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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각 팀별로 외국인 선수 교체와 재계약이 분주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는 외국인 선수 카드 3명 전원 교체를 선택했다. 올 시즌 롯데와 함께 했던 외국인 투수 유먼과 옥스프링,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 모두 더는 롯데와 인연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이중 올 시즌 부침이 심한 타격과 함께 인성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던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는 일찌감치 재계약 불가가 확정됐다. 3시즌 동안 롯데 선발진을 한 축을 담당했던 유먼은 팀과의 높은 친화력에도 구위 저하와 부상 위험이 커지면서 4번째 재계약에는 이르지 못 했다.  

 

유먼은 한화의 선택을 받아 내년 시즌 4시즌째 우리 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옥스프링은 롯데가 재계약 여부를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유먼, 히메네스와의 재계약 불가를 조기에 결정했지만, 옥스프링은 보류 선수로 남겨 재계약 여지를 남겼다. 

 

그도 그럴 것이 옥스프링은 올 시즌 롯데 마운드에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가장 많은 184.1이닝을 책임졌다. 2013시즌 13승에 이어 올 시즌 10승에 성공했고 타고투저의 광풍에도 4점대 초반의 방어율로 꾸준함을 보였다. 주 무기 컷패스트볼에서부터 너클볼까지 다양한 변화구와 구속이 살아있는 직구까지 갖춘 옥스프링은 롯데 선발진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였다.  

 

(옥스프링의 너클볼 다시 볼 수 있을까?)

 

 비록 20개가 넘는 피홈런과 위기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더 강해진 부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30대 후반의 나이도 불안 요소였다. 하지만 16차례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이닝이터로서 강한 내구성을 보인 선발 투수인 옥스프링의 재계약 전망을 밝아 보였다. 그만한 투수를 수급하기 어렵다는 현실론과 더불어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온 인성과 국내 리그에 대한 적응력이라는 장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렇게 모범생 옥스프링은 내년에도 롯데 투수로 자리할 것으로 보였다.   

 

이런 긍정적 기류에 변화가 생긴 건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FA 계약으로 두산으로 떠나면서부터였다. 롯데는 당장 선발 투수진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장원준의 빈자리를 메울 국내파 투수 자원이 없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부족했다.  

 

롯데는 두 자릿수 이상의 성적이 보장된 보다 강력한 선발 투수 보강이 필요했고 외국인 선수 영입의 방향도 달라졌다. 애초 옥스프링과 짝을 이룰 좌완 선발 투수 영입에서 더 나아가 보다 나은 투수를 찾아야 했다. 롯데는 숙고 끝에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좌완 브룩스 레일리와 우완 조시 린드블럼을 영입했다. 자연스럽게 옥스프링과의 관계는 정리됐다.  

 

롯데는 이전과 달리 보다 더 지명도가 높은 외국인 투수 영입으로 마운드의 누수를 메우기 위한 위험 부담이 큰 배팅을 한 셈이다. 롯데는 두 자릿수 승수가 보장된 옥스프링과이 이별이 분명 아쉽지만,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원했고 이를 실행했다. 옥스프링이 분명 여전한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에이스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 롯데 팬들에게는 아쉬운 일이다. 외국인 선수라 하지만, 정들었던 선수를 떠나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전력 약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전력을 강화시킬 시도를 해야 했고 옥스프링과의 이별을 피할 수 없었다.  

 

비록, 롯데를 떠나게 됐지만 수준급 선발 투수를 원하는 팀이라면 옥스프링은 고려해볼 만한 자원이다. 그보다 못한 성적을 거둔 같은 롯데의 유먼이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아직 구위가 여전하고 너클볼이라는 필살기를 사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리그 적응과 인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점도 대안으로 그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발 투수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는 국내 선수와 달리 대부분 단기 계약이고 팀 상황에 따라 거취가 유동적이다. 선수 역시 더 좋은 조건이 있다면 리그를 달리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옥스프링은 비지니스 관계로만 보기에는 우리 리그와 너무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가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내년 시즌 다른 팀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길 원하는 롯데 팬들이 많다는 점은 그가 롯데 선수로서 남긴 족적이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시 그가 우리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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