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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떠나는 자, 남으려는 자, 엇갈리는 베테랑들의 겨울맞이

스포츠/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14. 11. 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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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 각 팀들은 또 다른 시즌을 치러야 한다. 스토브리그라 하는 리그는 팀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다. 팀 간 트레이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 프로야구 현실에서 이 기간 각 팀은 FA 계약과 외국인 선수 영입 등을 통해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올 시즌에는 신생팀 kt의 특별지명이 함께 하는 탓에 20인 보호선수 선택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스토브리그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일은 내년 시즌에도 함께 할 선수, 즉, 보류 선수 명단을 작성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선수 구성 방침과 맞지 않는 선수는 소위 말하는 방출되는 비운을 겪게 된다. 특히, 전력 외로 분류된 베테랑 선수들은 주요 대상이 된다. 그동안의 팀 공헌도보다는 현실의 문제가 먼저 고려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시즌이 끝나면 상당수 베테랑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한다. 이는 레전드급 선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올 시즌에도 선수 생활을 접은 선수가 나타나고 있다. 넥센의 역사와 함께 했던 노장 송지만은 시즌 중 선수 은퇴를 선언했고 롯데의 영원한 주장 조성환도 은퇴 후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이 경우는 본인과 구단과 원만한 관계 속에 나온 결과였다.


 

 

​(아직은 이별하기 아쉬운 교타자 장성호)


올 시즌 전 두산에서 LG로 팀을 옮겨 부활을 노렸던 김선우는 기대와 달리 구위 저하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김선우는 국내 유망주들의 메이저리그행 러쉬가 이어지던 시기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선발 투수로도 활약했던 기억과 두산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기억을 뒤로하고 선수 생활을 접었다. 막판까지 신생팀 kt행 가능성이 있었지만, 김선우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했다. 이 외에도 상당수 베테랑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선수로서 이력을 접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세월의 흐름 속에 새로운 길을 모색한 베테랑이 들이 있는가 하면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선택한 이들도 있다. 두산의 간판타자이자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김동주가 대표적이다. 김동주는 지난 2시즌 동안 부상이 겹치면서 1군에서 활약이 미미했다. 여기에 두산의 젊은 선수 육성 정책에 밀려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부여받지 못 했다.



두목곰이라는 별명답게 팀의 얼굴과 같았던 김동주였기에 이러한 상황은 스스로도 인정하지 힘든 현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 두산은 FA 계약을 통해 롯데로 떠났던 또 다른 베테랑 홍성흔을 다시 영입해 팀 주장의 중책을 맡기며 중용하면서도 김동주에만큼은 냉정한 잦대를 들이됐다. 두산은 보다 활발한 리더십을 그에게 기대했지만, 김동주는 그와는 거리가 있었다. 두산은 두 개의 태양을 남겨두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주와 두산의 결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두산은 마지막 배려로 김동주를 조건 없이 풀었다. 아직 타격에서만큼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김동주는 신생팀 kt, 전력 보강에 힘쓰고 있는 한화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워낙 거물급의 선수이고 두산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그를 선뜻 영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만약 김동주가 재기를 노린다면 연봉 등에서 양보가 필요해 보인다.


김동주와 더불어 통산 안타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장성호 역시 은퇴의 갈림길에 있다. 사실상 소속 팀 롯데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장성호는 은퇴가 유력했지만, 다시 현역 연장의 의지를 되살렸다. 올 시즌 출전 기회를 인위적으로 제한당했지만, 대타 요원으로 충분히 역할을 할 능력이 있다. 다만 김동주와 마찬가지로 연봉 등에서 상당한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과 달리 팀 내 입지가 튼튼한 베테랑들도 있다. LG의 외야진을 책임지고 있는 베테랑 등번호 9번 이병규, 이진영, 박용택 등은 내년 시즌에도 팀 주축 선수다. 1루수로 전환한 정성훈 역시 올 시즌 1번 타자 변신에 성공했다. NC의 베테랑 투수 손민한은 불펜진에서 아직 할 일이 남아있고 한때 리그 최고 선발 투수였던 박명환 역시 재기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올 시즌 이종욱, 손시헌 두 베테랑을 영입해 괄목한 만한 발전을 보인 NC는 팀 리더인 이호준을 중심으로 내년 시즌 더 큰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노장이 살아있음 보여준 손민한) 


 


이렇게 팀의 베테랑들은 팀이 처한 사정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리그에서 베테랑들은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구단 내부의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도 경쟁에서조차 배제되는 안타까움을 겪기도 한다. 레전드급 선수들도 그런 현실에서 비주전급 선수들의 어려움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내년 시즌 팀과 경기 수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팀 내 선수 육성으로 베테랑들의 자리를 모두 메울 수 있을지 여부다. FA 시장 거품이 심하다는 여론에도 제도 개선을 하지 않고 있는 모순도 여전하다. 경험 많은 선수들을 결코 홀대할 수 없는 이유다. 구단들은 이들을 밀어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협의를 거쳐 잘 활용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

프로야구의 최고 자산은 역시 선수들이다. 충분히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을 그대로 잊히게 한다는 건 큰 손실이다. 팬들 역시 베테랑들이 충분히 현역으로 뛸 수 있는 베테랑들과의 아름답지 못한 이별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선수 자원의 효과적인 활용과 팬심을 고려한 구단들의 지혜가 아쉽다. 올해도 역시 베테랑들에게 춥기만 한 가을, 그리고 이어질 겨울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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