 김동주는 1군에서 2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시즌 중반 이후 김동주는 잊혀진 이름이 되었다. 2군에서 날이 선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그는 더는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중론이 많았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사실상 전력외로 분류된 것이 아닌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 과정에서 전임 김진욱 감독의 불화설, 건강 이상설 등이 퍼지기도 했다. 


이런 시련의 시간을 맞이하는 2014시즌은 김동주에 절박함으로 다가온다. 만약 1군에서 계속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선수생활을 지속할 의지마저 상실할 수 있다. 전망은 밝지 못하다. 김동주가 나설 수 있는 3루수 자리는 이원석이 급성장세를 보이며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했고 풍부한 내야 백업 자원들이 여전히 많다. 수비력이 떨어진 그로서는 3루수 복귀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1루수 자리는 외국인 선수 칸투가 우선 고려될 수밖에 없다. 칸투는 거포로서 두산 중심 타선에 힘을 실어줄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주의 부활을 확신했다면 칸투의 영입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 남은 지명타자 자리 역시 홍성흔의 벽을 넘기 쉽지 않다. 타 팀으로의 이적 역시 그가 두산 레전드로서 가지는 상징성과 많은 나이, 부상 우려로 쉽지 않다. 김동주로서는 변화된 상황에 맞는 변신이 필요하다. 


김동주는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타격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장타력은 감소했지만, 공을 보는 눈과 컨택 능력을 여전하다. 지난해 김동주는 2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0.344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타격감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었다. 김동주로서는 대타로서 그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해 주전 1루수의 가능성을 보인 오재일과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김동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다시 경기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자 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정된 기회에서 베테랑으로서 가치를 입증한다면 1군에서 그의 모습을 볼 기회는 점점 늘어날 수 있다. 최근 수 년간 순탄치 않았던 선수생활에 다시 봄이 찾아올 수도 있다. 


두산 팬들의 마음속에 김동주는 여전히 두목 곰이다. 그동안 김동주가 쌓아온 기록들은 두산의 역사와 함께한다. 이런 김동주가 엔트리 진입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은 두산 팬들에게 안타까움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올 시즌 젊은 팀으로 거듭난 두산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의 존재는 분명 필요하다. 리더십이 출중한 홍성흔이 있지만, 그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김동주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 


올 시즌은 김동주에게 부활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나 다름없다. 우선은 충분히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즌 준비가 절대적이다. 두산 역시 팀의 레전드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과연 김동주가 이대로 과거의 선수로 그 이름이 잊혀질지 두목 곰으로서의 존재감을 되살릴지 그의 2014년이 주목된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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