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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을 앞둔 롯데 전력의 중심은 마운드다. 최준석, 히메네스 두 거포를 영입한 타선의 힘도 좋아졌지만, 1번 타자의 고민이 여전하고 하위타순의 힘도 상위권 팀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예들의 기량향상과 이에 따른 내부 경쟁 촉진으로 선수들의 기량발전이 기대되지만, 연습과 실전은 분명히 다르다. 해마다 롯데는 타선에서 기대주가 많았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는 사정이 다르다. 장원준이 복귀하면서 단단해진 선발 마운드는 전력에 큰 상승 요인이다. 10승 이상의 가능한 좌완 선발 장원준의 존재는 10승 이상의 의미다. 유먼과 옥스프링 두 외국인 투수는 30대 중반과 후반에 이르는 나이가 조금 부담이 되지만, 지난해 활약이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꾸준함의 상징 송승준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5선발 자리를 놓고 많은 후보가 함께 경쟁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롯데 선발 마운드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지난해와 크게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발 투수진에 비해 불펜은 다소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자리한 김성배는 지난해 가장 많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기억을 떨쳐내야 한다. 그 앞에 설 셋업맨 역시 시범경기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부상에서 회복한 파이어볼러 최대성에 첫 손으로 꼽히지만, 부상을 완전히 떨쳐내는 것이 우선이다. 베테랑 정대현의 부활 가능성에도 기대를 하고 있지만,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정대현이 전성기 기량을 되찾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때에 따라서는 짧게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 그 밖에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심수창이 지난해 불펜에서 고군분투한 김승회, 홍성민 등도 우완 불펜진에 가세할 수 있지만, 당장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 싸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김성배와 정대현을 제외하면 아직 우완 불펜진은 변수가 있다.

 

 

(한결같은 좌완 불펜 이명우) 

 

 

하지만 좌완 불펜진은 상황이 다르다. 최근 수년간 롯데 좌완 불펜진의 중심을 이루었던 이명우, 강영식이 입지가 확고하다. 특히, 2012시즌 이후 불펜의 믿을맨으로 자리한 이명우는 팀 기여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보다 더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는 강영식이 들쑥날쑥한 투구로 믿음을 주지 못할 때가 많은 데 비해 이명우는 안정감과 꾸준함을 갖추고 있다.

 

등판 횟수도 많았다. 2012, 2013시즌 이명우는 각각 74경기에 출전했다. 정규리그 팀 경기수의 반이 넘는다. 투구 수와 이닝을 세심하게 조절했다고 하지만, 등판하는 경기에서 이명우는 투구 수 이상의 준비 투구를 했다. 피로 누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다. 이명우가 필승 불펜 조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박빙의 승부에서 승패에 대한 부담을 더 크게 안고 등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이명우는 2012시즌 방어율 2.57, 2013시즌 3.07로 준수한 방어율을 유지했다. 한 경기에 실패하면 방어율이 크게 치솟는 불펜투수로서 최상급의 결과였다. 많은 등판에서 낮은 방어율을 유지한다는 것은 구원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2013시즌 20홀드를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이렇게 롯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좌완 불펜투수가 된 이명우지만, 이 자리까지 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2년 롯데에 신인으로 입단한 이명우는 선발 투수로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성장이 생각만큼 빨리 되지 않았다. 그 중간 부상이 찾아오면서 오랜 기간 재활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2006시즌 이후 이명우는 긴 공백이 있었다. 그가 다시 1군 무대에 돌아온 것은 2010 시즌에서야 가능했다.

 

분명 경기감각을 되찾기 힘든 공백이었지만, 이명우는 불펜 투수로 보직을 확정하면서 마침내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좌타자 전문 원포인트 투수역할이 주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투구 이능과 등판일이 늘어났다. 이렇게 경험과 믿음이 쌓여 이명우는 좌완 불펜 투수로 그 입지를 완벽하게 다질 수 있었다.

 

2014시즌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명우는 롯데 불펜진의 핵심 선수다. 나이도 어느 덧 30살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젠 롯데 투수들중 중견 투수라해도 될 정도다. 그만한 실력도 갖추고 있다. 올 시즌 역시 이명우는 롯데가 리드하는 상황에서 가장 바쁜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상 경력이 있는 투수라는 점은 지난 2년간 누적된 피로가 나쁘게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그의 부담을 덜어줄 투수가 절실하다. 일단 FA 계약에 성공하며 롯데에 잔류한 같은 좌완 불펜 강영식이 더 많은 경기 이닝을 소화해주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시즌에 비해 선발진이 강해졌다는 점은 큰 위안일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명우는 마무리 투수로 가는 디딤돌을 놓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되는 좌완 불펜투수라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우가 올 시즌에도 그에게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 해낼지 여부는 롯데 불펜진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여줄 요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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