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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프로야구에서 불펜진이 강한 팀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을 축으로 좌.우, 신,구의 조화를 이룬 불펜으로 3년 연속 우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런 삼성 못지 않게 강력한 불펜진을 자랑하던 SK는 주력 불펜투수 정대현과 이승호의 이적, 마무리 정우람의 입대로 그 힘이 크게 떨어졌다.

 

새롭게 불펜진을 정비한 롯데도 2012시즌 리그 최상급의 불펜진을 구축했지만, 마무리 투수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지난해는 주력 불펜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LG는 삼성에 필적하는 불펜진을 구축하며 경기 후반 1점 차 승부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불펜진의 선전은 팀 방어율 1위라는 성과까지 얻게 했다.

 

해마다 마운드의 불안으로 고전했고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모습은 2013시즌 LG에 더는 없었다. 외국인 투수 주키치가 정상  가동을 못 한 상황이었지만, LG 마운드는 흔들림이 없었다. 마운드의 안정감은 기복이 없는 시즌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상위권 팀으로 가는 중요한 요건을 갖춘 것을 의미했다. 

 

 

(최고 마무리 투수에 도전하는 봉중근)

 

 

올 시즌 LG 불펜진은 여전히 강력해 보인다. 마무리 봉중근과 그의 앞을 지키는 이동현의 존재가 든든하다. 지난해 많은 투구를 했다는 점이 조금 우려되지만, 전지훈련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 두 선수는 모두 긴 부상재활의 과정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봉중근은 팀의 선발 에이스로 투수에서 마무리 투수로 정착했다는 특이한 이력도 있다. 이동현은 부상과 재활이 반복되는 어려움을 이겨낸 의지의 선수다. 

 

두 불펜 원투 펀치를 둘러싼 선수 구성도 질적 양적으로 지난해 보다 더 나아졌다. 좌완 스페셜 리스트 이상열, 류택현의 풍부한 경험은 여전히 활용도가 높다. 군에서 제대한 윤지웅, 지난해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신재웅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선발투수가 아니더라도 롱맨으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해 LG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다.

 

우와 정통파 투수로는 베테랑 정현욱과 젊고 유망한 투수인 유원상, 임정우, 정찬헌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정현욱은 지난해 LG 불펜진을 강하시킬 FA 영입 선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투구 내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경험에서 나오는 경기 운영 능력과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리더십 등 보이지 않는 능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과거처럼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하는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올 시즌도 과거의 위력을 되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에 대한 활용법을 좀 더 고민해야 하는 LG다. 대신 정현욱을 대신할 자원이 풍부하다. 유원상은 지난해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기복이 심했던 투구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 임정우는 경기를 치르면서 안정감을 보였다.

 

군에서 제대한 정찬헌은 입단 당시부터 기대를 모았던 투수였다. 하지만 성장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수준급 구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부상만 피한다면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도 성장이 기대된다. 이들과 더불어 두산에서 팀을 옮긴 김선우는 구위는 예전같지 않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관록투가 기대된다. 선발진 합류가 불발되더라도 롱릴리프로 활약할 수 있다.

 

LG는 좌.우 정통파 투수들과 더불어 잠수함 투수진도 풍부하다. 지난해 선발진에 합류한 우규민, 신정락은 물론, 김선규, 김기표가 당장 실전에 투입 가능하다. FA 보상선수로 KIA에서 영입한 신승현은 부상으로 수 년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부상을 떨쳐낸 모습을 보였다. 부상이 없다면 LG 잠수함 라인업을 더 두텁게 자원으로 가치가 높다.

 

 

 

(마무리 투수 그 이상의 가치, 이동현)

 

 

이렇게 LG의 불펜은 마무리 봉중근과 최고 셋업맨 이동현을 축으로 다양한 유형,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가 함께하는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선수 보강을 통해 다양성이 더 좋아졌다. 장기 레이스에서 불펜진에 다양한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LG 코칭스탭이 선수들의 기량과 특기를 잘 살펴 적재적소에 기용한다면 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 야구에서 불펜진이 강한 팀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선발 투수의 이닝 소화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타자들의 기량이 나날이 좋아지면서 9이닝을 나눠 막아야 하는 투수 분업화는 필연적이다.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불펜진을 잘 운영하는 것 또한 코칭스탭의 능력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LG는 지난해 불펜 투수들의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졌다. 

 

올 시즌 LG는 불펜진의 짐을 나눠서 질 선수들을 더 추가했다. 선수 활용폭이 넓어졌다. 에이스 리즈의 부상이 악재이긴 하지만, 강한 불펜진이 있어 걱정을 덜 수 있다. LG의 불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펜진은 LG를 더 강한 팀으로 만들어 준 요소이기도 했지만, 올 시즌 더 강한 팀으로 만들줄 중요한 변수도 될 수 있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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