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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프로배구 정규리그가 마지막 5라운드가 한창이다. 하지만 아직 포스트시즌 대진을 결정할 순위싸움은 그 결과를 예측하지 힘든 상황이다. IBK가 멀찍이 도망가면서 윤곽이 잡힌 여자부와 달리 남자부는 정규리그 마지막 날까지 순위가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위 삼성화재와 2위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 다툼, 대한항공, 우리카드, LIG가 얽힌 플레이오프 티켓 다툼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신생팀 러시앤캐시는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일취월장하고 있고 외국인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꾼 한국전력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했다. 물고 물리는 경기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순위 싸움이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시즌과 같이 일찌감치 순위가 결정되는 김빠진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1, 2위 싸움이다. 애초 삼성화재의 1위가 유력해 보였지만, 4라운드에서 하위권 팀에 2연패를 당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허용했다. 승점 59점으로 현대캐피탈에 4점 앞서고 있지만, 현대캐피탈이 1경기를 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아니다. 같이 승수를 쌓아 간다면 5라운드 맞대결 결과가 1위를 결정지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우승팀의 여전한 저력, 삼성화재) 



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는 월드 리베로 여오현의 FA 이적과 리베로 이상의 수비능력이 있었던 석진욱의 은퇴로 전력에 큰 타격이 있었다. 삼성화재 배구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수비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최고 외국인 선수로 떠오른 레오가 건재하지만, 리시브 라인이 흔들린다면 조직력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삼성화재는 FA로 리그 최고 수준의 리베로 이강주를 보강하고 여오현의 FA 보상선수로 현대캐피탈의 주전 센터 이선규를 보강하면서 센터라인을 보강할 수 있었다. 심기일전의 노리는 외손 주 공격수 박철우의 분전도 기대되었다. 하지만 시즌전 불안했던 수비조직력의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이강주는 부담 탓인지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석진욱을 대신한 고준영, 김정훈도 수비가 흔들렸다. 라이트 박철우의 부상 결장도 큰 악재로 다가왔다. 이번 시즌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우승팀의 저력은 그들을 상위권에 위치하게 했다. 외국인 선수 레오가 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고 세터 유광우의 토스웍도 한층 안정적이었다. 시즌 중간 백업 세터 강민웅을 대한항공에 내주고 영입한 류운식은 수비강화 효과가 함께 팀 내 경쟁 촉진으로 팀 전력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선규가 가세한 센터라인은 블로킹과 공격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삼성화재 공격의 중요한 루트로 자리했다. 리베로 이강주가 흔들리는 자리는 김강녕이 그 부담을 나눠지면서 안정감을 되찾아 갔다. 


이렇게 삼성화재는 자신의 전력 약점을 잘 메워가면서 시즌 중간 1위로 올라섰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오면서 다시 수비가 크게 흔들리고 있고 레오가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공격루트가 상대 팀에 차단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힘든 경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 레오의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 편차도 심한 편이다. 레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공격 루트 확보가 시급하다. 박철우의 분전이 필요하다. 


이런 삼성을 추격하는 현대캐피탈은 한때 팀 전체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지만, 삼성화재가 주춤하는 사이 분위기를 다잡았다. 아직은 충분히 1위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특급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가 해결사로 큰 역할을 해주고 있고 무릎 부사에도 국가대표 공격수 문성민이 분전하면서 쌍포를 구축했다. 


여오현이 가세하면서 임동규와 더불어 한층 안정된 리시브 라인을 구축했다. 여기에 권영민, 최태웅, 두 국가대표급 세터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투입되며 팀 공격력을 원활하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매 경기 경기력을 편차가 심하고 이선규가 이적한 센터라인의 힘이 떨어져 있다는 점은 공격의 다양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에이스 아가메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아가메즈가 극심한 체력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1위 삼성화재를 바짝 추격하면서 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경기력도 최근 떨어져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현대캐피탈이 지금과 같이 추격을 이어간다면 시즌 막판 맞대결에서 승부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로서는 하위 팀에게 당할 수 있는 불의의 일격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삼성화재에 시즌 중반 순위 역전을 허용한 것도 승리해야 할 경기를 놓친 이유가 컸다. 


여기에 공격의 아가메즈 수비의 여오현 두 선수가 얼마가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두 선수는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선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인 만큼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삼성화재만큼이나 정규리그 1위가 절실한 현대캐피탈인 만큼 모든 가용할 수 있는 전력을 모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현대캐피탈, 정규리그 1위 역전 드라마 가능할까?)



이렇게 숨 막히는 1, 2위 레이스 한편에 3, 4위권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우리카드가 승점 2점 차로 3, 4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5위 LIG가 승점 5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격차가 큰 6위를 달리고 있지만,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순위 싸움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 중 대한항공은 가장 안정권에 있는 주포인 외국인 선수 마이클이 크게 지쳐있지만, 새롭게 영입한 세터 강민웅이 한 차원 높은 토스웍으로 팀 공격력을 끌어올려 주었다. 강민웅 영입 이후 대한항공은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상위 팀과의 대결결과가 좋지 못하면서 순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가장 높다. 


이런 대한항공을 추격하는 우리카드는 후반기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시즌 초반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중반 이후 힘이 떨어졌다. 순위 싸움을 스트레스를 이겨내기에 선수들의 경험이 아직 부족한 느낌이다. 해결사로 나서야 할 외국인 선수 루니는 테크니션이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하다. 우리카드는 중요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계속 당하고 있다. 5위 LIG에 앞서있지만, 연패가 이어진다면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 


문제는 이를 추격하는 LIG 사정도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LIG는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세터진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문용관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상위권으로 올라서기에는 조직력이 부족한 모습이다. 4위 우리카드의 부진에도 상황을 뒤집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하위권에 위치한 러시앤캐시와 한국전력은 고춧가루 부대로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젊은 선수들이 후반기 승수를 쌓아가면서 자신감이 한층 높아졌고 부진하던 외국인 선수 바로티가 강력한 공격수로 다시 태어났다. 어설픈 조직력도 단단해졌다. 김세진 감독과 선수들의 소통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성적 부담 없이 경기를 펼친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한국전력도 국가대표 주포 전광인에 외손 공격수 서재덕,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비소토는 무릅부상으로 완전치 않지만, 세계적 공격수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공격 3각 편대의 위력은 한국전력의 공격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하지만 세터진의 불안이 발목을 잡으면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어느 팀도 무시할 수 없는 한국전력이다.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는 후반기로 갈수록 순위에 상관없이 접전이 늘어나고 있다. 팀 간 전력 차가 크게 줄었다. 상위권 팀들은 더는 하위권 팀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안갯속 순위 싸움의 양상은 마지막까지 복잡하게 이어지고 있다. 상위권 팀들은 속이 타들어 가지만, 이는 시즌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큰 흥미 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한국배구연맹 홈페이지 (http://www.kovo.co.kr/),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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