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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시간을 보낸 팀은 정규리그 4위 LG라 할 수 있다. LG는 시즌 초반, 투.타의 조화 부재 속에 최하위권을 맴돌았고 김기태 감독이 돌연 사퇴하는 악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감독대행 체제를 거치며 분위기를 추스른 LG는 시즌 중 현 양상문 감독 체제로 팀을 개편했고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기적같이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냈다. 



LG는 이에 그치지 않고 준 PO에서 NC를 누리고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르며 후반기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하지만 2위 넥센에 밀리며 그들의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LG로서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이라 할 수 있었다. 다만, 그 내리막이 전반기에만 있었다는 점이 그들을 기분 좋게 했다. 



시즌 초반 LG는 마운드가 무너지고 타선의 짜임새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하던 외국인 투수 리즈와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악재 속에 시작된 시즌은 리즈를 대신한 외국인 투수들이 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류제국마저 부진하면서 마운드 불안을 초래했다. 두산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리며 영입한 베테랑 김선우도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 했다. 



타선에서는 시즌 초반 반짝하던 외국인 타자 조시벨이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구 공략에 약점을 보이며 타격 페이스가 내리막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는 타선의 무게감도 떨어뜨렸다. 





(극과 극의 전반기와 후반기, 결국 마지막에 웃은 LG)




2013시즌 초반 부진과 너무나 닮아 있는 그들의 모습이었다. 문제는 그때와 다른 건 반등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 사이 상위권 팀과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고 전반기가 끝나는 시점에 LG는 5할 승률에 한참 모자란 마이너스 승수를 쌓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 LG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시즌 중반 부임한 양상문 감독은 LG의 약점을 금세 극복했고 장점을 극대화했다. 강력한 불펜진의 완성은 그중 하나였다. 베테랑 봉중근, 이동현을 축으로 좌완 신재웅, 윤지웅 두 강력한 좌완 불펜에 유원상, 정찬헌, 임정우 등의 우완 불펜진이 조화를 이루며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을 구축했다. 



후반기 LG는 리드를 잡은 6회 이후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강력한 뒷심 야구를 했다. 선발진 역시 전반기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리오단이 강력한 선발 투수로 돌아왔고 우규민의 꾸준함과 더불어 신정락이라는 새로운 선발 투수 요원이 가세하면서 로테이션을 보다 원활하게 했다. 마운드의 안정은 팀 상승세로 이어졌다. 



등번호 9번 이병규는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지만, 작은 이병규로 불리던 등번호 7번 이병규가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팀의 중심 타자로 거듭났다. 타선의 구심점이 생긴 LG는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베테랑들이 변함없는 기량으로 타선을 힘을 보태며 팀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1번 타자 정성훈 카드가 적중하면서 팀 타선의 무게감이 더해졌다. 고질적 약점이던 포수진 역시 최경철이 주전 포수로 자리하면서 근심을 덜어냈다. 



단기간에 투.타에서 전력 향상을 이룬 LG는 후반기 높은 승률을 유지하며 한 발 한 발 상위권을 추격했다. 마침 4위 롯데의 급추락이 이어지며 LG에도 기회가 찾아왔다. LG는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사상 유례없는 4위 싸움을 승자가 되면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기적 같은 일이었다.


2013년 긴 기다림 끝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을 현실로 만든 LG는 그때의 일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또 한 번 입증했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만만치 않은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게 기분 좋은 시즌을 보낸 LG 지만 내년 시즌 전망은 조금 어둡다. 외국인 선수 전원 교체에 따른 부정적 변수를 걷어내야 하고 우규민, 류제국 두 선발 투수의 수술 재활이 길어질 수 있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던 신정락의 입대가 아쉬운 대목이다. 관심을 가졌던 외부 FA 영입도 여의치 않았다. 만약 외국인 투수 2명이 재 역할을 못한다면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을 수도 있는 시즌 초반이 예상된다. 



임지섭, 임정우 등 젊은 투수들의 기량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대신 불펜진은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불펜의 중심인 봉중근, 이동현, 두 베테랑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점이 불안 요소지만, 질적으로 양적으로 최고 수준의 불펜진은 내년 시즌에도 위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타선 역시 올 시즌 건재를 과시한 베테랑들의 활약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쉼 없이 3연전이 이어진다는 점은 베테랑들이 많은 LG에는 달가운 일이 아니다. 9개 구단 체제에서 중간중간 주어진 3일 휴식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팀이 LG였기 때문이다. 



LG로서는 다가올 스프링캠프 동안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더 끌어올려 베테랑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일이 시급해졌다. 외부로 부터 전력 보강요소가 없다는 점도 그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다행히 LG는 야수와 투수진 모두에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시즌 LG는 팀 성적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할 입장이다. 



올 시즌 LG는 분명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분명한 시즌이었다. LG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짜 강팀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그들의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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