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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좌완 투수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투수는 더 드물다. 자원도 부족하고 선발 투수로 자리 잡기 위한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한 번 자리를 잡으면 그 위력은 우완 선발 투수 이상이다.

 

최근 우리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선발 투수 중 상당수가 좌완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이나 국제경기에서 큰 활약을 한 김광현, 봉중근이 그랬다. 병역을 마친 돌아온 롯데 에이스 장원준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좌완 양현종도 우리 프로야구를 대표할 수 있는 좌완 투수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07시즌 2차 1순위 높은 지명 순위로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입단 당시부터 강속구를 던지는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으면서 1군과 2군을 오가며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그런 그에게 2009시즌은 환골탈태의 시즌이었다. 양현종은 12승 5패 방어율 3.15를 기록하며 붙박이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2009시즌 KIA가 우승하는 데 있어 양현종은 큰 역할을 했다.

 

 

(2014시즌, 완벽 부활을 꿈꾸는 양현종)

 

 

이렇게 잠재력을 폭발시킨 양현종은 2010시즌 16승 8패, 방어율 4.25를 기록하며 KIA의 좌완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 활약을 바탕으로 양현종은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로 선발되었고 금메달의 영광과 병역 혜택까지 함께 할 수 있었다. 프로선수로서 큰 어려움이었던 병역문제를 해결한 20대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선발투수의 장래가 더 빛날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양현종은 깊은 부진에 빠졌다. 젊은 선수에게 찾아오는 2년 징크스로 설명할 수 없는 부진이었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몸에 익힌 변화구가 문제였다. 이는 그의 강점은 빠른 공의 위력을 떨어뜨렸다. 어렵게 잡았던 제구도 흔들렸다. 2011시즌 7승 9패 방어율 6.18로 퇴보하는 모습을 보인 양현종은 2012시즌에는 1승 2패 5.05의 방어율로 부진이 골이 더 깊어졌다. 

 

계속된 부진은 그에 대한 팀의 믿음도 옅어지게 했다. 양현종은 선발에서 밀려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하기도 했고 2군에서 조정의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좀처럼 기량이 회복되지 않았다. 당연히 자신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멘탈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하고 투구폼의 문제를 수정하는 노력도 있었지만, 큰 소득이 없었다. KIA 선발진에서 양현종의 이름을 다시 희미해져 갔다.

 

2013시즌 심기일전한 양현종은 시즌 초반 과거 위력을 되찾는 반전을 보였다. 양현종은 패배를 모르는 선발투수였다. 직구의 위력은 과거 좋았을 때만큼 회복되었고 직구가 상대 타자를 힘으로 제압하자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기면서 제구와 변화구의 날카로움도 더 좋아졌다. 6월까지 양현종은 9승을 수확하며 다승왕 후보로 떠올랐다. 좌완 에이스의 부활이었다.

 

하지만 양현종의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갑작스러운 부상이 원인이었다. 전반기 막바지 입은 부상으로 양현종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가장 투구감각이 좋았을 시기에 양현종은 부상 재활에 힘써야 했다. 큰 악재였다. 8월 1군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전반기 무패의 선발투수는 없었다. 양현종은 후반기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패 수만 늘어갔다.

 

팀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 빠르게 복귀한 것이 무리가 되었다. 결국, 후반기 양현종은 10승 문턱에서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2점대 방어율도 무너졌다. 후반기 막판 호투한 경기에서는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결국, 양현종은 9승 3패 3.10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2년간 극심한 부진에 있었던 투수로는 성공적인 시즌이었지만, 전반기 상승세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더 많은 결과였다.

 

이렇게 양현종은 2013시즌은 완전한 부활이 아니었다. 하지만 좋았던 투구감각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양현종은 올 시즌 좌완 에이스로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한 KIA지만 확실한 좌완 선발투수로 양현종 외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그의 완벽한 부활이 더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양현종이 지난해 전반기 투수를 재현한다면 데니스 홀튼, 김진우, 송은범과 더불어 다양성을 갖춘 강력한 선발진 구성이 가능한 KIA이기도 하다. 이는 올 시즌 KIA가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뒤로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양현종 개인으로도 지난 시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두 자리 수 승수 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내고 하는 마음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양현종이 지난해 완벽하게 이루지 못한 부활의 드라마를 올 시즌 완성할 수 있을지 이는 KIA의 올 시즌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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